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상어 핑크퐁으로부터 무얼 배울 수 있을까?

구독자님, 지난 주에 제가 쓴 책이 나와서 소식을 전합니다. (어째서인지 좀 민망하지만... ^^;;;) 

핑크퐁에 대한 책이에요. 핑크퐁이라니, 조금 의외일 것 같지만 사실 개인적으로는 2018년부터 주의 깊게 살펴보고 있었습니다. 핑크퐁은 '캐릭터'이기도 하고, '콘텐츠 브랜드'이면서 동시에 '음악가'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많은 분들이 알고 계시듯, 핑크퐁은 전세계 유튜브에서 가장 많이 재생된 콘텐츠이자 빌보드 핫100 차트(2019)에 진입한 싱글입니다. 2022년에도 글로벌 200차트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 그래서 핑크퐁과 음악 산업은 매우 밀접하고, 실제로 더핑크퐁컴퍼니는 음악 회사처럼 움직이기도 합니다. 이런 성과를 기반으로 북미 시장에서 캐릭터 굿즈, TV시리즈, 극장판 애니메이션 등으로 사업이 확장되기도 했죠.

제가 쓴 [마음의 비즈니스]는 핑크퐁을 팬덤과 콘텐츠 비즈니스라는 관점에서 분석한 책입니다. 뉴스레터를 통해 공유했던 '팬덤의 5단계'를 반영했고, 더핑크퐁컴퍼니의 주요 인물들을 인터뷰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단순히 더핑크퐁컴퍼니의 히스토리와 전략을 공유하는 내용은 아닙니다. 취재한 내용을 기반으로 제가 정리분석한 리포트에 가깝습니다.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유유 출판사에서 책이 나왔는데, 출판사도 저도 처음으로 경제경영 분야의 책을 쓰고 만들었네요. 조금 낯선 기분이지만, 이 뉴스레터와 마찬가지로, 콘텐츠 비즈니스를 고민하는 많은 분들께 약간이나마 도움이 되면 좋겠습니다. 책의 목차와 서문을 공유합니다. 

📚 [마음의 비즈니스: 핑크퐁에게 배우는 팬덤과 콘텐츠 비즈니스]

들어가는 말: 핑크퐁으로부터 무얼 배울 수 있을까

“아기상어 알아요? 대박이에요!”

2018년 겨울, 함께 일하던 동료가 업무 얘기를 하던 중에 이렇게 얘기했다. 그때 우리는 새로운 환경에서 ‘터지는’ 콘텐츠가 뭔지, 미디어가 변화하면서 사람들의 관심과 콘텐츠 산업은 어떻게 될지에 대해 얘기하던 중이었다. 그런데 ‘아기상어’라니? 물론 아기상어의 유명세와 영향력은 어느 정도 알고 있었지만 자세히 알지는 못했다. 그래서 찾아봤다. 유튜브 조회수가 매우 높아서 깜짝 놀랐다. 그리고 이 사례가 이미 유튜브에서 ‘터지는 콘텐츠의 비법’을 고민하던 스타트업과 크리에이터들에게 유명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다. 얼마 뒤인 2019년 1월, 「핑크퐁 아기상어」가 2주 연속 빌보드 핫100*에 진입했다는 소식을 접했다. 음악평론가로서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견을 묻는 기자들의 전화를 받으면서 생각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거지?’

나는 오랫동안 음악과 그 주변을 관찰하는 일을 해 왔다. 이 음악이 인기 있는 이유를 비롯해 음악가가 왜 정당한 수익을 얻지 못하는지 혹은 인터넷이 음악 비즈니스를 어떻게 바꾸어 놓았는지 등에 대해 살피고 정리했다. 그 과정에서 ‘글 쓰는 사람’에 대해서도 깊이 고민했다. 어떻게 하면 좋은 글을 쓸까. 어떻게 하면 많은 사람들이 읽게 할까. 어떻게 하면 좋은 기획을 제안해서 충분한 예산을 따낼 수 있을까. 20대부터 이런 생각으로 사람을 만나고 기획안을 쓰고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회사 안에서도 밖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니까 음악이든 글이든, 문제는 늘 콘텐츠였다.

한국의 미디어 환경은 2000년대 내내 급변하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2020년 사이에는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산업 구조의 변화에 따른 소용돌이에 휘말렸다. 유선 인터넷에서 무선 인터넷으로, 웹에서 앱으로, IPTV에서 OTT로, 가히 미디어 혁명이라고 부를 만한 일들이 순식간에 벌어졌고, 구글과 애플, 넷플릭스, 스포티파이, 틱톡 같은 글로벌 기업의 정책 변화가 한국의 미디어 생태계에도 영향을 미칠 정도로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2015년부터 2020년 사이, 나는 운 좋게 여러 스타트업에서 일하며 콘텐츠 다루는 업무를 맡았다. 근속기간은 짧았다. 내 역량의 한계 때문이기도 했고 급변하는 업계의 속도 때문이기도 했다. 다만 나는 그 기간에 음악뿐 아니라 TV와 출판 등 미디어 산업 전반이 어떻게 바뀌는지, 사람들의 말과 행동과 생각이 어떻게 변화하는지 근거리에서 살펴볼 수 있었다. 특히 젊고 영리한 동료들과 함께 ‘터지는 콘텐츠’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그 공식을 찾으려고 애썼다. 시간이 지날수록 한 방에 터지는 것보다 ‘계속’ 만드는 게 중요하다는 걸 몸으로 배울 수 있었다. 과연 오늘 하는 일을 내일도 모레도 내년에도 하려면 무엇이 필요할까.

아기상어는 이런 고민에 대한 힌트라고 생각했다. 2019년 「핑크퐁 아기상어」의 빌보드차트 진입을 계기로 이 현상을 오랫동안 생각해 왔다. “아기상어 알아요? 대박이에요!”라는 동료의 말 한 마디에서 시작된 호기심은 지속적인 관찰로, 나름의 분석으로 이어졌다. 많은 사람이 넷플릭스에 환호하고 BTS의 성과에 열광할 때 핑크퐁은 조용히, 그러면서도 확실하게 자신의 영향력을 꾸준히 넓히고 있었다.

콘텐츠 비즈니스에 대한 정의는 각양각색이다. 누군가는 구독 모델을 이야기하고, 누군가는 간접 광고PPL(Product Placement)의 효율성을 이야기한다. 누군가는 커뮤니티를 말하고 누군가는 IP 확장을 주장한다. 이중에 정답은 없다. 그저 각각의 상황에 따라 적합한지 부적합한지로 나뉠 뿐이다. 다만 나는 콘텐츠 비즈니스에 관해서는 늘 지속가능성을 더 생각하게 된다. 지속가능성이란, 연속적으로 발생하는 여러 문제들을 하나씩 해결해 나가는 과정에서 발견된다.

비즈니스는 문제 해결의 방법론이다. 그 어떤 콘텐츠도 처음부터 성공을 예측할 수가 없고, 그렇다면 그저 해야할 일을 해 나가는 과정이 중요할 것이다. 성과는 그 후에 따라오는 결과다. 지난 20여 년간 인터넷 서비스 기획자, 엔터테인먼트 전문기자, 커뮤니티 운영자, 음악 · 산업 평론가, 콘텐츠 기획자, 뉴스레터 운영자 등으로 일하며 마주친 수많은 음악 · 영화 · 드라마와 출판물 대부분이 그러한 과정을 거치며 성공했다. 아니, 그들에게 ‘성공’이란 표현은 부적절할지 모른다. 그들은 그저 해야 할 일을 하고, 눈앞의 문제를 하나씩 해결해 나갔을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2019년 이후 지금까지 내가 ‘아기상어’라는 캐릭터, 「핑크퐁 아기상어 체조」라는 콘텐츠, ‘핑크퐁’이라는 브랜드의 성과를 관찰하면서 발견한 것은 오히려 단 하나의 질문이다.

‘이들은 어떻게 문제를 해결했을까?’

그들이 직면한 문제란 이런 것이다. 교육 콘텐츠는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 어떻게 대응할 수 있을까? 그렇게 달라진 미디어 환경에서 핑크퐁은 콘텐츠를 어떻게 기획해야 할까? 유아동 콘텐츠의 지속가능성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누가 핑크퐁에 열광하는가? 핑크퐁의 사업적 본질은 무엇인가? 더핑크퐁컴퍼니는 콘텐츠 비즈니스를 해야 할까? 핑크퐁이라는 콘텐츠 IP는 어떻게 확장할 것인가?

이 책을 읽는 여러분도 이와 비슷한 문제를 가졌을 것이라고 본다. 이 문제들을 단순하게 정리해 보면 대체로 다음과 같다.

나는 이러한 고민이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다거나 큰 규모의 사업을 일으키고 싶은 것과는 조금 다른 결을 가진다고 생각한다. 콘텐츠를 사업화하는 것은 단순히 제품을 파는 것과는 다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이러한 사업을 ‘마음의 비즈니스’라고 부른다. 왜 ‘마음의 비즈니스’인가? 콘텐츠가 마음과 마음을 연결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 마음을 토대로 다른 이야기를 쌓아 가기 때문이다. 그렇게 쌓인 이야기가 때로는 성공으로 이어진다. 단지 인기가 많다거나 관련 제품을 많이 팔았다는 것은 여기에 해당되지 않는다. 아니, 마음이 모이고 쌓인 결과가 그러한 성공으로 이어졌다고 믿는다. ‘마음의 비즈니스’란 바로 그렇게사람의 마음으로 들어가는 열쇠이자 그렇게 열린 마음을 잘 닫는 문제 해결 방식이기도 하다.

핑크퐁은 과연 어떻게 자신만의 ‘마음의 비즈니스’를 펼치고 있을까? 그걸 알아보기 위해 더핑크퐁컴퍼니(옛 스마트스터디)의 많은 사람들을 만났다. 그래서 이 책은 일종의 리포트다. 콘텐츠를 기반으로 세상에 목소리를 내고 싶은 사람들, 마음과 마음을 잇고 싶은 사람들, 그를 통해 일하는 마음을 다스리고 지속가능한 구조를 짜고 싶은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이 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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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올팍(Zior Park) - PSYCHO LOVE |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 OST

책이 출간된 날 함께 개봉한(!) 영화 [모나리자와 블러드 문]은 작년부터 기대하던 영화였는데요, 제가 요즘 건강상의 문제로 외출을 못하고 있어서 아직 못 봤습니다...만! 음악이 매우 중요한 모티프로 활용되고 전종서(!)가 출연한다는 점 때문에 기대하는 영화입니다. 지올팍의 테마 곡을 공유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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