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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편지

2023년 12월 15일

2024.12.15 | 조회 11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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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항해, 세일링 요트 이야기

요 며칠은 우리 호라이즌스호 수리 때문에 정신없이 지내다 보니 이제야 편지를 쓰네요. 멕시코로 미뤄둔 수리 목록은 끝이 없지만, 가장 시급한 것은 엔진 부란자입니다.

열받는 사실 하나는, 바하나발 마리나가 외부 기술자 출입을 엄격하게 금지한다는 점입니다. 조선소 부속 마리나이기 때문이죠. 이걸 계약할 때 말해줬어야죠! ...하고 강렬하게 항의도 해봤지만, 가볍게 어깨 한번 으쓱하고 나몰라라 하는 멕시코인 특유의 태평한 태도에 분노 지수만 높아졌습니다. 비싼 가격을 감수하고 조선소에 수리를 맡긴다고 해도 오랜 대기 시간이 있습니다. 알고 보니 마리나에 장기 계류하는 배 상당수가 수리를 기다리며 강제 장기계류 중이더군요. 그래서 정석대로 하는 것은 포기하고, 외부 기술자를 몰래 이불 뒤집어 씌워서라도 마리나에 잠입시키는 방향으로 수소문을 했습니다. 그러나 '부란자를 수리하는 곳을 아는' 어중이 떠중이들만 수없이 만났습니다. 특히나 영어를 좀 한다는 멕시코인들에게선 바가지 냄새가 심하게 났습니다. 돈을 더 써도 확실하게 수리만 된다면 모르겠지만, 이런 어중이 떠중이들을 믿을 수가 있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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