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레터#45 | 생각 때문에 너무 힘든 당신에게 (feat.장재열 작가)

첫 곡으로 생각의 여름의 신곡을 골랐어요. <재수의 연습장>으로 유명한 이재수 작가의 그림, 강아솔의 목소리로 구성된 곡이에요. 이걸 듣는데 문득, 누군가의 따뜻한 손이 떠올랐습니다. 여러분은 어떤가요? 누구의 손이 떠오르나요? 

생각 때문에 너무 힘든, 생각을 잠시 멈추고픈 당신에게 | 장재열

잠들기 전에 어떤 생각들을 하나요? 때로는 잠 못들진 않나요? 이럴 때 있잖아요.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어서 힘든 날. 그는 왜 그런 말을 했을까, 이별의 징조는 아닐까. 그 클라이언트는 제정신이 아니다. 27번째 수정 피드백을 밤 11시 45분에 보내다니...

그렇게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다가 우리는 분노와 불안을 지나 급기야 우울감에 빠지곤 해요. 오늘은 그런 ‘생각’에 대해 짧은 편지를 써볼까 합니다. 먼저 이런 생각들을 볼게요.

한 번쯤 이런 생각을 해봤을 것 같아요. 그런데 '생각'을 쪼개면 두 가지 요소로 구성된다는 거, 아세요? 사실(팩트)과 견해(오피니언)로 말이에요. 

두 사례 모두 앞 부분은 팩트/현상에 대한 설명이지만 뒷 부분은 오피니언/견해에 가까운 말이에요. 누굴 만나도 권태기는 피할 수 없다거나, 사람 많은 자리에서 내가 대응하면 싸해질거다 같은 것들 말이죠. 어떤 현상을 본 뒤 내가 2차 해석을 하는걸 바로 '견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리고 이런 견해가 사실은, 우리를 힘들게 합니다.

그런데 창작자, 크리에이터인 우리는 어쩌면 이 ‘견해’라는 녀석들 덕분에 먹고 사는 것 아닐까요. 어떠한 사물, 사람, 언어를 보고 우리의 색을 입혀서 견해를 떠올리고, 그것을 씨앗삼아 무언가를 재창조해내는 것. 그것이 지금 우리에게 옷도 사주고, 밥도 먹여주는 것일지 몰라요. 그만큼 견해는 우리에게 소중합니다.

하지만 동시에 이 녀석은, 술과도 비슷한 녀석일지 몰라요. 적당할 때는 약이, 과할 때는 독이 된다는 점에서요. 건강을 위해 적당한 음주가 필요하듯이, 마음 건강을 위해선 적당한 견해가 필요할 수 있다는 거죠.

맞아요. 내일도 우리에게는 빡치는 사람이 나타날 수도, 어쩐지 연인이 자꾸 이별의 시그널 같은 말만 골라서 할 수도 있어요. 클라이언트는 정말로 나를 엿 먹이려고 27번째 수정의견을 보낼 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진짜 의도를 나는 몰라요.

그럴 때 잠시, 멈추어 떠올려보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요? 이 글을 쓰는 저 조차도 아차, 방심하면 견해의 늪에 빠지곤 하니 우리 함께 해보는 겁니다.

내 머릿속의 생각을 쭉 써보고 '사실'에는 동그라미를, '견해'에는 엑스를 쭉쭉 그어보는 거에요. 그리고 다시 한 번 바라보는거죠. 내 생각 속에 얼마나 많은 견해가 담겨있는지 말이에요.

제가 다시 돌아올 2주 동안 같이 해봐요. 어땠는지, 쉽지는 않았는지, 혹은 하다 보니 의문이 생기는지... 어떤 내용이든 남겨주셔도 좋아요. 이 시간은, 저와 여러분이 시간차를 두고 나누는 필담이니까요.

아, 물론 또 다른 고민도 언제든 환영이고요. 아래 링크가 여러분과 저의 우체통이 될 겁니다. 그럼 2주 동안 여러분!

마음, 건강하세요. 

from 장재열

📻일많고고독한밤의 상담소에 사연 남기기

두번째 곡은, 나이트오프의 "반짝이는 순간들은 너무 예쁘니까"입니다. 이이언(MOT)과 이능룡(언니네이발관)의 프로젝트로 나이트오프는 '외출이 허용된 밤'이란 뜻이라고 해요. 이 곡은 제목이 너무 예뻐서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어째서인지 밤마실 나가고 싶어지는 음악이네요.

📻TMI FM의 플레이리스트

✔밤레터 소식

얼마 전 '밤레터가 크리에이터를 위한 툴이 되면 좋겠다'고 했는데요. 크게 두 개의 방향이 있는 것 같았어요. 하나는 마음의 문제, 또 하나는 실용적인 문제.

마음의 문제는 '일많고고독한밤의 상담소'와 '장재열 작가의 칼럼'으로 풀어보려고 하고, 실용적인 문제는 독립적으로 일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로 풀어보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그래서 다음 주 밤레터에는 싱어송라이터 시와의 이야기가 실립니다.  

시와는 10년 이상 독립적으로 활동 중인 아티스트인데요, 작년부터 '노래 속의 대화'라는 제목으로 아주 작은 콘서트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 콘서트에 대한 은유 작가의 인터뷰를 참고하세요) 그 과정의 고민과 생각을 다음 주 밤레터에서 볼 수 있을 것 같네요. 기대해주세요.

그리고 저는 되도록 밤레터에 다양한 분들의 목소리를 실으려고 고민 중입니다. 뭐 어떻게든 되겠죠. 😑😁

오늘도 자신에게 주파수를 맞추는 밤을 보내세요.

함께 하고 싶은 밤, 차우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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