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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멀티에이전트를 팀으로 이해할까

팀처럼 일하고 함께 생각하는 AI

2025.11.05 | 조회 55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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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수요일, 한 주 동안 생각해볼 만한 IT/UX 이야기를 전달해드립니다.

🧐 Summary

1️⃣ 사람들은 멀티에이전트를 각자의 역할을 가진 전문가 팀처럼 이해했습니다.

2️⃣ 좋은 멀티에이전트는 역할이 분명하고 투명하며 사용자가 개입할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했습니다.

3️⃣ AI는 여러 생각을 나누고 조율하는 조직적인 사고를 하는 존재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요즘 AI는 혼자 일하지 않습니다. 여러 개의 AI가 함께 일하는 시스템, 이른바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이 등장하고 있어요. 그 예로 Genspark같은 제품이 있죠. 내 질문에 여러 AI가 같이 답해주기도하고 내가 어떤 AI들이 같이 일할지 정할 수도 있습니다. 여러 개의 AI가 서로 다른 역할을 나눠 협업하며 함께 움직이는 구조 입니다. 이것들은  기획자, 검증자, 디자이너처럼 협력해 결과를 만들어냅니다.

재밌는 건, 이런 구조를 설계하고 사용하는 사람들도  이런 구조를 AI 팀과 함께 일한다는식으로 생각한다는 점입니다. 우리는 멀티에이전트를 어떻게 팀처럼 이해할까요? 이들이 팀처럼 일한다는 것은 조직적으로 생각하고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뜻일까요? 오늘은 멀티에이전트에 대한 사람들의 멘탈모델과 에이전트들의 사고구조에 대한 논문을 바탕으로 이 질문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Image :DALLE
Image :DALLE

멀티 에이전트를 이해하는 인간의 방식

2025년의 인터뷰 연구에서는 멀티에이전트를 초기에 설계하고 경험한 사람들이 이것을 어떻게 이해하는지 분석했습니다. 사람들은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이해할 때 복잡한 기술 구조 대신, 일상에서 익숙한 사회적 비유를 떠올렸습니다. 이런걸 멘탈모델이라고 부릅니다.

멘탈모델은 사람이 어떤 시스템이 어떻게 작동한다고 머릿속에서 상상하고 이해하는 방식을 말합니다. 즉, 실제 시스템의 모습이 아니라 내가 생각하는 그 시스템의 모습이에요. 

가장 많이 언급한 것은 ‘전문가 팀(team of experts)’ 모델입니다.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을 PM, 엔지니어, 디자이너처럼 각자의 역할을 맡아 함께 일하는 구조로 이해했습니다. ‘프론트–백오피스 모델(front and back office)’처럼 사용자가 고객센터에 찾아가면 백오피스에 있는 에이전트들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을 처리한다고 생각하기도 했습니다. 이 외에도 전기공, 목수, 배관공처럼 각기 다른 전문 기능을 맡아 건물을 함께 짓는 ‘건설 현장(construction site)’ 모델이나 개인 비서처럼 여러 요청을 듣고 다른 에이전트들과 조율해 해결하는 ‘쇼핑 어시스턴트(personal shopping assistant)’ 모델로 비유하기도 했습니다.이처럼 사람들은 자신이 이미 알고 있는 협업 구조를 통해 멀티에이전트란 새로운 시스템으로 직관적으로 이해하고 있었습니다.


인식의 공통 패턴: 팀, 역할, 투명성

이런 멘탈모델에는 공통적인 패턴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대부분 멀티 에이전트를 전문가 팀으로 보았습니다. 여러 에이전트가 각자의 역할을 가지고 협력한다고 봤기 때문에 AI를 협업 가능한 동료로 인식했어요. 그래서 이 동료에게 기억, 성격, 책임감 같은 인간적인 속성이 있다고 여겼습니다. 

또한, 복잡하고 큰 문제를 나누어서 각 에이전트에 분배하는 방식은 하나의 AI로 작업하는 것보다 더 좋은 결과를 낸다고 생각했습니다. 하나의 똑똑한 AI보다, 작은 전문가들이 함께 푸는 구조가 더 효율적이라는 판단입니다. 기술적 사고가 익숙한 사람들은 이런 에이전트들을 모듈형 함수라고도 생각했습니다. 함수는 입력을 하면 정해진 규칙에 따라 결과가 출력됩니다. 멀티에이전트 시스템도 마찬가지로 입력과 출력이 명확하며, 재사용이 가능한 구조로 본 것입니다.

이런 패턴들을 정리하면, 사람들은 에이전트라는 팀원들이 인간이 일하는 방식처럼 명확한 역할과 책임을 가지고 협업하기를 원했습니다. 그래서 좋은 멀티에이전트 시스템은 세 가지 특징을 갖추어야 합니다. 역할이 분명하게 보이는 구조, 투명한 의사결정 과정, 적절한 개입 지점. 

우리가 함께 일을 할때를 떠올려 볼까요. 내가 이 팀에서 어떤 일을 담당하는지 알아야하죠. 마찬가지로 누가 무엇을 담당하는지, 사용자가 직관적으로 알 수 있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 “이 에이전트는 검토 전용이야” 같은 식이죠. 각자가 작업한 내용을 보고하고 공유하는 것처럼,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설명할 수 있어야 신뢰할 수 있습니다. “이 에이전트가 이렇게 판단한 이유”를 보여주는 UI가 중요합니다. 너무 복잡하거나 지나치게 설명적이지는 않아야겠죠. 그리고, 팀원들이 알아서 일을 잘하면 좋겠지만 팀장이 전체적으로 일의 방향을 잡아나가야 하는 시점들이 있죠. 모든 걸 자동화하기보다, 사용자가 ‘중간에 개입할 수 있는 설계’가 필요합니다. AI 팀이 자율적으로 움직이더라도, 인간이 방향을 잡는 순간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에이전트들이 조직적으로 사고하기 시작했다

사람들이 이처럼 멀티에이전트를 전문가 팀의 협업 구조로 생각하지만 실제 에이전트들은 사람처럼 각자 생각하고 서로 모여서 그 생각을 나누고 구조화할 수는 없지 않을까요? 마이크로소프트 리서치 연구팀은 AI가 단순히 많은 일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 사고를 조직화 할 수 있는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줬습니다. 

기존의 AI는 보통 하나의 모델이 순서대로 생각하고 판단해 답을 내는 구조였습니다. 하지만 Microsoft Research의 새로운 연구는  AI가 마치 팀처럼 생각하는 방식, 즉 ‘조직된 사고(Agentic Organization)’를 실험했습니다. 전체 문제를 나누는 조직자가 있고, 각각의 부분 문제를 푸는 작업자가 있습니다. 조직자는 여러 작업자의 결과를 모아 최종 답을 만듭니다. 생각을 여러 갈래로 나누고, 다시 합치는 방식이죠.

이렇게 조직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은 기존보다 훨씬 효율적이었습니다. 실험 결과, 정확도는 더 높아지고, 생각하는 속도는 약 28% 빨라졌습니다. 많이 생각하는 것보다 잘 조직된 생각이 더 좋은 결과를 만든다는 것이 확인된 셈이에요. 이 결과는 AI가 이런 방식으로 문제를 풀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생각을 어떻게 나눠서 정리할지라는 사고의 원리를 스스로 배웠다는 점을 의미합니다. 그래서 새로운 문제를 풀때도 별도의 학습없이 좋은 성능을 냈습니다. 그래서 연구진은 앞으로 AI가 더 큰 팀으로 확장되거나, 스스로 하위 팀을 만드는 구조로 발전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또 인간과 AI가 함께 사고할 수 있는 협력 구조로 나아가는 것도 목표로 제시했어요.

결국 이 연구는 AI가 생각을 계획하고 조율하는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줍니다. 앞으로는 AI가 무엇을 아는가보다 AI가 어떻게 생각하는가를 이해하고 그들과 함께 조직화된 사고를 할 수 있는 구조가 더 중요해질 수 있습니다.


이 두 연구를 보면 AI는 사고를 분업화하고 조직화하는 생태계가 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점에서 멀티에이전트를 설계하는 사람들은 어떤 역할을 고민해야 할지 궁금해지네요. AI가 사고하는 방식을 설계한다는 건, 인간이 어떻게 함께 생각할 것인가를 새롭게 정의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래서 우리의 역할은 AI팀과 인간 팀이 협력하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되어야하지 않을까요. 더 나아가 AI에게 어떤 책임을 부여할지 정의하고 구조화하고 시각화하는 것까지 포함되어야할 것 같습니다. 멀티에이전트는 새로운 사고의 형태이고, 우리는 그 사고를 디자인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 우리는 다음주 수요일에 새로운 이야기로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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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

[1] Naik, S., Toombs, A. L., Snellinger, A., Saponas, S., & Hall, A. K. (2025, July). Designing with Multi-Agent Generative AI: Insights from Industry Early Adopters. In Proceedings of the 2025 ACM Designing Interactive Systems Conference (pp. 1961-1972).

[2] Chi, Z., Dong, L., Dong, Q., Hao, Y., Wu, X., Huang, S., & Wei, F. (2025). The Era of Agentic Organization: Learning to Organize with Language Models. arXiv preprint arXiv:2510.26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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