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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린 라이프스타일

늘 쉬어도 쉰 것 같지 않은 당신에게

머리는 즐기고, 마음은 이완하고, 영혼은 충전하는 4단계 완전 휴식법

2025.10.03 |
from.
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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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LYN

Spiritual But Not Religious

오늘부터 공식적인 추석연휴가 시작됐습니다. 짧게는 7일 길게는 무려 10일을 쉴 수 있는 그야말로 황금연휴죠. 명절 가족모임을 해도 앞뒤로 적지 않은 시간이 있는데요, 여러분은 이 시간동안 어떤 ‘휴식’을 계획하고 계신가요?

누군가는 혼자만의 먼 여행을 떠날 것이고 또 누군가는 집안에 콕 박혀 넷플릭스 드라마를 몰아 볼 수도 있겠죠. 중요한 것은 휴가가 끝날 무렵 정말 잘 쉬었다는 느낌. 회복과 충전이 잘 됐다는 감각인데요, 여러분은 그런 ‘나만의 휴식법’을 갖고 계신가요? 혹시 아직도 잘 쉬는 게 뭔지 모르겠다면 이번 뉴스레터를 꼼꼼히 읽어보세요. 호린의 20년차 명상가가 영혼까지 쉴 수 있는 ‘완전한 휴식법’을 알려 드릴게요.

구독자님, 이번 뉴스레터는 이런 내용으로 준비했어요!
1. '진짜 휴식'의 3가지 체크리스트
2. 1단계-머리가 원하는 휴식법
3. 2단계-마음이 원하는 휴식법
4. 3단계-무의식이 원하는 휴식법
5. 4단계-'완전한 휴식법'


'잘 쉰다'는 게 도대체 뭘까?

‘잘 쉰다는 게 도대체 뭘까?’ 여러분은 가끔 이런 질문을 해보신 적이 있나요? 저는 이 질문을 거의 10년 가까이 했던 것 같아요. 늘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았거든요. 물론 저는 왜 그런지 알고 있었습니다. 주말 내내 소파와 한 몸(?)이 됐기 때문이죠. 주중에 있었던 복잡한 일 생각에서 도망치기 위해 저는 한동안 강박적으로 TV를 봤습니다.

미디어를 보는 그 시간에만 짧은 해방감을 느꼈죠. 하지만 일요일 밤만 되면 머리는 무겁고 눈은 아프고 다가올 월요일이 무서웠습니다. 어쩌다 여행을 가거나 외식을 해도 좋은 것은 그때 뿐, 몸은 여전히 피곤하고 무기력했죠. 돌이켜 보면 저는 번아웃과 번아웃 전단계(?)를 오가며 아슬아슬하게 살았던 것 같습니다.

타고난 일복에 워커홀릭 기질이 다분했던 저는 스스로 어떻게 성과를 내고 성장시켜야 하는 지 알고 있었어요. 반면 어떻게 멈추고 회복하고 충전시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인사이트가 거의 없었죠. 그런데 최근 저에게 좋은 힌트를 준 책이 있었습니다.

김은영 교수의 저서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
김은영 교수의 저서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

서울대 정신건강의학과 김은영 교수가 쓴 ‘나는 왜 마음 놓고 쉬지 못할까’라는 책입니다. 저자가 말하는 휴식에는 두 가지가 꼭 필요하다고 합니다. ‘멈춤’과 ‘회복’이죠. 그래서 저처럼 미디어에 빠져드는 행동은 휴식으로 보기가 어렵다고 합니다. 멈춤은 있지만 회복이 부족하기 때문이죠. 김은영 교수는 지금 우리에게는 일을 멈추는 것뿐만 아니라 좀 더 깊고 확실한 회복의 감각을 안겨줄 휴식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휴식 전문가가 알려준 ‘진짜 휴식’의 기준들은 구체적으로 무엇일까요?

'진짜 휴식'의 3가지 체크리스트

첫 번째는 ‘휴식하는 동안 긍정적인 감각이 확실히 채워지는가?’를 보라는 것입니다. 휴식활동을 할 때만큼은 머리가 가벼워지거나 편안함, 고요함 같은 긍정적인 감정, 즐거움이 충전되는 느낌이 든다면 잘 쉬고 있다는 사인입니다.

두 번째는 ‘휴식 후에도 긍정적인 감정과 감각이 유지되는가?’입니다. 좋은 건 그때  뿐인 활동은 사실은 쉬는 게 아니라는 것이죠. 친구들과 수다 떨며 신나게 놀았는데 다음날 더 피곤하고 축 처진다면 나에게 휴식은 아니었던 겁니다. 반면 어떤 경험은 다음날까지 좋았던 기분이 이어지고 왠지 모를 생기가 돕니다. 그렇다면 그게 나에게 진정한 휴식의 시간이었던 것이죠. 이걸 알아차리려면 스스로에 대한 세심한 관찰이 필요합니다. 어떤 휴식을 할 때 내 몸과 마음에 좋은 감정이 남는지, 그 감각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잘 지켜봐야 합니다.

세 번째는 ‘휴식이 자발적, 능동적으로 이루어졌는가?’가 중요합니다. 저는 그동안 휴식을 ‘그냥 아무것도 안 하는 것’으로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자는 휴식이야 말로 내 몸과 마음 상태를 자각하고 나를 조절하는 능력을 회복하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아무리 피곤해도 지금 이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차리고 따뜻한 물 한 잔을 마시면 치유가 시작되지만 습관처럼 소파에 누워 유튜브를 보면 회복과 멀어지게 돼죠.

이 책을 읽으며 그동안 제가 왜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았는지를 확실히 알게 됐습니다. 내 상태를 알아차리고 일상을 조율하는 너무나 중요한 일을 ‘쉼’이라는 말에만 갇혀 소극적이고 수동적으로 해왔다는 사실도요. 그렇다면 이렇게 못 쉬는 원인과 잘 쉬는 기준을 알았으니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휴식을 하면 좋을까요? 

도파민과 자극을 휴식으로 받아들이는 뇌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머리가 좋아하는 휴식'이다.
맛있는 음식을 먹는 것도 '머리가 좋아하는 휴식'이다.

여기에 대한 가장 지혜로운 답을 알려줄 사람이 바로 곁에 있었습니다. 20년차 명상가이자 호린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기율님이죠. 그는 제가 가까이에서 본 ‘휴식의 달인’입니다. 많은 이들이 기율님의 유튜브를 보며 세상 느긋하고 느린 사람으로 보지만 실상은 전혀 다릅니다.

두 아이의 아버지이자 가장인 기율님은 제 주변 그 누구보다 바쁜 사람입니다. 매주 명상수업과 각종 특강을 하며 1년에 한권씩 책을 쓰고 매주 유튜브를 찍어 올립니다. 거기에 더해 저랑 호린 뉴스레터를 같이 만들고 있죠. 한창 바쁠 때는 하루에 서너 시간 밖에 못 잘 때도 많습니다. 그럼에도 그에게서는 언제나 생기와 활력, 여유가 느껴집니다. 짧지만 강력한 휴식을 통해 스스로를 회복시키는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죠. 기율님이 말하는 휴식법은 크게 4가지입니다.

첫 번째는 머리가 좋아하는 휴식이죠.

“우리의 머리는 기존의 하던 일을 멈추기 위해 새로운 감각적 자극이 필요해요. 내가 평소에 좋아하고, 하고 싶었던 일을 하는 거죠. 좋아하는 식당에 가서 맛있는 것을 먹는다던가 예전부터 가보고 싶었던 곳을 여행하는 것, 흥미로운 여행을 보는 것 등등이죠.”

이럴 때 우리의 머리에서는 도파민(dopamine) 호르몬이 나오면서 즐거움과 활력을 느낍니다. 기존의 일 모드가 꺼지고 도파민과 새로운 자극이 들어오니 뇌는 그걸 ‘쉰다’고 느끼는 것이죠. 조용하게 마사지를 받거나 스파를 즐기는 것 역시 머리가 좋아하는 휴식입니다. 뇌의 입장에서는 이전에 없었던 신선한 자극이니까요. 머리가 좋아하는 휴식은 특히 외향적인 사람, 감각적인 사람, 일상에 활력이 필요한 사람에게 잘 맞는 휴식법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휴식은 '자연' 속에 있다

기율님이 말하는 두 번째 휴식법은 마음이 좋아하는 쉼입니다.

“마음이 원하는 휴식은 머리와 달라요. 머리는 즐거운 자극을 쉼이라고 느끼지만 마음은 이완과 평온을 쉼이라고 느껴요. 지루함 바로 전 단계 정도의 저자극을 마음껏 누릴 수 있는 곳이 어딜까요? 바로 자연이죠.”

마음이 원하는 쉼은 자연속에서의 이완이다.
마음이 원하는 쉼은 자연속에서의 이완이다.

자연 속으로 들어가 나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 것이야말로 마음이 가장 좋아하는 쉼이라는 것입니다. 이럴 때 우리 뇌는 도파민 대신 세로토닌(serotonin)을 내보내며 복잡했던 번뇌를 내려놓고 이완하게 됩니다. 반나절 정도 등산하고 오면 나도 모르게 마음이 편안해지고 너그러워졌던 경험, 다들 있으실 거예요. 높은 산위에서 저 멀리 도시를 보고 있으면 지금 내가 하는 고민도 별 것 아닌 것처럼 여겨집니다.

바로 눈앞만 보고 달리던 시야도 한층 넓어진 느낌이고요. 이런 자연속의 휴식은 번아웃에 시달리는 사람, 내향적인 사람, 포용력과 관대함이 필요한 사람에 권하는 휴식법입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흔히 접해왔던 휴식의 방법일 거예요.

그런데 세 번째 휴식법부터는 조금 특별합니다. 기율님은 영혼이 좋아하고 충전되는 휴식이 따로 있다고 합니다.

“신실한 종교를 가진 사람들은 주말 내내 교회에 가거나 절에 가도 피곤해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충전되고 회복됐다고 말하죠. 사실 종교생활이 즐겁고 자극적이거나 마냥 편하지만은 않잖아요. 그래도 우리가 정화되고 회복됐다고 느끼는 이유는 실제 내 안의 영혼이 이를 휴식과 치유로 받아들이기 때문입니다.”

DNA에 새겨진 고향, 본향산을 아시나요

몸과 마음의 차원을 넘어 영성의 치유와 회복도 휴식의 중요한 부분이라는 것이죠. 때문에 기율님은 종교가 없더라도 영혼이 회복되는 나만의 공간을 꼭 찾아보라고 말합니다. 저는 불교신자는 아니지만 어릴 때 엄마와 함께 다니던 절이 꽤 친숙합니다. 절에 가서 조용히 참선을 하거나 기도를 하고 있으면 내면이 정화되고 치유되는 느낌을 받지요. 그래서 여행을 갈 때면 되도록 근처의 절을 찾아 한동안 머물곤 합니다. 

기율님은 만약 종교적 공간이 낯설다면 자신의 본향산(本鄕山)이나 자신의 성씨와 인연이 깊은 곳도 비슷한 효과를 줄 수 있다고 말합니다. 여기서 본향산이라는 개념이 상당히 낯선데요, 말하자면 내 성씨의 시조가 태어났거나 연고가 깊은 산을 본향산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경주 김씨는 경주의 토함산이 본향산이고, 파평 윤씨는 파주의 파평산이 본향산이라고 합니다.

영성이 발달한 사람일수록 내 성씨의 뿌리가 시작된 본향산에 가면 마치 뜻밖의 고향에 온 듯한 영혼의 끌림을 느끼는 경우가 많습니다. 최근 후성유전학 (epigenetics) 연구에서 조상의 트라우마나 스트레스 경험이 후손에게 전달될 수 있다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데요. 이론적으로는 조상들이 특정 장소에서 느꼈던 안정감 같은 긍정적 경험도 비슷한 방식으로 전달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만약 내 DNA와 무의식으로 연결된 본향산에서 강력한 끌림과 안정감을 느꼈다면 그곳이 바로 내 무의식이 치유되고 정화되는 곳일 수 있습니다.

사마타 명상, 모든 소음이 꺼지는 순간

기율님이 말하는 마지막 네 번째 휴식은 머리, 마음, 무의식마저도 고요해지는 ‘완전한 휴식’입니다.

“첫 번째부터 세 번째는 휴식까지는 많은 조건들이 필요합니다. 어딘가를 가야 하거나 절대적인 시간을 쓰거나 돈이 필요한 경우도 많습니다. 그러나 완전한 휴식은 아무것도 필요 없어요. 그냥 방석에 앉아서 눈을 감고 호흡에 집중하면 됩니다. 그것이 바로 ‘사마타 명상(Samatha)’이죠.”

‘호흡집중 명상’으로 알려진 사마타 명상을 하면 뇌에서는 어떤 일이 벌어질까요. 분명히 의식은 깨어 있는데 뇌의 전 영역이 고요해집니다. 휴식을 할 때 활성화된다고 알려진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 (Default Mode Network, DMN)마저 조용해지며 깊은 이완을 나타내는 세타파(theta wave)가 나오고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cortisol)이 감소하기 시작합니다. 멈춤과 회복이라는 휴식의 두 가지 조건이 완벽히 부합되는 것이죠. 

자연, 절, 명상, 맛있는 음식이 함께 했던 교토여행은 그야말로 4종 휴식세트였다.
자연, 절, 명상, 맛있는 음식이 함께 했던 교토여행은 그야말로 4종 휴식세트였다.

솔직히 제가 지난 1년 동안 직접 명상을 하지 않았다면 ‘완전한 휴식’이라는 기율님의 말이 와닿지 않았을 것입니다. 그런데 명상 6개월차부터 조금씩 경험하기 시작한 사마타 명상의 위력은 대단했습니다. 명상을 통해 경험한 깊은 평온과 안정감은 차원이 달랐습니다. 그 어떤 휴식으로도 단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경지였죠. 내 안의 모든 소음들이 다 꺼진 완전한 고요를 처음 경험한 순간. 그 때의 경이로움을 저는 아직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언어로는 더 이상 표현할 수 없는 ‘완전한 휴식’이었죠.

지난해 저는 잊을 수 없는 여행을 했습니다. 일본 교토로 혼자 떠난 5박 6일의 일정동안 교토의 맛있는 음식을 즐기고 인근 시골 마을 숲속의 고즈넉한 절에서 명상을 했죠. 저에게는 너무나 완벽한 회복과 치유, 영적 성장으로 가득했던 ‘인생여행’이었습니다.

그런데 기율님의 얘기를 듣고 비로소 이해가 됐습니다. 그 여행은 저에게 머리와 마음, 무의식에 완전한 휴식까지  ‘4종 휴식세트’를 선물했던 것이죠. 저는 이 여행에서 저만의 ‘휴식 방법론’을 완성했고 지금까지도 일상에서 유용하게 쓰고 있습니다.

호린 피플 여러분도 기율님의 4가지 휴식법을 참고해 나만의 ‘잘 쉬는 법’을 만드셨으면 좋겠습니다. 쉼만이 줄 수 있는 내면의 풍요로움과 따뜻한 행복감이 구독자님의 삶에도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도할게요.  

 

Holyn Lab은 영성인문학 연구팀으로 모든 종교를 존중하지만 특정 종교나 단체에는 소속돼 있지 않습니다. Holyn 뉴스레터는 격주 금요일에 발송되며 지금은 무료로 구독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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