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작년에 오른팔에 그림을 세 개 그렸어요.
제일 처음 한 건 토마토 두 개였고요, (제 정체성이죠!) 그 다음엔 친언니와 화해와 싸움을 반복하며 그렸던 거북이였는데요, (언니는 해파리를 그렸어요.) 두 가지 타투는 모두 색깔이 있고, 반팔을 입으면 언뜻 보일까 말까, 겨울엔 보기 힘든 자리에 있지만요, 금붕어 두 마리를 그린 (두 마리가 무한히 돌고 있을...) 그림은 제 팔뚝에 있어요. 여름엔 당연하고, 겨울에도 소매를 걷으면 볼 수 있는 자리에요. 색깔이 없어서 마치 용 문신 같기도 하고... 사실 색깔 있는 그림이 좋아서, 그 위에 무언가 덧칠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 종종 문신 도안들을 찾아봐요.
금붕어에 무언가 덧붙인다면 그건 빗물의 모양, 색깔, 질감을 닮아 있을 것 같다는 예감이 듭니다. 저희 엄마는 싫어하겠죠.
작년의 제가 물과 함께 하는 것들을 가져다 붙여 두어서, 올해 비를 이렇게 많이 맞는 걸까요? 지난 주 화요일에 우산 없이 집을 나섰는데 사납게 하루 종일 비가 오더라고요. 초광 언니가 다정하게 우산을 씌워 주고, 자유 언니가 역까지 차를 태워줬습니다. (그녀는 자차를 모는 멋진 '어른'입니다...)
저는 비 오는 날을 싫어하지만, 비는 때로 다정함을 깊게 품고 땅 아래로 떨어지기도 합니다. 그리고 수많은 고민 끝에 날씨를 뒤바꾸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고요. 이맘때 즈음의 비는 너무 자잘해서 저는 늦가을을 좋아해요. 비가 몇 번만 더 내리면 곧 겨울이 될 거예요.
자잘한 비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시고, 떨어지는 비를 조금만 맞아주시길.
그러다가 다정도 베풀어 주시고요.
오늘 인삿말은 대체 뭘 쓴 건 지 감이 잘 안 잡힙네요.
오랜만에 소설 두 편인 것 같네요. (아닌가?)
저는 요즘 이야기를 적는 게 재미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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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그그 뭐더라' 팀이 단행본을 준비하고 있어요! 곧 소식 전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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