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심 종자로서의 갈증, 모임으로 날려버렸다

난 관심 종자다

2021.05.10 | 조회 51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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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의 심야서재 뉴스레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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낮과 밤이 바뀐 공대생의 모임 운영 이야기 : Episode 1 - 나를 더 나답게 만드는 모임이 있다고?

 

낮과 밤이 바뀐 공대생의 모임 운영 이야기 : Episode 2 - 관심 종자로서의 갈증, 모임으로 날려버렸다

회사에 다니면서도 꾸준하게 딴짓 프로젝트에 가담 중인 나를 보면서 '도대체 왜 그러는 거야?'라고 따지듯 물었다. ‘회사에 만족하지 못하는 거야? 아니면 일하기가 싫은 거야?' 어쩌면 그 이유 때문에 계속 하이에나처럼 이곳저곳을 기웃거리는 건가? 싶었다. 물론 회사에 대한 불만이 적진 않았다. 마치 수억 년 이상, 어떤 극악한 환경일지라도 쉽게 적응하며 진화해나갔던 절지동물의 역사처럼 나는 어떤 회사에서든 처절하게 적응하는 편이었으니까. 다만, 낡은 시스템과 꼰대 같은 문화를 발견하면 가만히 두고 보지 못하는 일종의 싸움닭 같은 기질을 가지고 있기도 했다.

나는 잘못된 것은 어떡하든 고쳐보려 애썼다. 그런 점 때문에 주로 불만 세력으로 낙인이 찍히는 편이 많기도 했다. 주인공이었지만 사실 진짜 주인공이 되지 못하는, 그러니까 그들만의 패거리 문화에는 절대 편입되지 못하는 편이었다. 결국 ‘이곳에서는 미래가 없겠구나,’라는 판단과 함께 그곳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결론만 늘 신속하게 내렸다. 아무튼 회사가 지닌 문제는 여전히 고쳐지지 않았고 내가 일한 만큼 인정도 받지 못했으니, 문제는 문제대로 남아있고 나는 더 불만 종자로 낙인이 찍힐 수밖에.

나는 어떤 회사에 입사하든 사람과 분위기에 적응하지 못했으니까. ‘회사에서는 내가 주인공이 되지 못하겠구나.’라는 생각, “이곳에서는 미래가 없겠구나”,라는 생각 때문에 늘 퇴사만 꿈꾸며 살았다.

나는 아마도 사람들에게 늘 돋보이는 사람이 되고 싶었나 보다. 어쩌면 ‘이번 생에는 회사원으로써 사람들에게 널리 인정받지 못하겠구나’라는 깨달음을 일찌감치 얻은 것. 노력해도 안 되는 것은 절대 안 된다는 현실적인 결론을 얻었달까. 물론 될 때까지 노력하면 한계를 뛰어넘을 수도 있겠지만, 언제까지 노력에만 매달리겠나. 그것도 메타 인지가 꽤 높았다고 봐야 될까?

그때 찾은 작은 해답이 ‘독서’였고 ‘글쓰기’였다. 두 가지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가다, 모임도 직접 열었다. 물론 그 일도 회사만큼, 아니 어쩌면 회사보다 더 장래가 불투명했다. 여전히 미래는 암울했고 나는 주변인에 불과했으니까.

모임에서는 사람들에게 작게나마 인정받을 길이 열릴 수도 있겠다는 기대감을 갖게 만들었다. 회사는 내가 원하는 모양대로 굴러가지 않았지만, 모임은 내가 직접 기획하고 주도한 일들이 대부분이었으니까. 그 말은 어쩌면 더 많의 사람에게 인정받는 길이 열릴지도 모른다는 얄팍한 기대감에 취하게 만들기도 했다.

나는 모두에게 관심을 받고 싶었다. ‘나도 잘난 점이 있다, 이렇게 잘하는 것들이 많다.’ 이런 나만의 어떤 천부적인 재능 따위를 남들에게 전시하고 싶었던 것.(자랑질과는 조금 성격이 다르다.) 누구나 잘하는 것을 자랑할 수 있는 시대가 됐으니까. SNS에 자신의 작품 - 글, 그림, 캘리그래피 등등 - 을 올리며 실력을 누군가에게 보여줄 수 있으니까.

SNS에 전시하듯 나는 때로 작품이 된다. 내가 만든 것으로 타인에게 더 많은 관심을 받고 인정을 받는다. 세상에 나라는 인간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널리 드러낸다. 내가 더 이상 주변인이 아니라고. 적어도 모임 안에서라면.

나는 그래서 회사와 상관없는 프로젝트들을 만들고 그것을 도장 깨듯 하나하나 마스터해나갔다. 한 분야를 완벽하게 평정한 것은 아니었지만, 이곳저곳을 보물이라도 찾는 것처럼 파기 시작하니 성과가 조금씩 보이기 시작했다. 말하자면 내가 관심에 목매는 사람(관심 종자)이 되는 한이 있더라도, 내가 만든 모임으로서 나의 존재 가치를 알리는 진기한 경험을 실천했다. 어쩌면 내 캐릭터는 모임 그 자체일지도 모른다. 나의 대표성, 숨은 진주와 같은 매력은 모임에서 진가를 드러내는 것이다. 여기서 내가 누구인지 세상에 알리는 행위는 ‘적극적’이라는 단어를 포괄한다. 가만히 앉아 있으면 ‘내가 뭐 하는 사람인지 알아주나?’ 관심의 시대다. 관심에 갈증을 내는 사람으로 살아가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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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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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망망

    0
    about 3 years 전

    비공개 댓글 입니다. (메일러와 댓글을 남긴이만 볼 수 있어요)

    ㄴ 답글
  • Sunflower 🌻

    0
    about 3 years 전

    모임에 대한 성격은 운영하는 책임자에 의해 많이 달라지는.것 같아요~ 모두가 빛나는 자기 가치를 발견하여 나다운 보석을 제련할 수 있는 곳으로 만들고 싶으신거겠지요? 아 플러스 거기에 또 다른 높은 목표가 있으신거라고 읽었습니다.응원합니다..공심님~ 극악한 환경일지라도 쉽게 적응하는 절지동물처럼... 이 표현은 제가 좀 써보겠습니다. 썬플라워랑 절지동물이랑 뭔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지금 시대에 이런 마음 가짐을 가져야 하는데 라고 머리로 생각만하게 되어서요~ 글 잘 읽었습니다. 공심님.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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