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당을 운영하는 남편에게 배우는 네트워킹 스킬

구독자님 한 주 동안 잘 지내셨나요?

기~~~인 연휴를 앞두고 있으니 조금만 더 힘내세요. 😊

남편은 주위에 소위 잘 나가는 친구들이 많습니다.

A회사 대표, B회사 임원, 모델이나 배우까지…인맥을 이런 기준으로 평가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는 않지만 본인이 크게 의도하지 않는데 이런 친구들이 많이 생기는 것을 보고 신기했어요. 식당 운영에도 도움이 많이 되고요.

저는 조금이라도 유명하거나 고위급인 분을 만나면 수줍어서 말도 잘 못 걸고, 혹시라도 대화할 일이 생겼다고 해도 그 연을 이어갈 생각도 못하는 편이니까요. (내가 연락해도 돼…?) 그래서 남편이 주위 사람과 어떻게 지내는지 열심히 관찰해보았습니다.

👂디테일에 관심이 많아 경청하고 질문한다

남편은 누가 어떤 주제의 얘기를 해도 호기심이 정말 많아요. 평소 관심있는 영역이 아니어도 집중해서 듣고 꼭 질문을 합니다. 시동생이 비싼 아이섀도우를 샀다고 하니 “무슨 색인데?”하는 걸 보고 정말 놀랐어요. 근데 이게 꾸며낸 호기심이 아니라 정말 궁금한게 많습니다. (같이 사는 사람은 질문에 답하다가 하루가 끝나요 하하하하하하…)

아마 커리어에서 성공하신 많은 분들은, 성공의 과정을 주변에 들려주기를 좋아할 것 같아요. 근데 “음~ 오~ 대단한데요.” 하는 사람보다, “진짜요? 근데 ~~~ 이런 건 어떻게 되는 건데요?”하며 찐으로 궁금해하는 사람을 만나면 자기가 더 도움이 되고 있다고 느끼는 것 같아요.

😏 자존감이 높다

이 부분은 제가 정말 닮고 싶은 부분이에요. ‘난 잘하고 있어. 앞으로 더 잘할 수 있어.’가 아니라, ‘내가 왜 잘해야 돼?’라고 생각해요. 실은 내가 행복해지기 위해 뭐든지 잘 해야하는 것은 아닌데 괜한 의무감을 느끼며 살죠. 저는 일, 커리어,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하루 종일 머리 어딘가에서 계속 걱정하고 있는 것 같아요. 남편의 걱정은 오르는 물가와 물건을 여기저기 어지럽혀 놓는 와이프 뿐입니다.

저처럼 이런 걱정이 많은 분들은 “그거 왜 잘해야 돼요?”라고 말해주는 사람이 옆에 있으면 한번씩 마음을 쉬어가는 느낌일 것 같아요. 그리고 무엇보다 이런 조바심이 없는 사람은 잘나가는 사람을 질투하지 않고 진심으로 축하해주니 신뢰가 가죠.그리고 이런 사람들은 대통령을 만나도 말을 쉽게 걸어요. 잘 나가는 분들도 외로움을 느낄 때는 많지 않을까요? 친근하게 다가와 “000 일 하신다면서요? 그건 근데 어떻게 하는 거에요?” 하는 사람을 만나면 다시 교류하고 싶어질 거에요.

💪🏻믿을 수 있다

저는 남편을 ‘카일러 뱅크’라고 부르는데 모든 남아공 친구들이 한국을 떠날 때 원화가 남으면 꼭 남편에게 맡겨두기 때문이에요. 귀찮아서 투덜거리면서도 관리하며 송금해주는 걸 보며 ‘왜 저러나’ 싶기도 했어요. 왜 다들 제 남편에게 돈을 맡기는 지 친구들에게 물어봤더니 “믿을 수 있는 건 걔 뿐이잖아. 평소에도 10원까지 철저하게 정산하니까” ESTJ인 탓이 있기도 하겠지만 평소에 돈이나 도움을 받은 일에 있어서 철저하게 정산해요. 하지만 반대로 운영하는 식당에 가면 서비스는 잘 안줘요. 😅

교류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서비스를 많이 퍼주는데 가끔씩 애매한 금전 처리가 있는 것 보다는, 서비스는 잘 없어도 뭐든지 철저히 계산하는 사람이 장기적으로는 편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저는 20년 후에는 이런 저런 업무 스킬이 있는 저같은 사람보다, 네트워킹 스킬이 있는 사람이 더 귀해질 거라고 생각해요. 디지털화가 되면서 사람 간의 단절은 더 심화될텐데, AI가 해결해줄 수 없는 ‘휴먼’들만의 영역을 잘 간파하고 해결책을 낼 수 있는 사람이요. 그래서 제 아들은 앞으로 남편을 더 닮았으면 하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