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레터#51 | 퇴근길이 힘겨운 스타트업 팀장에게 해주고 싶은 말 (feat.장재열)

구독자님, 오랜만이에요. 그동안 잘 지내셨나요. 그새 엄청 더워졌는데 해가 지면 또 상대적으로 기온이 확 내려가는 기분이라 늘 뭘 입어야할까 망설이는 계절이 왔어요.

밤레터의 새 시즌을 준비하면서 새삼 이 레터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생각해봤습니다. 거기엔 구독자님 뿐 아니라 저도 포함되니까... '우리'라고 불러도 괜찮겠죠? ^^ '우리'는 일을 잘하고 싶고, 그 과정에서 좀 더 친절해지고 싶을 겁니다. 동시에 만만한 사람으로 보이고 싶지 않고, 누군가에게는 좋은 기억으로도 남고 싶을 겁니다. 의지하는 사람들에게 믿음직한 모습을 보여주고 싶고, 한편 누군가에게 의지하고 싶은 마음도 있을 거에요. 일과 삶의 교집합 어느 것도 놓치고 싶지 않지만, 분명 좀 쉬어야할 때는 마음놓고 쉬고 싶을 거에요. 네, 욕신많은 모순덩어리라고 해두죠. ㅋ

그러나 모순덩어리에게도 모순덩어리만의 진심은 있으니까요. 그런 얘기를 나누고 싶어요. 나만의 것을 찾고, 만들고, 지키고 싶은 '우리'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밤레터의 시즌5를 시작합니다.

오늘의 첫 곡은 쇼미더머니 시즌8에 출연한 '윌리엄 챌린지'의 곡을 가져왔어요. ‘FIRSTSEX’는 그의 아티스트 계정으로 사운드클라우드와 유튜브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곡을 좋아하는 사람들은 담담하고 나른한 목소리가 새벽 감성을 자극한다는 평을 주로 합니다. 사클의 댓글을 한 번 봐보세요.  

새로 시작하는 이야기 / 장재열

안녕하세요. 장재열입니다. 참 공감되는 글이에요. 우선 소중한 이야기 들려주셔서 감사합니다. 삶의 한 조각을, 특히 내가 스스로 부족하다고 여기기 시작한 부분을 남에게 드러내는 게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일단 스스로가 ‘나 왜 이러지?’ 자각했다는 점에서 시작해보죠. 자각이야말로 가장 중요한 시작점입니다. 그런데 다만 팀장님이 팀원들을 바꾸려고 하는 모습을 스스로 불편해하듯, 제가 ‘이렇게 바꿔라’고 말하는 것도 좋은 일은 아니겠죠. 네, 사실 그럴 필요도 없어요. 

왜냐하면 지금 상황은 사연자님의 성격/성향 문제라기보다, 팔로워 입장에서 일을 해오던 상황에서 갑자기 리더십을 발휘해야 하는 상황으로 바뀌면서 생긴 문제, 즉 ‘환경 변화에 따른 문제’인 거잖아요. 이런 상황에 어떻게 적응해나갈지 함께 고민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절대로 ‘난 왜이럴까’로 빠지면 안되요. 

이제 자책은 그만하기로 하고요. 상황을 하나씩 짚어볼까요? 

저는 사연자님의 고민이 참 복합적이라고 생각해요. 첫 번째, MZ세대는 왜 저렇게 부정적일까? 두 번째, 해보지도 않고 안 된다는 이유는 뭘까? 세 번째, 자기를 자책하는 ‘거북이’팀원의 적응문제. 최소값으로 잡아도 이렇게 세 개 정도가 사연자님이 호소하는 내용이네요. 

근데 또 한편으로는 참... 이 고민이 우리 또래의 ‘낀세대’들이 많이 겪는 고민이란 생각도 들어요. 다 같이 젊은 세대라고 생각했는데, 같이 지내다 보니 아닌 거죠. 어디서는 '올드 M세대'라고도 해요. MZ세대를 이해하는 게 자꾸 어려운데, 윗세대는 여전히 꼰대로 버티고 있고... 이도저도 아닌 채로 뭔가 처신은 해야 하는 상황이 답답합니다. 

그래서, 이 질문은 앞으로 세 번 정도에 걸쳐서 풀어나가볼까 해요. 이 레터를 읽고 계신 구독자님의 고민이기도 할테니 말예요. 제가 잘 준비해볼게요. MZ세대를 조금 더 이해하거나 잘 대처(?)하는 계기가 되면 좋겠어요.  

대신 여러분께 작은 숙제를 하나 드리고 싶어요. ‘내가 초등학생일 때, 중고생일 때, 취준생일 때’ 한국에는 어떤 큰 사건들이 있었는지 한번 살펴보는 겁니다. 제 경우에는, 초2때 금융실명제, 초6때 IMF, 대학 복학생 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지금은 코로나와 비트코인 광풍이 벌어졌어요. 구독자님도 꼭 한번 생각해주세요. 아니 이걸 왜 하냐고요? 다음 레터에서 알려드릴게요. ^^

힌트를 드리자면, MZ세대의 부정적인 태도나 마음을 보려면 그들이 ‘내일’과 ‘미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졌는지 살펴보는 시간이 필요할 겁니다. 저는 그걸 '생애주기의 측면'에서 설명할 거에요. 저 젊은 팀장의 개인 문제를 너무 확대해석하는 거 아니냐고요? 아닐 겁니다. 오히려 막막했던 ‘관계’의 문제가 실타래 풀리듯 천천히, 느리게, 하지만 분명히 해결될 거에요. 그러니 오늘은 고민을 잠시 접어두고, 굿나잇.

아 숙제는 잊지 마세요. | 장재열 (청춘상담소 좀놀아본언니들 대표)

장재열 작가가 다음 시간에 어떤 얘기를 할 지... 알 것도 같고, 모를 것도 같습니다. 응? 이런 식으로 기대가 되네요...?! ㅋ 

오늘의 엔딩 송은 제이든의 신곡입니다. 네, 윌 스미스의 아들이요. 노숙자에서 억만장자가 된 크리스 가드너의 자서전을 토대로 한 영화 <행복을 찾아서>(2006)에 윌 스미스와 함께 출연하면서 데뷔했어요. 영화에서도 아빠와 아들로 나왔죠. 1998년생, 소위 Z세대입니다. ㅋ

정말로 쪼매났던 애기가 이렇게 커서 이별의 아픔으로 엄청 괴로워하네요. ㅠㅠ 울지 마, 제이든... 너 어차피 할리우드 셀럽답게 늦게 결혼하거나 여러번 결혼할 거잖아... (메롱)

오늘도 자신에게 주파수를 맞추는 밤을 보내세요.

에어컨을 켜자니 애매하고 선풍기로는 충분하지 않은 밤, 말 많고 고독한 디제이였습니다. 

📻익명의 고민상담소

때로는 복잡한 마음을 복잡한 대로 적어봐도 좋습니다. 

📻밤레터의 미드나잇 선곡표

같이 들어요, 음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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