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으로 보는 2026년 2분기 스타트업

스타트업 전문 채용 컨설팅사인 Candid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2026년 2분기 스타트업 시장을 되돌아봤습니다.

2026.07.01 | 조회 1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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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ndid

채용을 하기 위해서는 생각보다 많은 돈과 시간이 필요합니다. 따라서 채용이 얼마나, 어떻게 되는가를 보게 되면 시장이 어떤지를 볼 수 있습니다.

본 콘텐츠는 스타트업 전문 채용 컨설팅사인 Candid의 자체 데이터를 바탕으로 작성되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아래 내용을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1. Candid의 주 고객사는 스타트업입니다.
  2. 기준이 되는 '채용 협업 요청'은 '헤드헌팅' 뿐만 아니라 HR 컨설팅, 채용 브랜딩 컨설팅 등을 모두 포함한 수치입니다.
  3. 세부 수치나 내용은 공개가 어려운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한 분기 만에 1위가 바뀌었다

1분기 데이터에서 개발과 마케팅 직군에 대한 채용 니즈는 사실상 동률이었습니다. 그 뒤를 BD(사업개발)가 잇고 있었습니다. 즉 돈은 제품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만들어진 제품을 키우는 사람에게 흐르고 있었습니다.

한 분기 만에, 그 흐름이 뒤집혔습니다.

2분기 직군별 분포를 보겠습니다. 개발이 마케팅을 다시 앞질렀고, 그 뒤를 BD가 따랐습니다. 개발이 단독 1위로 올라왔습니다.

절대적인 숫자로 보면 개발은 70%가 넘게 늘었습니다. AI/데이터는 약 45%, 프로덕트(PO/PM)는 약 50% 늘었습니다. 제품을 직접 만드는 세 직군이 한꺼번에 뛰었습니다.

직군1분기 전체 대비 비중2분기 전체 대비 비중
개발17.7%24.1%
마케팅17.1%21.7%
사업기획/전략(BD)15.2%10.3%
AI/데이터7.0%7.9%
프로덕트(PO/PM)6.3%7.4%

더 많은 자리, 더 작은 티켓 📉

방향 뿐만 아니라 채용의 모양 자체가 바뀌었습니다.

전체 포지션은 약 30% 늘었습니다. 의뢰 기업도 약 30% 늘었습니다. 더 많은 회사가, 더 많은 자리를 열었습니다. 분위기만 보면 채용 시장이 풀린 것처럼 보입니다.

그런데 포지션 당 평균 예산은 약 15% 줄었습니다. 자리는 늘었는데, 자리당 가격은 내려갔습니다.

연차 분포가 이유를 설명합니다.

미들(4~8년차) 자리가 늘었습니다. 시니어(9년차 이상)는 약 50% 늘었습니다. 반면 C레벨은 약 30% 줄었고, 매니저는 사실상 제자리였습니다. 무게중심이 임원에서 실무자로 내려왔습니다.

연차별 비중을 보면 무게중심이 어디에 있는지 드러납니다.

연차1분기 비중2분기 비중
0~3년차7.0%6.9%
4~8년차41.8%43.8%
9년차 이상51.3%49.3%

직급으로 보면 이렇습니다.

직급1분기 비중2분기 비중
실무자(IC)71.5%77.8%
Manager (Lead 포지션)16.5%13.3%
Director (Head 포지션)5.7%5.4%
C-Level6.3%3.4%

실무자(IC) 비중은 커지고, 임원(Manager 이상)은 줄었습니다. 자리는 늘었지만 자리당 가격은 내려갔고, 무게중심은 임원에서 실무자로 이동했습니다.

1분기 한 K-뷰티 기업은 혼자서 십수 개 포지션을 의뢰하며 C레벨부터 주니어급까지 한 번에 찾았습니다. 반면 2분기의 패턴은 다릅니다. 팀을 새로 짜는 게 아니라, 지금 돌아가는 제품 사이클에 즉시 투입될 한 사람을 찾고 있습니다.


가장 예산이 높은 포지션은 '만드는 사람'이다

여기서 1분기와 가장 극적으로 갈리는 지점이 나옵니다. 돈이 어디로 가는가.

1분기에 가장 예산이 높았던 포지션은 한 AI 기업의 전략 포지션이었습니다. 기술을 만드는 사람이 아니라, 사업을 설계하는 사람에게 큰 투자를 했습니다.

반면 2분기의 최대 예산은 달랐습니다.

AI 기업의 ML 리서치 사이언티스트/엔지니어와, 이 팀을 이끄는 매니저를 나란히 억대 연봉으로 동시에 찾았습니다. "데이터가 AI의 성능을 결정한다"는 한 문장이 채용의 출발점입니다.

한 AI 에이전트 기업은 미들급 엔지니어 한 명에 미들 연차로는 이례적인 최상위 금액을 책정했습니다. 전체 데이터에서도 손꼽히는 수준입니다. 이 포지션의 미션은 모델을 넘어 전사 AI 에이전트의 두뇌를 설계하는 것입니다.

1분기엔 '무엇을 할지 설계하는 사람'에게 예산이 가장 높았습니다. 하지만 2분기엔 'AI를 직접 다루는 사람'이 가장 비쌉니다. 같은 AI라는 단어 안에서, 시장의 지갑이 한 칸 안쪽으로 이동했습니다.

1분기2분기
가장 비싼 자리AI로 사업을 설계하는 '전략가'AI를 직접 만드는 '엔지니어'
돈의 방향전략빌드(모델, 인프라, 데이터)

이건 한국만의 모습이 아닙니다. 미국에서도 기업 리더의 45%가 AI, 머신러닝을 최우선 투자 영역으로 꼽았고, AI, 머신러닝 엔지니어의 중위 연봉은 17만 달러를 넘었습니다(CIO). 국내 AI 채용 공고는 5년간 112% 늘었고(잡코리아), 스타트업 안에서 AI, 데이터 직군 비중은 15%에서 34%로 뛰었습니다(코드트리). 그리고 2025년 중반을 저점으로 소프트웨어 개발자 공고 자체가 약 15% 반등했습니다(FRED, Indeed). 개발 수요가 죽은 게 아니라, 모습을 바꿔 돌아오고 있습니다.


Product Engineer의 등장

2분기에 두드러진 또 하나의 단어가 있습니다. '제품(Product)'이 붙은 엔지니어입니다.

한 스타트업은 'AI Native 조직으로의 전환'을 내걸고 Product Engineer를 억대 연봉에 찾았습니다. JD의 표현이 명확합니다. '기획서를 구현하는 사람이 아니라, 제품-기술-운영을 End-to-End로 소유하는 풀스택 실행가'를 찾고 있습니다.

또 다른 스타트업은 '제품화, 표준화 단계로의 전환'을 이유로 Physical AI 리드 엔지니어를 억대 연봉에 찾았습니다. 단순 로봇 제어가 아니라 '로봇이 스스로 작업을 수행하는 지능'을 만드는 자리입니다. 흩어진 AI, 제어, 기구 엔지니어를 하나의 제품으로 묶을 사람을 원합니다.

이러한 흐름엔 '프로덕트 엔지니어'라는 이름이 붙기 시작했습니다. 제품 매니저와 풀스택 엔지니어를 합친 직군입니다. 아이디어부터 배포까지 최소한의 감독으로 혼자 끌고 가고, 유지율, 전환율 같은 지표에 직접 책임을 집니다. AI가 주니어가 하던 디버깅과 단순 기능 구현을 흡수하자, 시장은 "AI를 워크플로우에 넣고 제품 수준의 판단을 내리는 사람"으로 수요를 옮겼습니다.


CMF 관점에서: 시장의 '문제'가 바뀌었다

CMF의 첫 번째 축은 Problem입니다. 시장이 지금 풀고 싶어 하는 문제가 무엇인가.

1분기의 문제는 "어떻게 키울 것인가"였습니다. 제품은 있고 투자도 받았으니, 이제 사업으로 만들 사람, 재무, 해외 확장, BD가 필요했습니다.

2분기의 문제는 "무엇을 어떻게 만들 것인가"로 되돌아왔습니다. AI라는 변수가 제품의 정의 자체를 흔들면서, 기업들은 다시 빌드 사이클로 들어갔습니다. 그래서 개발, AI, 프로덕트가 뛰었고, 그 위에 돈이 붙었습니다.

다만 주의할 게 있습니다. 이건 "개발자면 다 된다"는 신호가 아닙니다.

가장 수요가 많은 개발 직군이, 동시에 매칭은 가장 안 되는 직군입니다. 2분기 개발 포지션엔 가장 많은 지원자가 몰렸지만 채용 성사율은 평균보다 낮았습니다. 반대로 지원자가 적은 영업 직군과 AI/DATA 직군에 성사율이 더 높기도 했습니다.

시장이 사는 건 '개발자'라는 직함이 아닙니다. 시장이 사는 건 'AI를 도구로 쓰며 제품 수준의 판단을 내리는 미들, 시니어 실무자'라는 아주 구체적인 사람입니다. 같은 백엔드 개발자라도, AI를 워크플로우에 녹였는지 아닌지가 거의 두 배에 가까운 연봉 차이를 만듭니다.

연차도, 직군도 답이 아닙니다. 문제 해결 역량이 답입니다.


마무리

서치펌 데이터는 시장의 체감 온도가 아니라 시장의 현실적인 지갑 사정을 볼 수 있는 보조 지표라고 생각합니다. 그 지표에서 한 분기 만에 "키우는 사람"에서 "만드는 사람"으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더 많은 자리를 열되, 더 작은 티켓으로, 더 구체적인 한 사람을 찾는 방식으로요.

다만 잊지 말아야 할 게 있습니다. 이 숫자는 '열린 자리(수요)'이지, '채워진 자리'가 아닙니다. 시장이 돈을 쓰겠다고 마음먹은 방향일 뿐, 그 돈이 누구에게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질문은 이렇게 돌아옵니다.

시장은 다시 '만드는 사람'을 찾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나는, 그 시장이 말하는 '만든다'의 정의에 맞는 사람일까요? 아니면 3년 전의 '만든다'에 멈춰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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