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p.84] 먹방의 변화, 다음 콘텐츠는 어디에?

2026.09.22 | 조회 15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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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인하랑

안녕하세요, 파인하랑입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에서는 핫한 이슈로 떠오른 유튜브와 먹방 크리에이터에 대해서 다뤄볼까 합니다.

 

최근 먹방, 다이어트 크리에이터들의 수익 중단과 영상 삭제 소식이 전해지고 있습니다.

유튜브의 섭식장애 관련 정책이 적용되는 범위를 두고 현재 상황을 먹방 전체에 대한 규제로 볼 수는 없지만, 유튜브의 정책이 섭식장애를 조장하거나 모방 위험을 유발하는 콘텐츠 등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앞으로 어떤 콘텐츠를 만들어야 할지 크리에이터들의 고민도 커지고 있는 듯 보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먹방 크리에이터의 '다음'을 함께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늘 음식이 차려져 있던 식탁에서, 그 음식이 만들어지는 주방으로 자리를 옮겨보는 겁니다. 먹방으로 영향력을 키워온 크리에이터가 자신이 먹고 싶은 음식을 제안하고, 그것을 만드는 과정에 참여하는 것입니다.

 

먹방 콘텐츠에는 각자의 취향이 쌓여 있습니다.

유독 자주 찾는 음식, 좋아하는 식감, 즐겨 곁들이는 소스와 조합이 있습니다. 이를 지켜본 시청자에게는 그 사람이 어떤 음식을 만들고 싶어 할지, 자신의 취향을 담은 한 접시를 어떻게 완성할지가 새로운 궁금증이 될 수 있습니다.

 

상품 개발에 참여하는 협업은 이미 익숙한 협업의 한 형태입니다.

GS25는 올해 3월 쯔양과 ‘대식가 시리즈’를 발표하면서, 상품 기획부터 레시피 개발과 시제품 평가까지 함께했다고 밝혔습니다. 먹방 크리에이터가 F&B 협업에 참여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좋은 사례이지만, 이번에 파인하랑의 뉴스레터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과는 다소 거리가 있습니다.

 

기존의 먹방 크리에이터와 F&B의 협업에서 더 생각해보고 싶은 것은 개발 과정 자체를 시청자가 따라가고 싶게 만드는 기획입니다. 예를 들어 면 요리를 즐기는 크리에이터가 평소 바라던 한 그릇을 만든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좋아하는 면의 굵기와 식감, 국물의 농도, 곁들일 재료를 이야기하고, 식품 개발자나 요리사가 이를 구현합니다. 첫 시제품에서 아쉬웠던 점을 짚고, 조합을 바꾸고, 다시 맛보는 장면이 이어집니다.

 

물론 먹방크리에이터가 요리의 전문가는 아닐 수 있기 때문에, 고집한 재료가 다른 재료와 어울리지 않을 수도 있고, 전문가의 제안으로 예상하지 못한 맛을 발견할 수도 있습니다. 무엇을 바꾸었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가 드러나면, 마지막 시식 장면에는 그동안 지켜본 과정에 대한 기대가 더해집니다. 시청자는 완성된 음식을 보며 ‘나도 한번 먹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갖게 될 수 있습니다. 또한 유튜브가 규제하고자 하는 섭식장애 이슈에서도 벗어날 수 있죠.

 

이때 주방은 식당이나 식품회사의 개발실에 국한되지 않고, 기획의 방향에 따라 자연스러움을 돋보이게 할 수 있도록 식재료를 수확한 산지, 여행지의 숙소, 매일 식사를 준비하는 집 안으로도 생각해 볼 수 있습니다. 음식이 만들어지는 상황이나 배경, 그리고 그에 어울리는 장소를 따라가면 협업할 수 있는 업계도 넓어집니다.

 

평소 감자 요리를 좋아하던 크리에이터라면 생산지를 찾아 재배자의 이야기를 듣고, 그곳의 식재료로 먹고 싶었던 요리를 만들어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지역의 식재료와 사람이 한 끼에 담기는 콘텐츠로써, 지역이나 생산자에게는 자기 음식의 배경을 보여주는 기회가 되고, 시청자에게는 그 맛을 경험하러 가보고 싶은 동기부여를 줄 수도 있죠.

 

주방 가전이나 조리 도구를 주로 하는 브랜드와도 연결해볼 수 있습니다.

겉은 바삭하고 속은 촉촉한 요리를 만들고 싶다면 도구의 선택, 온도와 시간, 조리 방식에 따라 결과가 어떻게 달라지는지 직접 시도해 보는 겁니다. 원하는 맛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제품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자연스럽게 드러날 수 있고, 크리에이터의 구체적인 취향이 더해져 그 제품을 사용하는 이유도 분명해집니다.

 

호텔이나 숙박 공간에서는 그곳에서 먹고 싶은 한 끼를 함께 기획할 수 있습니다.

여행지에서 맞는 아침이나 늦게 도착한 날의 저녁처럼, 머무는 상황에서 출발하는 방식입니다. 크리에이터가 생각한 이런 것들이 메뉴로 나오면 어떨까 하는 생각을 덧붙여 셰프와 메뉴를 만들어보고 실제 공간에서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면, 음식에 대한 관심이 그 곳에 머무는 경험으로도 이어질 수 있습니다.

 

이처럼 협업을 구체화할 때는 크리에이터가 평소 보여준 취향과 브랜드가 전하고 싶은 가치가 만나는 지점을 찾아야 합니다. 식재료의 특징을 알리고 싶은 생산자, 조리 성능을 보여주고 싶은 가전 브랜드, 기억에 남는 식사를 제공하고 싶은 공간은 각각 함께 만들 이야기가 다릅니다. 여기에 어울리는 크리에이터와 음식, 레시피를 더하면 협업의 이유가 자연스러워질 수 있습니다.

 

앞서 말했듯 크리에이터가 요리 전문가가 아닐 수 있기 때문에, 모든 조리 기술이나 개발 전문성을 기대할 필요는 없습니다. 자신이 좋아하는 맛을 설명하고, 궁금한 것을 묻고, 직접 시도하며 의견을 보태는 역할로도 충분히 이야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각 분야의 전문가와 만나는 과정에서 기존 먹방에서는 보기 어려웠던 모습이 드러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물론 만드는 장면을 넣는 것만으로 콘텐츠가 달라지는 것은 아닙니다.

끝내 얼마나 많이 먹는지가 영상의 절정이 된다면 변화의 폭은 작을 것입니다. 재료를 고르는 순간, 원하는 맛이 나오지 않아 다시 시도하는 순간, 서로의 의견으로 음식이 달라지는 순간 등 다양한 관점에서 볼거리가 있어야 합니다. 먹방으로 쌓아온 음식에 대한 관심과 시청자와의 관계는 이런 변화를 계기로 또 다른 기획의 출발점이 될 수 있습니다.

 

먹방이 흔들리는 지금, 다음 콘텐츠는 주방에 있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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