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올해 초에 발행된 '연착'에 대한 메일을 기억하시나요?
그 메일은 주제를 살리고 싶은 욕망(!) 때문에, 실제로 메일을 오 분 늦게 발송했는데요, 이번에는 하루 늦게 메일을 보내 드립니다. 메일을 기다리고 있으실 마음을 정면돌파(!) 하는 마음으로 그렇게 하는 거라면... 좋겠지만, 그냥 편집하고 메일 보내는 제가 확인을 못 했기 때문입니다... 이런 실수를 하다니. 정말 프로답지 못하네요. 이번주 월요일은 무탈하셨나요. 화요일은 잘 보내고 쉬고 있으신가요. 멋진 수요일을 보내시길 바랍니다. 전 이번주엔 좀... 꼼꼼한 사람이 되어보겠습니다.
이번주에도 감사드려요.🥺
마토입니다.
혹시 아직도 시를 사랑하시는 분이 있으신가요? 저는 '시를 써서 대학에 가겠다'는 (막상 글로 써놓고 보니 상당히 1900년대 초반의 이야기 같은...) 마음을 먹은 순간부터 '낯설게 하기'라는 단어를 많이 들었습니다. 시에서만 쓰는 이야기는 아니지만, 유독 시를 쓸 때는 더 많이 이야기하는 말 같아요. (교수님께는 죄송하지만, 시인들은 참 유난입니다.)
글을 쓸 때 무언가를 '낯설게' 하는 방법은 쉬운 것 같으면서도 너무 어렵습니다. 내게 익숙한 것들을 아주 낯선 단어들로, 그렇지만 너무 정확한 묘사로 적어서 내라니. 그리고 대학에 가고 과제를 내고 제대로 못하면 '정신 좀 차리라'니.
이 년 전 겨울, 시를 써야 하는 제게 주어진 주제어가 '뒷모습'이었던 기억이 나요. 제가 잘 모르겠다고 하니, 제 두 학번 선배이자 과외선생님은 이렇게 말했어요.
"민영아, 그냥 주제어를 정면으로 바라봐. 제대로 똑바로 봐."
주제어가 뒷모습인데 뒷모습을 정면으로 바라보라니. 황당하기 그지 없는 대화를 사당역 카페베네에서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중요한 건 그 말이 통했다는 거예요. 십 분간 '뒷모습'이라는 단어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난 이후에 정말 괜찮은(자화자찬이에요ㅋ) 시를 완성했어요. 신기하죠?
뭐든 제대로 보면 제대로 완성하게 되는 게 시의 세계라고 생각해요. 그렇다면 정면이라는 주제에 (네 명 중 유일하게 시를 쓰는) 제가 인삿말을 쓰게 된 게 어쩌면 다행인 것 같습니다. 음, 네. 맞아요. 솔직히 인삿말을 쓰는 건 어려웠지만, 원래 재미있는 건 다 어렵습니다.
그래서 무슨 말이 하고 싶냐고요?
...시를 조금만 더 사랑해주시겠어요...?
저 오늘 카메라 당근하고 왔습니다. 날씨가 엄청 좋더라고요.
이 좋은 날씨에 카메라 들고 나가서 회식을 할 생각에... 회식하는 언니들을 찍어서 톡방에 보내고 그 순간을 사랑할 생각에 마음이 깊게 들떠요. 물론 개강을 했지만요, 9월은 좀... 그런 달입니다. 싫고 좋고, 좋고 싫고. 다들 9월을 최대한 즐기시길 바랍니다.
무화과도 많이 드시고요.
얘, 가을 무화과가 달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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