죄송합니다. 제목에 어그로적인 요소가 좀 담겨있습니다. "상위 1%"라는 말에 대부분 경제적인 측면을 보게 됩니다. 상위 1%의 의사, 상위 1%의 작가, 상위 1%의 가수, 상위 1%의 천재,... 결국 상위 1%의 부를 누리게 된다는 의미이니까요. 그런데 돈을 빼고 생각한다면 상위 1%의 의미는 많이 다르게 다가옵니다.
지금 당장 상위 1%가 될 수 있습니다.
상위 1%란 의미는 무엇일까요? 사회적, 경제적 등수를 빼고 생각하면 감이 잘 오지 않습니다. 누군가 종이 접기로 주전자를 만들어서 실제로 물을 담아 먹는다면 그는 상위 몇% 일까요? 욕 안 하고 말싸움에서 이길 수 있다면 상위 몇% 안에 들 수 있을까요? 각종 기네스 기록이 있습니다. 말도 안 되는 이상한 분야의 1등이 기록되어 있죠. 그들 모두 상위 1% 안에 든다고 말할 수 있지 않을까요? 물론 그런 것들로 상위 1%에 들고 싶지 않을 겁니다. 그런데 그것을 아시나요? 어떤 것이라도 상위 1% 안에 들게 되면 의외로 기분이 매우 좋습니다.
저는 꿈에 그리던 행동을 드디어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집 밖을 나가서 아무 곳에나 자리를 잡고 보이는 것을 드로잉 하는 것입니다. 아웃도어 드로잉(Outdoor Drawing)이죠. 결과물은 대부분 엉망입니다. 시시각각 변하는 상황과 주위 환경으로 드로잉을 하는데 너무 많은 변수가 생기죠. 누가 볼까 창피함도 커서 빨리빨리 그리게 됩니다. 시간에 쫓기는 그림은 잘 나오기 힘듭니다. 그만큼 실력이 받쳐주어야 하는데 저는 아직 실력이 모자랍니다.
그런데 짧은 기간 동안이지만, 아웃도어 드로잉을 하면서 한 가지 발견한 사실이 있습니다. 그 넓은 공간에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이 나 혼자라는 사실입니다. 장소나 시간에 관계없이 그림을 그리고 있는 사람은 제가 유일했습니다. 그 공간 안에는 산책하는 사람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들은 상위 몇% 일까요?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도 많습니다. 그들은 상위 몇% 일까요? 야외에서 산책하다 말고 자리에 앉아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는 사람은 상위 몇% 일까요?
장담합니다. 집 밖에서 아름다운 풍경을 그림으로 옮기는 사람은 상위 1%에 듭니다. 놀라운 것은 잘할 필요도 없습니다. 거의 아무도 안 하니까요. 대한민국 국민들 중 1%만이 야외에 나가서 그림을 그릴 것입니다.
아무도 안 하는 짓을 나 혼자 하고 있을 때 짜릿함을 느낀 적이 없나요? 저는 지금 아웃도어 드로잉을 하면서 느끼고 있습니다. 창피하기도 하지만 희열도 있습니다. 그리고 내 생애 처음으로 상위 1%에 속했습니다. 부자 상위 1%에 속하는 것이 더 좋겠지만, 대한민국에서 아웃도어 드로잉을 하는 1%에 들어간다는 사실이 왜 더 뿌듯하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상위 1%가 되고 싶다면 펜 하나, 종이 한 장 들고 집 밖을 나가서 그림을 그리세요. 점 하나만 찍어도 당신은 상위 1%에 들어가게 됩니다. 주위를 둘러보세요. 그림을 그리는 사람이 없습니다. 당신이 유일한 그림 그리는 사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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