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이 조금 쌀쌀해졌고 해가 조금 일찍 인사를 하는 계절에서 무탈하신가요?
매주 월요일에 소식을 전한다는게 이번주는 뭔가 더 기쁘네요.
아마도 날이 추워지면서 온기의 빈자리를 채우는 서늘함 때문이겠죠.
저는 어렸을 때부터, 빛이라는 물성을 좋아했어요. 조그마한 빛으로도 두려움을 이길 수 있게 해주었고
그러한 일들이 어딘지 모를 따뜻함을 느끼게 했던 것 같아요.
어렸을 적에 대학로에서 조명오퍼로 일한 적이 있었는데, 모든 빛을 끄고나서 깜깜해진 공연장에서 몇개의 작은 빛들로
등장인물들을 비추어주면 극이 시작되고 끝나는 것을 도울 수 있음에 어떤 사명감을 갖고 잘 해내고 싶은 마음이 들기도 했어요.
10월이 되도록 아직 온전하지 못한 계절에 한해를 마무리 하는 시간들이 유독 짧게 느껴지는 것 같은데
이 글을 읽고 계신 분들의 마음과 사연도 궁금하네요.
가끔 어느 날 메일링 잘 받아보고 있어요 하고 웃어주시는 분들을 만나면 가쁜 일상 속에서 한번씩 깊은 포옹을 받은 느낌이 들어요.
우리의 만남이 포개어지는 만남이 되길 바라요.
추워진 날씨를 핑계로 인사를 전해요. 함께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하루하루가 작은 여빛으로도 이어가고싶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항상 자유와 사랑과 용기가 가득하길 바라요.
자유가.
저는 얼마간... 빛이 두려운 것 같아요. 제 방엔 지난 두 달간 전등이 나가 있었는데, 그 전등을 가는 기사님이 얼마 전 집에 방문하셨거든요. 이후로는 방에서 옷을 갈아입는 게 무섭습니다.
혹시 공감하시는 분이 있다면... 좋겠습니다.
저는 제가, 조금이라도 빛이 있는 공간에서의 제가, 거기서 누군가의 눈에 내가 보일 거라는 사실이 늘 무섭거든요.
그것때문에 많은 것을 놓치는 요즘입니다.
무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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