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의 음악 산업이 어떤 모습일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오늘의 음악 산업이 테크, 게임, 애니메이션, 극장, 패션, 공간 등 다른 산업과 뒤섞이는 건 분명합니다. 리서치 콘텐츠는 이런 관점으로 엔터테인먼트 산업 전반의 이슈를 다양하게 다룹니다.
11월 14일부터 17일까지 부산에서 G-STAR 2024가 열린다. 올해는 16년 째 행사로, 역대 최대 규모다. 게임에 대한 대중적 관심 뿐 아니라 산업적 관심은 점점 높아지고 있으며, 게임을 '넥스트 인터랙티브 미디어'로 정의하는 관점도 있다. (나도 그렇다) 그런 관점에서 음악과 게임의 접점이나 결합은 더 진지해지고 있고, 기존 미디어가 체크하지 못할 만큼 많은 사례와 핵심 인물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에릭 탄은 홍콩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Riot Games, Sony Music, Wynn Resorts 등에서 음악 전략을 맡았다. 특히 라이엇 게임즈에서 그는 APAC 음악 총괄 디렉터로서 가상 아이돌 세라핀(Seraphin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뉴진스의 "GODS" 배급, 애니메이션 [아케인] 1주년 기념 리믹스 트랙 "Goodbye (ft. Akini Jing)"의 음악 감독 등을 맡았고, 잭슨 왕, f(x)의 엠버 리우, CLC의 손(Sorn), XG, ØZI 등 케이팝과 아시안 팝 스타들과도 일했다. 최근 그는 Sway라는 부티크 음악/문화 마케팅 회사를 설립하고 게임 스튜디오가 세계적인 수준의 음악, 뮤직 비디오, 퍼블리싱 전략을 세울 수 있게 돕고 있다.
사실 음악 업계는 게임에 관심이 많다. 게임 업계도 음악에 관심이 많다. 둘의 시너지는 여러 경로로 증명되고 있다. 이때 중요한 건 '측정 가능한 결과값'이라고 생각했다. 비슷한 듯 다른 산업이 서로 협력하려면 각자 얻는 것이 명확해야 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에릭 탄에게 인터뷰를 요청했다. 라이엇 게임즈의 경험을 바탕으로 게임과 음악의 시너지 효과, 게임 회사가 음악을 마케팅 도구로 활용하는 전략, 그 효과를 측정하는 방법 등을 얘기했다.
인터뷰는 2024년 8월 1일, 온라인으로 1시간 정도 진행되었고, 최진수 에디터가 통역으로 참석했다.
"모든 게임 회사에는 음악과 문화 마케팅 전략이 필요합니다."
"Every gaming company needs a music & culture marketing strategy."에릭 탄 from SWAY
🎹 '게임 만드는 음악 회사'로 불리던 라이엇 게임즈
Q: 오늘날 모든 브랜드가 더 많은 팬을 모으기 위해 애쓰고 있습니다. 게임과 음악의 결합도 그런 관점으로 보게 되는데요, 이 둘의 결합이 더 많은 팬을 모으는 데 효과적이라고 생각하나요? 그렇다면 그 효과는 어떻게 측정할 수 있을까요?
A: 질문 감사합니다. IFPI에 따르면 글로벌 음악 산업의 규모는 약 286억 달러 정도입니다. 한편 게임 산업의 규모는 약 2,000억 달러 정도입니다. 게임이 음악보다 10배 정도 큽니다. 하지만 이 둘은 공생 관계를 맺을 수 있고, 서로 협력하면 더 큰 규모의 시장을 만들 수 있어요. 라이엇 게임즈는 이런 가능성을 처음 발견한 회사 중 하나입니다.
통계적으로 (게임 업계에서는) 음악을 마케팅 도구로 취급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의 음악을 사용해 팬들로부터 긍정적인 감정을 불러 일으키는 방법을 고민했어요. 우리가 음악을 발표할 때 가장 중요한 목표는 고객의 긍정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었고, 이를 위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지표는 댓글이나 리뷰, 그리고 고객이 콘텐츠에 참여하는 방식이었습니다.
특히 유튜브는 사용자 리텐션을 확인하고 향상시킬 수 있는 좋은 방법이고요. 그 다음에는 '월드 챔피언십 이벤트' 등의 오프라인 행사에 얼마나 많은 관객들이 참석했는지 살펴봤습니다. 사실 스킨 판매와 같은 수익은 아마도 세 번째 우선 순위였어요. 음악을 통해 스킨 매출이 어떻게 인덱싱되는지 확인할 수는 있었지만 일반적으로 참여를 통한 긍정적인 감정이 수익보다 1/3 정도 더 높다는 걸 확인했습니다. 우선 순위를 따지면 긍정적인 감정을 이끌어내는 것이 1순위, 고객이 실제로 참여하는 것이 2순위, 수익은 마지막이었습니다.
Q: 고마워요 에릭.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업과 조직의 입장에서는 음악 전문가들로 구성된 팀을 운영할 때 최소한의 수익성은 필요했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어땠나요? 사용자 리텐션이 최우선 지표라고 해도, 음악의 수익이 기대 이하로 떨어진다면 팀 운영 자체가 어려워지기 때문에 내부적으로 그걸 위한 이니셔티브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마케팅 이상의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면 팀과 프로젝트의 지속성을 보장 받지 못한다고 생각해요.
A: 맞아요, 회사의 전략은 상황에 따라 언제든 바뀔 수 있어요. 처음에 라이엇 게임즈는 음악 비즈니스를 독립적인 사업으로 취급했어요. 그래서 이전에도 음악을 릴리즈했고, 그런 카탈로그를 통해 약 100억 스트림을 축적했어요. 총 수익도 약 1500만 달러(=약 211억 원) 정도였죠. 많은 게임 스튜디오가 이런 숫자를 원할 거라고 확신해요. 그러나 최근 라이엇 게임즈는 핵심 비즈니스에 더 집중하기로 결정했어요. 처음에 독립 사업으로 취급하는 것에 대한 논의가 있었지만, 지난 1년 동안 전략이 바뀐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라이엇 게임즈의 경우에 불과하고, 호요버스의 '젠레스 존 제로', PUBG의 '배틀그라운드', 가레나의 '프리 파이어' 등은 이 분야에서 더 많은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해요. 따라서 거시적인 관점으로 보면 게임 업계의 음악 사업 모멘텀은 둔화되지는 않을 것 같습니다.
Q: 라이엇 게임즈에서 아시안퍼시픽의 음악 사업을 총괄한 입장에선 그런 결정이 조금 당황스러웠을 것 같아요. 게임과 음악이 결합할 때 굉장히 큰 효과를 낸다는 걸 증명한 입장에서 그런 전략 변화는 음악이 독립 비즈니스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는 비전을 불투명하게 만들지 않았나요?
A: 맞아요. 어쨌든 음악은 항상 게임 마케팅의 일부라고 생각하지만, 라이엇 게임즈는 처음부터 기업가 정신과 혁신을 추구했고 음악을 회사의 핵심 요소로 삼았어요. '라이엇은 게임을 만드는 음악 회사'라는 농담도 있었으니까요. (웃음)
그때 회사는 정말 많은 혁신을 일으켰어요. 하지만 알다시피 팬데믹 이후에 이 업계에는 재정적 역풍이 불고 있어서 일부 사업이 위축된 것도 사실이에요. 그래서 무엇에 집중할 것인지 현명한 결정을 내려야 하는 때입니다. 라이엇 게임즈의 새로운 CEO는 회사가 주요 비즈니스에 집중할 수 있게 좋은 결정을 했다고 생각해요.
덧붙이자면, 2023년에 라이엇 게임즈에서 발매된 음악은 170여 곡이었어요. 이렇게 되면 실제로 일부 곡이 성공하지 못할 가능성도 높아집니다. 제가 회사를 떠나기 전, 적어도 그 시점에서 라이엇 게임즈가 음악을 발매하는 것을 재고했을 때의 배경이라고 생각해요. 발매가 목적이 되는 음악 비즈니스가 아니라, 적더라도 고객 경험에 집중하는 음원을 발매하는 게 더 큰 효과적일 거라는 전략적 판단이 있었다고 생각해요.
Q: 그런 상황에서 당신은 여전히 게임과 음악의 긍정적인 시너지를 믿는 거죠? 심지어 우리는 그 둘의 결합이 사업적인 관점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걸 알고 있어요. 여기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요?
A: 맞아요. 라이엇 게임즈의 음악 생산이 줄어도 마케팅의 핵심은 여전히 훌륭한 음악과 뮤직 비디오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이제는 시장 진출과 마케팅 전략에서 음악이 중요한 부분을 차지하고 있고, 지금 제가 하는 일도 다른 게임 스튜디오가 음악 분야에서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돕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게임 스튜디오가 겪는 세 가지 문제가 있는데, 음악이 이걸 해결할 수 있어요. 하나는 주요 시장의 리스크를 헷지하거나 더블 다운(double down)하는데 음악이 필요하다는 겁니다. 라이엇 게임즈는 이걸 정말 잘 수행했어요. 우리는 항상 중국과 한국 아티스트를 함께 캐스팅했는데, 가장 최근엔 가상 보이 밴드 하트스틸(Heartsteel)에 대만의 오지(ØZI)와 엑소의 백현을 동시에 캐스팅하기도 했죠.
두 번째는 차별화입니다. 너무 많은 모바일 게임과 너무 많은 1인칭 슈팅 게임에서 우리는 어떻게 달라질 수 있을까요? 음악이 그걸 도울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세 번째 문제는 새로운 캐릭터나 새로운 맵을 개발하는 데 보통 12개월 정도가 걸린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요즘 같은 시대에는 정기적으로 팬들의 참여를 유도해야 하는데, 음악이 이런 업데이트에 걸리는 시간 사이에 팬들을 즐겁게 해줄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생각해요. 즉, 음악이 퍼블리싱 사이의 스톱 캡을 두 배로 줄이는 역할을 하는 거죠. 우리는 음악이 이러한 세 가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 게임과 음악 업계의 DNA는 달라요
Q: 자세한 얘기 고마워요. 이어서 궁금한 건, 사실 라이엇 게임즈도 결국 게임에 집중하기로 결정한 것처럼 게임 회사가 음악 비즈니스를 수행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고 봐요. 그렇다면 음악 산업의 관점에서, 음악 회사가 게임 비즈니스를 하는 게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도 있을까요? 케이팝 회사들이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A: 흥미로운 질문이네요. 비즈니스 측면에서는 이해가 되지만 전문성과 실행 측면에서는 완전히 다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불가능하다는 말은 아니에요. 만약 레코드 레이블이 게임을 통해 음악을 마케팅하고 싶다면, 그 전략에 도움이 될 인재를 적절하게 배치하고 더 많은 자본을 확보해야 할 겁니다.
첫 번째 핵심은 레코드 레이블이 이 분야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한다는 점입니다. 코딩하는 방법을 알아야 하고, 게임 퍼블리싱을 이해해야 하고, 또한 게임을 성공시키기 위한 방법들을 이해해야 하죠. 요즘에는 모바일 게임의 경쟁이 치열하기 때문에 사용자를 확보하는 비용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어요. 상위 50개 혹은 상위 100개의 모바일 게임에서 경쟁하려면 실제로 많은 자본이 필요합니다.
두 번째는 다른 DNA가 필요하다는 점입니다. 앨범을 제작하고 퍼블리싱한다고 해서 최고의 성과를 내는 게임을 제대로 운영하는 방법을 아는 것은 아니니까요. 세 번째는 출시 속도가 중요할 거에요. 게임을 만드는 데에는 1~2년이 걸리지만, 좋은 곡을 만드는 건 두 달 만에 끝낼 수 있어요.
이러한 위험을 피할 방법을 찾을 수만 있다면 의외로 좋은 비즈니스 결정이 될 수도 있을 겁니다.
Q: 라이엇 게임즈에서 에릭의 팀은 어떻게 구성되었나요? 실제로 몇 명 정도로 구성되었고, 어떤 전문가들이 어떤 업무를 맡았는지 궁금하네요.
A: 네, 좋은 질문이네요. 어떻게 말하면 좋을까요? 일단 제가 있을 때의 팀 규모는 상대적으로 매우 작았어요. 전세계에 있는 라이엇 게임즈의 인원은 거의 5천 명이지만, APAC을 담당하는 우리 팀은 18명 정도였어요. 분야는 크게 세 개로 나눠졌습니다.
음악의 권리 등을 관리하는 뮤직 슈퍼비전(music supervision) 부서와 음원의 유통 및 아티스트 계약을 관리하는 비즈니스 어페어(business affairs)가 있었고요. 마지막으로 전략적 제품 부문(strategic product division)이라는 일종의 R&D 부서가 있었는데, 여기서는 K/DA와 같은 기존 아티스트를 발전시키거나 새로운 가상 아티스트를 개발하는 업무를 맡았어요. 저는 APAC을 총괄하는 입장에서 우리 팀을 지원하는 동시에 LA 본사와 소통하는 역할을 맡았고요.
Q: 에릭이 맡았던 업무를 좀 더 자세히 듣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사실 당신이 경험한 일들은 이전에는 존재하지도 않았던 일이기 때문에 그 얘기를 듣고 싶어요.
A: 아시다시피 저는 APAC에서 유일한 음악 책임자로 일하면서 세 사업 부서를 모두 조망할 수 있었어요. 덕분에 라이엇 게임즈의 음악 프로젝트에 잭슨 왕이나 XG 같은 새로운 아시아 아티스트를 영입할 것인지 논의하고 결정하는 과정에 관여했고, 일종의 지원군처럼 음악 감독과 A&R에 대한 역할도 맡았어요. 그리고 중국의 넷이즈뮤직(NetEase Cloud Music)과 유통 계약을 맺었던 것 같은 비즈니스 업무에도 참여했고, 전략적 제품을 개발하는 과정에도 참여했습니다.
사람마다 음악을 듣는 취향이 정말 다르잖아요. 멜로디가 좋을 수도 있고, 가사가 더 좋을 수도 있어요. 홍콩 사람과 서울 사람의 취향이 다를 수도 있고요. 저는 정말 운이 좋게도 K/DA라는 버추얼 아티스트의 이니셔티브와 싱크탱크에 참여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드는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이런 경험은 모두 라이엇 게임즈의 글로벌 음악 책임자 마리아 이건(Maria Egan)의 지원으로 가능했어요. 마리아 이건은 라이엇 게임즈의 모든 음악 전략과 파트너십을 관리하고 있습니다.
Q: K/DA나 스틸하트, 젠레스 존 제로 등의 사례처럼 앞으로 음악 산업이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같은 산업과 연결되는 일은 더 많아질 거라고 보는데요. 당신처럼 새로운 커리어를 만들고 싶은 사람들에게 해주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A: 저는 게임과 음악이 매우 다른 사업이고, 노래를 개발하는 것과 게임을 개발하는 것은 완전히 다른 DNA라고 생각합니다. 노래를 개발하려면 작곡/작사 외에도 음악 제작의 프로세스를 이해해야 합니다. 게임도 마찬가지에요. 코딩과 미술, 네트워크 등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래서 저는 이렇게 매우 다른 두 개의 기술을 익히는 방법엔 정해진 길이 없다고 봐요.
아직 젊은 직장인이라면 그 두 업계를 모두 경험하는 게 중요할 겁니다. 음악과 게임의 결합은 정말로 새로운 분야이기 때문에 두 가지 주제를 모두 다루는 교육 과정도 없고, 그걸 경험할 곳도 적습니다. 이 둘을 연결하고 싶다면 본인이 직접 그 방법을 알아내야 할 것 같아요.
Q: 두 비즈니스를 동시에 경험하기엔 오히려 마케팅 관련 직무가 유리할 것도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세요?
A: 좋은 포인트 같아요. 음악과 게임 업계는 공통적으로 마케팅과 유통이 중요하죠. 앱 스토어가 작동하는 방식이나 음악 플랫폼에 대한 이해가 있다면 좀 더 쉬울 것 같아요. 마케팅과 유통에 대한 지식이 도움이 될 것 같네요. 얘기해줘서 고마워요.
💵 게임 회사의 음악 비즈니스는 '돈 버는 마케팅'이다
Q: 라이엇 게임즈에서 당신이 맡았던 업무를 독립적인 비즈니스로 진행할 가능성은 얼마나 있을까요? 게임 캐릭터를 가수로 데뷔시키는 전략의 시장성이 얼마나 있다고 보는지 궁금합니다.
A: 네, 맞아요. 사실 4년 전 쯤, 라이엇 게임즈에서 세라핀(Seraphine)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로 일하면서 이 캐릭터가 가상 아티스트로 데뷔할 수 있을지 알아봤어요. 그런데 아트워크, 렌더링, 뮤직 비디오, 라이브 콘서트 등을 합해 수백 만 달러의 비용이 필요했습니다. 우리는 진입 장벽이 약간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런 비용을 감당하면서 캐릭터를 아티스트로 데뷔시킬 게임 스튜디오는 많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젠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버추얼 아티스트 시장의 비용과 속도를 낮추고 있죠. 제 지인 중 한 명이 88 라이징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였는데, 지금은 버추얼 아티스트를 훨씬 쉽게 만드는데 도움이 되는 회사를 운영하고 있어요.
라이엇 게임즈의 경우, 버추얼 아티스트로 관심을 넓히기보다는 이미 성공한 게임 운영에 더 집중한다고 알고 있습니다. 중국에도 유명 가상 아이돌이 있고요. 그래서 저는 이런 비즈니스가 점점 더 커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만 진입 장벽 즉, 비용이 여전히 약간 높기 때문에 지금 당장 모든 게임 스튜디오에는 적합하지 않을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케이팝과 한국 음악의 붐이 불러올 미래는 어떻게 보나요? 한국 문화와 음악이 왜 그렇게 환영받고 있는지, 그리고 이것이 이후 게임 산업에 미칠 영향은 무엇인지, 이에 대한 의견이 궁금합니다.
A: 이건 제 개인적인 생각인데요, 지금처럼 케이팝이 성공할 수 있었던 데에는 크게 몇 가지 조건이 있었다고 봐요. 하나는 정부의 지원이 매우 중요했고, 두 번째는 팬덤입니다. 저는 케이팝의 팬덤을 매우 독특하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하이 퀄리티가 중요했던 것 같습니다.
저는 아시아 전역으로 관점을 넓혀보면 케이팝의 전망은 매우 좋다고 봅니다. 88라이징을 비롯해서 다른 나라들도 그와 비슷한 시도를 하고 있거든요. 인도네시아의 니키와 리치 브라이언, 그리고 일본의 XG 같은 팀이 케이팝과 같은 방식으로 활동하고 있잖아요. 저는 앞으로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아시아 국가의 음악이 케이팝처럼 영향력을 키울 거라고 봐요. 지금은 매우 흥미로운 시기입니다. 그래서 경쟁이 있겠지만, 케이팝은 여전히 선두에 있죠.
Q: 케이팝에 대한 정의와 관점은 많겠지만, 나는 캐릭터 비즈니스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점에서 그 어떤 음악보다 케이팝이 게임과 연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보는데, 아시아의 여러 국가들이 케이팝을 참고한다면 이 신규 아티스트들이 게임과 결합하는 비즈니스 모델도 훨씬 더 쉽지 않을까요?
A: 가상 걸그룹 K/DA이 바로 그런 사례였어요. 로블록스와 포트나이트가 트래비스 스캇이나 아리아나 그란데, 최근에는 메탈리카의 가상 콘서트를 렌더링한 것도 좋은 예 같아요. 음악과 게임의 통합으로 수익을 창출하는 방법 중 하나는 밴드 및 아티스트와 관련된 스킨과 액세서리를 판매하는 겁니다. 그러기 위해 고유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가 필요해요. 특별한 목걸이, 팔찌, 모자처럼 눈에 띄는 것이 있어야 합니다. 이 모든 것이 수익 창출을 위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덧붙이자면, 아시아의 게임 스튜디오가 미국 시장에 진출하려면 어떤 아티스트와 함께 작업해야 할까? 이런 과제를 추가할 수 있겠죠? 록 밴드와 펑크 밴드의 멤버들이 더 많은 스킨이나 아이템을 만드는 데 도움이 될까요? 그런 의미에서 케이팝은 서양에서 더 시장성이 있다고 봐요.
Q: 이제 이 대화를 매우 심플하게 정리하면, 게임 회사의 음악 비즈니스는 '돈을 버는 마케팅'일 수 있다는 거죠? 그러면 거기서 또 다른 새로운 비즈니스 기회도 찾을 수도 있겠네요.
A: 네, 확실합니다. 초반에 이미 라이엇 게임즈가 100억 스트리밍에 1500만 달러의 수익을 거뒀다고 말했어요. 사실 그것 만으로도 정말 좋은 사업이라고 생각하는데요. 라이엇 게임즈가 했던 것처럼 다른 게임 회사들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예상할 수 있는 총 수익이 5천만 달러 규모라면, 개인적으로도 충분히 투자할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요.
🎰 행운을 빌어요
Q: 케이팝 외에 당신이 특히 관심을 갖고 있는 다른 트렌드가 있나요? 특히 앞으로 게임과 음악이 결합할 가능성이 높은 분야가 있을지 의견을 듣고 싶네요.
A: 저는 음악 팬이라서 음악 트렌드가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공부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래서 최근에는 아프로 팝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타일라 같은 아티스트는 정말 멋지고 매력적이지만, 아직 비디오 게임의 세계에는 들어오지 않았어요. 게임 산업의 입장에서 또 다른 기회가 될 거라고 봅니다.
또 한 편으로는, XG와 같은 일본의 그룹도 흥미롭게 보고 있어요. 사실 제이팝은 여전히 흥미롭습니다. 요아소비, 아타라시 각코처럼 88 라이징이 계약한 일본 아티스트들도 붐을 일으키고 있으니까요. 만약 어떤 게임 스튜디오가 이들과 함께 작업한다면, 문화적인 흐름에 맞춰 올바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생각해요.
Q: 그와 비슷한 사례로, 최근 [데드 데드 데몬즈 디디디디 디스트럭션]이라는 애니메이션이 흥미로웠어요. 만화 원작으로 주연 캐릭터의 성우가 이쿠타 리라(요아소비)와 아노인데, 두 사람이 주제곡을 불렀고, 애니메이션 성우로는 데뷔작이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애니메이션은 이 뮤지션들의 홍보 활동인 동시에 캐릭터 기반의 가상 콘서트와 게임화까지 연결될 수 있으리라고 봐요. 라이엇 게임즈가 추구한 모델과 유사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A: 그 모든 미디어를 하나로 묶을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면 매우 전략적이고 매력적인 플레이가 될 겁니다. 라이엇 게임즈도 [아케인]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새로운 기회를 만들었지만, 그 세계관을 더 구축하는 방법으로 음악과 애니메이션을 더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도 있을 겁니다. 두고 봐야죠.
Q: 마지막 질문입니다. 당신은 최근 Sway라는 컨설팅 회사를 설립했는데, 구체적으로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질문해주셔서 감사합니다. Sway는 게임 스튜디오가 음악 감독 및 아티스트 파트너십을 고도화하는데 도움을 주는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어요. 게임과 음악을 결합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고 싶은 게임 스튜디오에 라이엇 게임즈의 플레이북을 기반으로 여러 전략적 조언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Q: 행운을 빌겠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도 계속 연락하며 의견을 교환하죠. 사업적으로도 서로 도움이 되는 관계가 되면 좋겠어요.
A: 저도 그렇습니다. 정말 고마워요. 사실 더 오래 얘기하고 싶지만 곧 다른 미팅이 있습니다. 11월에는 부산에서 열리는 지스타에 참석할 것 같은데, 그때 또 연락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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