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딤섬입니다~!
저는 검정 옷을 자주 입습니다. 머리도 염색하지 않은 아시안 헤어의 기본값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헤드셋도 무슨 색을 살까 하다 결국 가장 무난한 검정을 골랐죠. 매일 들고 다니는 공책들도 모두 검정이에요. 검정은 무난합니다.
그런데 어쩐지 검정을 선택함으로 어떤 것도 선택하지 않으려는 제 마음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해요. 저는 해야 할 선택이 너무도 많은 이 시대에서 조금은… 무난해지고 싶거든요. 종종 군중 속에 숨어버리고도 싶답니다.
그런데 그런 생각이 꼭 문제가 되진 않다고 생각해요. 바닥에 떨어진 검은 티셔츠를 대충 주워 입고 나가면 더러운 게 묻어 있어도, 떡볶이를 먹다 흘려도 눈에 띄지 않잖아요? 비슷하게요, 누구나 할 법한 무난한 선택이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한다면, 그거로 괜찮다고 생각해요. 우리 너무 눈에 띄게 살 필요는 없잖아요 ~,~!
게다가 검정, 꽤 세련되지 않았나요?
이번주도 무탈하신가요.
사실 '검정'이라는 주제는 썩 쉬운 주제가 아니었습니다. 포스터의 색깔을 정하는 데에도 평소보다 1분 정도(!) 더 걸렸어요. 이 주제 누가 냈냐 하고 혼자 성질도 부리고요.
미래사회를 배경으로 한 넷플릭스 사이버펑크 드라마를 보면, 세상이 온통 네온빛으로 빛나잖아요. 그 사이에서 무채색 옷을 입은 주인공이 쓸쓸히 걸어가고요. 그런데 2024년이라는 미래적인 숫자를 매달고 있는 지금은, 네온사인으로 반짝 빛나는 어두운 실내가 아니라, 너무 밝아서 모든 색이 가려지는 실외의 시대가 아닌가 싶습니다.
그래서 검정이 어려운가봐요...
눈을 감고 불을 끄면 검정이 됩니다. 세상에서 온전히 밀려난 색깔, 그럼에도 무언가를 상상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는 색깔.
다른 것보다 이번 주제를 무사히 밀어냈음에 저는 안도하며 잠들어야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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