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MI.FM의 DJ 조이스 첸(Joyce Chen) | 대만에서 태어나 중국에서 10대를 보낸 조이스 첸은 현재 미국 Syracuse University에서 뮤직 비즈니스 과정을 밟으며 워너 뮤직 인턴십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슈퍼주니어로 K-pop에 입문(?)해 한국어를 배운 DJ 조이스는 미국 20대의 라이프스타일과 취향, 음악산업에 대한 경험을 공유합니다. (※이 아티클은 조이스 첸이 직접 한글로 작성하고 있습니다!)
겨울 방학 동안 저는 1년 반 만에 대만에 돌아왔습니다.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저의 비자 문제가 더 복잡해질 수 있기 때문인데요, 오랜만에 가족들도 보고 집 밥도 먹을 수 있어서 아주 행복합니다. ^^ 오랜만에 대만에 왔기 때문인지 요즘 대만의 음악 시장을 살짝 소개해보자는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오늘은 대만 사람의 시점으로 요즘 대만의 음악 시장을 얘기하려고 합니다.
일단, 대만에도 스트리밍 플랫폼이 많이 있지만, 사람들이 주로 사용하는 것은 글로벌 플랫폼인 스포티파이와 대만의 로컬 서비스인 KKBOX입니다. 장르로 볼 때는 중국어/대만어 시장이 가장 크지만 실은 케이팝도 굉장합니다. 2010년대에 한류가 대만에 끼친 영향은 아직도 남아 있고 매우 핫하거든요. 일본 아이돌과 노래를 좋아하는 팬도 많지만 한국의 연예 뉴스를 팔로우하는 사람들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KKBOX는 대만에서 300만 MAU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이 플랫폼은 여러 차트를 알기 쉽게 설계해서 매우 인기가 높습니다. 특히 언어를 기반으로 곡을 분석하고, 그 중에서도 매년 발매된 곡들 중 대중의 사랑을 얼마나 많이 받았느냐를 기준으로 노출되는 차트가 있습니다. 오늘은 2022년을 기준으로 구성된 'Top Mandarin Yearly Singles Chart' 위주로 얘기하겠습니다.
차트의 상위권은 대부분 레전드 가수나 메이저 레이블 소속 가수들이 차지하고 있지만 최근에는 인디 밴드들이 점점 늘어나는 경향을 보입니다. 그 중 성공한 경우도 있고요.
그 중 치에즈단(EggPlantEgg, 茄子蛋)이란 밴드는 2012년부터 활동하고 있습니다. 물론 오랜 시간 활동하며서 잠시 활동을 중단하기도 했고, 멤버 구성도 바뀌었지만, 2017년에 비로소 정규 1집이 나왔습니다. 2019년에 중국의 한 프로그램에서 중국 가수 양쿤(楊坤)이 치에즈단 1집의 타이틀 곡을 커버했는데, 그 뒤로 이 밴드는 대중의 높은 관심을 끌었습니다. "Love You One More Time(擱愛妳一擺)"은 치에즈단이 2021년 연말에 발표한 노래고 지금은 (앞서 언급한) KKBOX 차트에서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치에즈단처럼 인기 있는 또 다른 인디 밴드는 Accusivefive(告五人)입니다. 2022년 말의 KKBOX 차트에서 “Finally”라는 곡으로 1위를 차지했습니다. 현재 Accusivefive는 여자 한 명, 남자 두 명의 혼성 그룹입니다. 이들은 고등학교 기타 동아리에서 시작한 밴드로, 2017년부터 매우 활발하게 활동해 왔습니다. 제가 들을 때는 치에즈단보다 좀 더 부드러운 매력이 있는 것 같아요.
위에 언급한 두 밴드는 2022년 대만의 스트리밍 마켓에서 우수한 반응을 얻었습니다. 저는 두 밴드 다 좋아하지만, 대만 사람으로서 치에즈단이 자주 대만어(대만, 중국 푸젠성 등지에 쓰이는 방언)로 가사를 쓰는 것을 특히 좋아합니다. 대만은 주로 중국어를 사용하기 때문에, 요즘엔 대만어를 유창하게 쓰는 젊은 사람들이 감소하고 있는 게 사실이에요. 제게 치에즈단 같은 밴드의 존재는 대만의 주류 계층에게 대만어를 어필하는 느낌을 주기 때문에 살짝 더 아끼게 됩니다.
구독자님께 지금 대만에서 유행하는 대만 뮤지션의 음악을 한 번 추천해드렸습니다. 꼭 한 번 들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DJ 조이스 첸 | LinkedIn
📻 deca joins - 臥室
이 글을 쓰면서 대만에는 실력있는 인디 뮤지션이나 밴드가 적지 않는다는 것이 새삼 떠올랐습니다. ㅎㅎ 그래서 이번 글의 마지막에는 사심을 가득 담아 제가 애정하는 다른 대만 인디 밴드의 노래를 추천하고 싶어요. deca joins의 “거실(臥室)"이라는 곡입니다. 이 노래를 들을 때마다 저는 긴장이 조금 풀리는 느낌을 받습니다. 구독자님도 편안함을 느낄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좋은 하루를 보내세요. DJ 조이스 첸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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