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생각

Beyond the Missouri Sky

- About Mr. Small

2025.05.27 | 조회 4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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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C이야기

뜨거운 황C의 따듯한 일상

점심 구내식당 메뉴 중 하나가 냉모밀이기에 점심 운동 시간을 줄이고 일찌감치 구내식당으로 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더워진 날씨 때문인지 냉모밀은 조기 매진되고 없었다. 하는 수 없이 다른 메뉴로 대충 때우고 일찌감치 사무실로 들어와 낮잠이라도 잘 요량으로 이어폰을 꽂고 의자를 젖혔다.

오늘의 선곡은 Pat Metheny와 Charlie Haden이 '97년 발매한 Beyond the Missouri Sky. 앨범 제목에서 유추할 수 있듯이, Pat Metheny는 미국 미주리 출신으로 앨범에 수록된 곡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미주리만의 독특한 분위기가 눈 앞에 펼쳐지는 것만 같다. 그와 동시에 2014년 미주리에서 대학원을 다니며 가족과 보냈던 시간이 아련하게 맴돈다.

2014.7.26. 해바라기가 활짝 핀 집 앞 (Columbia, MO)
2014.7.26. 해바라기가 활짝 핀 집 앞 (Columbia, MO)

2018년 미국 맨하튼 근무 시절, 마실을 겸해 동네 Live Pub에 놀러 갔다가 우연히 미주리 출신의 한 친구를 알게 되었다. 이 친구는 낮에 일하면서 만나게 되는 Wall Street 뉴욕커들과 달리 액센트도 알아 듣기 편했고, 그러다 보니 이런저런 많은 얘기를 나누면서 빠르게 친해질 수 있었다. 

이 친구 고향은 미주리주 세인트 루이스이고, 아버지는 한국전쟁에 참전했었다고 한다. 참전 후에는 고향에서 Children's Zoo 꼬마 기차 차장을 했다고 했다. 물론 Mr. Small아버지는 오래전에 돌아가셨지만, 우리 애들과 그 꼬마 기차를 탔던 얘기도 해주었다. 

이 친구 성(姓)은 Small이다. 예전 미국이 얼마나 흑인 노예를 무시했으면 쪼꼬미/하찮은 놈(small)을 성이라고 붙여 줬을까 싶다. 하지만 이 친구는 결코 작은 사람이 아니었다. 항상 친절했고, 남을 배려했으며, 겸손했다. 낮에 만나는 증권가 사람들의 차가움을 단번에 녹여줄 정도로 따뜻했고, 남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하는 사람이었으며, 한국 문화에 대한 존중도 잊지 않았다.

요즘도 가끔 안부를 묻고 뜬금없이 사진도 보내면서 나름 끈끈한 우정을 이어가고 있다. Mr. Small이 키우던 고양이 마일로 얘기, 우리 강아지 얘기, 날씨 얘기 등등. 그러고는 꼭 이렇게 글을 맺는다. I miss you! 

사람이 그립고, 뉴욕이 그립고, 미주리가, 그리고 그 시절 젊음과 패기가 그립다. 

음악 한 곡이 풀어놓은 옛 기억이 오늘도 이어폰을 타고 시간을 거슬러 흐른다.

'25.4.21. Mr. Small(실제 보면 사진보다 따듯한 인상)
'25.4.21. Mr. Small(실제 보면 사진보다 따듯한 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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