안녕하세요? 잘 지내셨나요!
좋은 화요일입니..... 이었습니다. 😁 전 아직 화요일이 맞아요. 아직 화창한 낮이라구요! (시차를 핑계로 우겨봅니다.)
흐흐 그럼 오늘의 재즈레터를 쓰겠습니다. 벌써 #14 군요!
음악을 듣는 일이란 평소에는 듣지 못했던 소리를 일부러 듣는 활동인 만큼, 각자 좋아하는 걸 듣는 게 맞을 겁니다. 지난 번 재즈레터를 읽으신 독자분 중 한 분이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글을 읽다보니 정말 궁금해 지더군요. 재즈란 그토록 거대한 다양성 Diversity 을 품었는데 어째서 점점 마이너가 된 걸까요?”
지난 글에 이미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제 생각에도 재즈의 기본은 ‘다양성’입니다. 하나의 곡이 수백 수천 개의 버전으로 재생산되고, 세대를 걸쳐 점점 그 스펙트럼이 쪼개집니다. 재즈 뮤지션들은 기존의 유명한 곡을 받아들이는데도 굉장히 유연하죠.
그런데, 왜. 재즈는 이토록 듣는 사람이 적은 걸까요?
나이가 들수록 점점 좋아했던 노래만 듣게 된다고 합니다. 어쩌면 이것과 관계가 있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어린 시절엔 모든 것이 다 새롭죠. 처음 듣는 소리, 처음 듣는 노래, 처음 보는 스타일. 옷차림 역시 그렇죠. 유행에 민감하고 개성을 드러내는 데 거침이 없었고, 뭐든 처음으로 개척해야 했습니다.
설렜죠. 그런데 살다보니 그 모든 것에 점점 익숙해져 갔던 겁니다. 효율이 좋아졌죠. 잘 하는 것이 생기고, 가야 하는 어쩌면 갈 수 있는 길이 정해 지죠. 물론 새로운 것도 좋지만 그대로 왔던 길을 가는 게 대부분 영리한 선택임을 잘 알고 있습니다. 어떤 일에 얼만큼의 에너지를 쓰는 게 좋은 지 너무 잘 알아 버린 겁니다. 효율에 익숙해 져 버린 눈과 귀는 우리 주변에 있는 이토록 다양한 세계도 단순하게 계산해 버립니다. 누구의 이야기, 누군가의 목소리, 또 누군가의 연주를 세심하게 듣기엔 시간이 아깝습니다. 자세히 들어야 하는 섬세하고 시시콜콜한 이야기에 정성을 쏟을 시간이 없죠.
재즈는 끊임없이 목말라 해야 하는 장르입니다. 하나의 스타일에 익숙해 지면 레파토리를 반복하게 되고 그건 더 이상 살아있는 느낌이 없습니다. ‘지난 번에 했던 연주를 그대로 한다.’ 라… 재즈의 생명인 임프로비제이션에 심각한 금이 가 버립니다. 더 이상 재즈가 아니죠.
우리의 일상은 너무나 질서 정연하고, 반복적으로 흘러갑니다. 끊임없이 자유로운 재즈는 부담스럽죠. 내가 할 수 없는 걸 끝까지 찾아내려는 사람의 소리는 좀 부담스럽습니다.
그렇지만 누구나 끝까지 완전한 자유를 품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일상이 좀 꽉 막혀 있는 것 같아도 여전히 커다란 하늘을 향해 마음껏 숨 쉴 수 있죠.
저는 이걸 ‘모험가의 노래’ 라고 하겠습니다. 제게 있어 재즈를 듣는 일은 끊임없이 무언가를 찾으려는 노력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피곤하지만 설레죠.
어떤 버전이 있을까? 이 앨범은 어떨까? 이 노래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물론 모험을 끝내고 보물을 찾아 양손 무겁게 돌아오는 것도 좋겠지만, 🤗 머지않아 또 떠나고 말 겁니다. 내 안의 순수한 모험심이 무엇보다 가장 커다란 자극이 되는 뭐….. 그런…. 낭만이란 이런 비슷한 감정 아니겠습니까.
어딘지 나른하고도 어려운, 난해하고도 손에 잡히지 않는. 하지만 어느 시대나 낭만이 세상을 바꿨습니다. 아무도 상상하지 못했던 일들, 무너져 갈 때도 가지고 있던 꿈들이 만든 우리의 일상.
언제까지라도 포기하지 않는 여러분들에게 ‘재즈’를 추천하고 싶습니다.
(쓰고보니 좀 오그라들........ 그래도 이 말은 하고 끝내야겠죠?)
같이 들을까요?
- 모험 하면 사막이 떠오르고 그러면 Caravan을 들어야죠... (왠 억지...)
요즘 정말 자주 듣는 Caravan 버전입니다. Duke Ellington 듀크 엘링턴 버전 보다 이게 더 좋더라고요. Caravan은 연주자들 중에서도 애정을 가진 분들이 많다고 하더군요. 그래서 좋은 버전이 정말 많습니다. 그 중에서 전, 이 버전을 강력 추천합니다. 한 번 꼭 들어보세요!
- 좀 더 부드러운 살결 Caravan을 듣고 싶다면?
전 엘라 피츠제럴드의 목소리를 들으면 '살결'이 떠오릅니다. 따뜻하고 부드럽고 마음에 안도를 주는 그런 느낌이라고 할까요. 어떤 곡이든 그녀만의 해석으로 명확하게 들려줍니다. 이건 이런 노래야. 하고요.
그 전에는 Caravan이 영 난해하게 느껴졌었습니다. 듀크 엘링턴의 버전을 가장 열심히 들어 보려고 했는데, 그 때마다 자꾸 멀어지기만 했거든요. 엘라 피츠제럴드의 버전을 듣고 Caravan이 확 가깝게 느껴졌습니다.
"You are so inviting."
이 목소리에 환대를 받았음이 분명하군요. 😊
구독자 님 모두, 언제나 환영인 거 아시죠?
그럼, 오늘의 재즈레터를 기다려 주셔서 감사합니다.
좋은 한 주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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