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디너리 지니어스 | 김희수 작가 인터뷰에서 찾은 말들

토요일 오전, 늦잠을 자서 부랴부랴 필라테스를 하러 다녀왔어요. (2월에 무릎 수술을 하고 재활 겸 필라테스를 하고 있어요) 운동을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집 앞 카페에서 커피를 주문하는데 [series;]란 매거진이 있더라고요. 마침 펼쳐진 페이지가 김희수 작가의 인터뷰라서 훑어봤어요. 제 파트너 청이 좋아하는 작가라서 몇 번 전시를 함께 본 적이 있어요. 이야기가 재밌더라고요. 일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특히 좋을 것 같은 인터뷰였어요. 그래서 여러분과 함께 읽고 싶어서 옮겨왔어요. 📻 DJ 차우진

김희수 작가 인터뷰에서 꽂힌 문장들

김희수 작가는 인물화를 그립니다. 경력은 10년 정도 되었고 작년부터 해외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어요. 저는 몇 년 전에 처음으로 이 작가를 소개받아 알게 되었는데요. 그 사이 그림체가 바뀌었더라고요. 인터뷰에는 그 이유도 나옵니다.

김희수 작가의 인터뷰에서 인상적인 문장들을 발췌했어요. 아무래도 저는 '일로서의 창작' 혹은 '작업으로서의 크리에이티브' 같은 개념에 꽂혀 있어서 그의 말도 그런 식으로 이해되었던 것 같아요. 구독자님도 누구보다 자기 일을 잘하고 인정받고 나이 먹어서도 내가 좋아하고 계속할 수 있는 일을 찾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요. 그래서 이런 문장들에 꽂힌 것 같아요.

이런 생각을 하던 그는 "친구들에게 그림을 그릴 거라고 공언하고 다녔다"고 합니다. 그런데 쉽지 않았죠.

저는 이 작가의 실행력에 놀랐어요. 그림을 그리겠다고 생각한 다음 바로 그림을 사고 그림부터 그렸다는 거요. 그리고 직접 인스타그램에서 홍보를 하고 전시를 했다는 것도 놀라웠어요. 아, 그냥 해버리는구나, 그러면 되는구나. 이런 깨달음?

5~6년 하면 되지 않을까?

제가 처음 프리랜서가 되었을 때, 저 역시 비슷한 생각을 했어요. 남들은 '글로 먹고 사는 거 어렵다, 말도 안된다, 불가능하다'고 말할 때 저는 왠지 '나는 될 거 같은데?'라고 생각했거든요. 글만 써서 한 달에 300만원 벌 수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생각이요. 지금 돌아보면 왜 그랬지? 싶기도 하지만 마음 한 구석에선 '나는 다르게 할 수 있고 잘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같은 글을 쓰더라도 내 이름을 걸고 써야 한다고 생각했던 것도 비슷해요. 출판사나 매거진 에디터로 일하면서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들도 많이 봤고, 되게 유명한 광고 감독도 영화감독이 되고 싶어하는 걸 보면서 아, 저렇게 후회하지 말고 내 글을 쓰자고 생각했어요.

친구들의 이야기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는 작가란 마치 딴 세상에 있는 사람들처럼 여기는 경향이 있는데, 아니죠. 그들도 똑같이 뻔한 거 좋아하고 뻔한 거 보고 듣고 읽을 거에요. 다만 주변에 얼마나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느냐가 중요한 거 같아요. 나를 있는 그대로 바라보고 지지해주는 친구들. 우린 결국 이런 친구를 찾기 위해 일하는 건지도 몰라요.

아티스트이 자기 홍보를 폄훼하거나 불편해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저는 결코 동의하지 않아요. 그건 단지 브랜드의 홍보/광고와는 다른 행위라고 생각해요. 홍보가 목적이라기보다는 자기 일을 전시하는 과정에서 홍보가 되어버린 것에 가깝다고 봅니다. 물론 그 둘은 미묘하게 얽혀서 구분하기 쉽지 않죠. 그런데 저는 일단 움직이는 사람들이 변화를 만든다고 믿어요. 남들이 해 온 일에 대해 한 마디 섞는 건 너무 쉬운 일이죠. 하지만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건 쉽지 않습니다. 우리는 이런 사람들을 존중해야 해요.

이 대목이 너무 좋아요. 저하고 똑같은 생각이라 더 공감했던 것 같아요. 내가 하는 일을 언제든 그만 둘 수 있다고 생각하면서 일하는 게 중요하다고 믿습니다. 내가 하는 일에 인생 같은 걸 걸지 말고, 일단 해보는 거요. 그렇게 쌓인 커리어에서 책임, 역할, 위치 등을 인식할 수 있으면 더 좋겠고요.

김희수 작가는 자기 그림을 고집하는 게 아니라, 사람들과 섞이고 싶어한다는 생각을 했어요. 이건 매우 다른 건데요. 어떤 작가는 자기 고집을 끝까지 밀어붙이고, 어떤 작가는 사람들 속에서 행복함을 느끼기도 하겠죠. 나는 어떤 사람인가 생각해봤어요. 그 둘이 대충 섞여 있는데, 어쩌면 저는 후자에 가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사람들의 반응을 예민하게 살피는 일. 고객 커뮤니케이션? ^^ 뭐라고 부르든, 어쨌든 자기에게 거짓말하지 않는 것을 우선에 두고 변화하는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일로서의 창작'은 매우 중요하다는 생각을 다시 했어요. '8시간을 그려야 작가가 됩니다'라는 말은 그런 시간을 거친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얘기고, 그걸 따라하는 것도 대단하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리고 '한국의 젊은 작가'를 검색해봤다는 것도 인상적이에요. 그렇지, 다들 비슷하게 행동하는데, 거기서 답이 나오지 않아서 굉장히 다양하게 찾아다녔나보다. 저는 그게 '리서치'라고 생각해요. 리서치는 뭔가 해보려는 사람이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고요. 어, 비슷하네.  

우리는 모두 평범함 가운데 비범함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믿어요. 그런 점에서 김희수 작가는 오히려 대단하면서도 평범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됐습니다. 아침부터 기분 좋게 읽은 인터뷰.

구독자님도 김희수 작가처럼 자기만의 주파수를 찾는 시간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응원하고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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