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딤섬입니다.
날 닮은 너~ 너 누구야~ (drop)
저는 닮은 사람이 꽤 많은 편입니다. 외국인도 몇 명 있고, 여자도 있고 남자도 있어요. 대충 생각나는 사람만 해도 한 다섯은 되네요. 마주치면 죽지 않을까 생각도 해봤는데, 막상 마주쳐도 죽진 않더라고요.
그런데 사실 제가 그들을 정말 닮았다고 생각하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에요. 항상 느낀 게... 저는 거울을 볼 때 항상 제 정면을 보거든요. 근데 그들은 제 얼굴의 여러 면을 닮았겠죠. 그래서 저와 닮았다고 하는 사람들을 보다 보면 세상에서 내 얼굴이 가장 낯설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내가 볼 수 없는 건 내 얼굴만이 아니겠죠. 나의 무의식, 나의 사소한 습관들, 나의 행동들을 나는 모두 볼 수 없어요. 하지만 우리가 누군가를 관찰하다 보면 상대의 사소하고 무의식적 습관과 숨겨진 얼굴을 확인할 수 있죠. 그 시선 속에서 나를 다시 발견할 수도 있고요. 그리고 그런 시선은 모두 다정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해요.
우리가 예술을 향유하는 것은 누군가의 숨겨진 얼굴을 보고, 자신의 숨겨진 얼굴을 보이기 위함이 아닐까요. 거울로만은 볼 수 없는 내 모습을 보기 위해... 거울이라는 주제에서 너무 거창한 인사말을 뽑아내는 것 같지만... 아무튼 정말 그렇게 생각합니다.
우리 거울을 아주 조금만 틀어볼까요.
저는 저를 꾸미는 데 별 관심이 없는 편인데요, '아, 요즘 거울을 안 봤네?' 그런 생각이 들어야 겨우 한 번 제 얼굴을 보는 것 같아요.
그제야 알게 되어요. 내가 나를 얼마나 돌보지 않았는지.
어쩌면 거울에 비친 수많은 나는 돌보지 못한 수많은 시간대의 내가 아닐지...
그런 말도 안 되는 생각이 들어요.
내일이 추석이죠. 우리 서로를 잘 돌보는, 서로를 해치지 않는 연휴를 보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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