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月 15日] 뜨개질을 사랑하는, 공감력이 고민인, 그리고... 태권도요?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재영 책 수선가의 요즘 키워드 5!

2026.10.15 | 조회 200 |
0
|
첨부 이미지

<인터뷰&레터>의 10월의 작가 
망가진 책을 수선하며 이야기하는 
재영 책 수선가

 

그는 요즘 어떤 고민을 하고 무슨 생각을 할까요? 
재영 책 수선가가 보내온 다섯 가지 키워드로 
대화했습니다. 

 

그 대화의 조각들을 
구독자  님께 띄웁니다. 

 

 

*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도서 정보로 이동합니다. 
이미지를 클릭하시면 도서 정보로 이동합니다. 

 

재영

 책 수선가의 

요즘 키워드


  * 오늘 레터에는 재영 책 수선가가 직접 찍은 일상 속 장면과 짧은 글이 담았습니다.

 



태권도 핀뱃지 40종. 당근에서 구매. 가장 좋아하는 발차기는 ‘돌개차기’ 
태권도 핀뱃지 40종. 당근에서 구매. 가장 좋아하는 발차기는 ‘돌개차기’ 

 

태권도!

  흰띠부터 빨간띠까지, 올라가기까지 1년이 걸렸다. 이제 다음은 검은띠.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며 무도인의 마음으로.      
  흰띠부터 빨간띠까지, 올라가기까지 1년이 걸렸다. 이제 다음은 검은띠. 매일 아침 집을 나서며 무도인의 마음으로.      

 

재영:

저 이거 끝나고 태권도 같이 다니자고 꼬실 수도 있어요. (웃음)
이제 곧 검은띠, 국기원 심사를 앞두고 있습니다. 

태권도 한 지 1년 좀 넘었는데요. 요즘 제 삶의 가장 큰 즐거움이고, 잘한 선택이에요. 책 수선이라는 일 자체가 집중도도 긴장도도 되게 높아요. 실수를 하면 안 되니까 몸이 항상 좀 긴장되어 있는 상태고 정신적으로도 스트레스가 큰데요. 원래 선천적인 성격은 그렇게 차분하지는 않은데, 이 일을 하면서 더 억눌리는 느낌도 없지 않아요. 그래서 발산하는 취미 활동을 가지고 싶고, 이왕 하는 거 건강해지면 좋으니까.

 

유청:

그러니까... 거기까지는 알겠거든요.(웃음) 
근데 왜 태권도였어요? 보통은 러닝이라든가, PT 같은 걸 한다구요.

 

재영:

제가 화가 좀 많아서(웃음) 원래도 무도를 생각했는데요. 근데 아무리 생각해도 대부분의 무도는 땀에 절은 상태에서 남하고 부대껴야 되잖아요. 근데 태권도는 그렇지가 않은 거예요. 품새는 개인이 하고 겨루기도 다 보호복도 입으니까요. 

 

유청:

아하!

 

재영:

가면 기본적으로 근력 운동이랑 유산소를 한 20분 하는데,
그게 되게 힘들어요. 뭐 윗몸 일으키기, 푸쉬업, 런지, 스쿼트, 달리기... 이런 걸로 몸에 열을 내죠. 초반 한두 달은 그래서 좀 힘들 수 있어요. 그 기간만 잘 버티고 나면 인제 태권도 안 다녀오면 몸이 무겁죠. 

왜, 띠 있잖아요. 흰띠 노란띠 초록띠 파란띠 올라가는데요.
사범님이 성인이니까 기분 내라고 처음에 빨간띠를 바로 주셨어요. 

 

유청:

월반이네요. 

 

재영:

빨간띠는 검은띠 바로 밑이란 말이에요.
근데 그때 제가 뭔가,
이건 아니다. 이건 안 된다. (웃음)
사범님께 반납하면서, 저는 흰띠부터 하겠습니다.
제가 역량이 된다고 생각하셨을 때, 그때 다음 띠를 주십시오. 사범님이 너무 감동하셔가지고 그 뒤부턴 이름도 새겨셔 주시고요. 저 두 달에 한 번씩 합격 심사도 봐요.

 

유청:

(눈물을 닦으며) 너무 너무 진지하고 너무 너무 귀여워요... 

 

 

AI

  가상현실로 포켓몬이랑 놀 수 있는 정도의 AI가 내가 삶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  
  가상현실로 포켓몬이랑 놀 수 있는 정도의 AI가 내가 삶에서 수용할 수 있는 최대치이다.  

 

AI에게 저 빈칸을 채우라고 한다면 정말 재미없는 답만 나오겠지.    
AI에게 저 빈칸을 채우라고 한다면 정말 재미없는 답만 나오겠지.    

 

재영:

최근 손님들께 제일 많이 듣는 말이, 걱정 없으시겠다고. 책 수선은 AI가 침범할 수 없는 일인 거 같다, 대체될 수 없는 일인 거 같다고 말씀하시기도 해요. 그런데 잘 모르겠어요. 사회가 너무 AI를 당연하고, 빠르게 습득하고 있고요. 이게 또 다 중요한 부분에만 쓰이는 건 아니잖아요. 유흥에도 많이 쓰는 것 같고. 너무 쉽고, 도덕적으로 책임지지 않는 무분별한 활용들을 보면서 "나는 저기에 끼고 싶지 않다"는 생각과 그러다가 이 사회에서 도태되는 게 아닐까, 하는 걱정이 동시에 들어요. 

 

유청:

<어느 책 수선가의 기록>에는 e북 때문에 책 수선가라는 직업이 없어지면 어떡하냐는 걱정들을 많이 들었다고 쓰셨는데, 지금은 완전히 역전된 반응이네요. 우리가 겪고 있는 시대적 혼란들의 일화처럼 느껴지기도 해요. 

 

재영:

SNS도 그렇죠. 나 혼자 싸우고 있는 거예요. 예를 들어 작업 아이디어가 떠올라요. 해보려는데, SNS 알고리즘이 제 아이디어가 새롭지 않다는 걸, 이미 누군가가 만든 결과물을 보여주는 거예요. 그럼 되게 힘 빠지잖아요. 안 해요. 예전 같았으면 그냥 했을 거거든요? 몰랐을 테니까요. 이제는 시도해 보기도 전에 아무것도 못하고 있더라고요. 저는 제가 이런 상황을 이겨내는 정신력을 가진 사람이 아니란 걸 알아요. AI가 발전하면서 그 현상도 더 극심해지잖아요. 그래서 그냥 다 끊어버리기로 했어요. 

 

 

 

우주

 

2026년 4월 1일, 인류는 54년 만에 또 한 번 달을 향해 날아갔고, 그동안 그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달의 뒤편을 항해하고 왔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그림자 속을 지나는 그 40여 분 동안은 지구와의 연락도 완전히 끊긴 채 온전히 홀로 우주를 유영했다. 그런 낭만과 두려움은 날 언제나 설레게 한다.     
2026년 4월 1일, 인류는 54년 만에 또 한 번 달을 향해 날아갔고, 그동안 그 누구도 가본 적 없는 달의 뒤편을 항해하고 왔다.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달의 그림자 속을 지나는 그 40여 분 동안은 지구와의 연락도 완전히 끊긴 채 온전히 홀로 우주를 유영했다. 그런 낭만과 두려움은 날 언제나 설레게 한다.     
정말 많이 좋아하는 <스타트렉> 구절과 정말 많이 존경하는 한국의 첫번째 우주인, 이소연 박사님의 사인. 네, 저의 자랑입니다.    
정말 많이 좋아하는 <스타트렉> 구절과 정말 많이 존경하는 한국의 첫번째 우주인, 이소연 박사님의 사인.
네, 저의 자랑입니다.    

 

유청: 

AI가 미지라서 어렵다면, 우주야말로 전통적 미지의 대상이잖아요. 

 

재영:

우주는 태권도 쪽이에요. 어릴 때부터 좋아했고, 여전히 제 삶의 활력이죠. 저는 사람이 탔든 안 탔든 우주로 로켓이 발사될 때 꼭 울거든요. 무조건 챙겨보고요. 이소연 박사님이 한국 첫 우주인이 되어 우주로 떠나실 때, 소유즈 호 도킹 해제되고 이럴 때도 혼자 막 눈물 흘리면서 봤어요. 영화를 봐도 우는 타입이 아닌데 말이죠. 이번에 아르테미스 2호가 달의 뒤편을 돌고 왔잖아요. 저한테 일생일대의 큰 이벤트였거든요. 일도 잠시 쉬고 일주일 내내 그것만 집중해서 봤어요. 우주는 내가 상상할 수조차 없는 원칙, 절대적인 어떤 법칙이 있는 공간 같아요. 

 

유청:

그러고 보니 우주란 하나의 엄청나게 거대한 질서네요. 너무나 아름다운 질서이고, 그에 비하면 AI는 대혼돈 같기도 해요. 

 

재영:

중력이란 건 절대 변하지 않는 원칙이죠. 빛은 직진한다는 원칙이 있고요. 변하지 않는 기준점이 있다는 게 되게 매력적이에요. 저는 성격이 좀 원칙주의적이고 보수적인 면이 있어서인지, 그런 데에 되게 많이 끌려요. 변화에 적응하는 데 속도가 더딘 사람이라 상대적으로 우주라든가, 원칙, 법칙, 이런 것들에 더 끌리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해요. 우주 영화도 시리즈도 다 좋아하는데, 그 중에서도 <스타트렉> 시리즈를 가장 좋아해요.  

 

유청:

롱 리브 앤 프로스퍼....
(Long live and prosper, 장수와 번영을 빕니다.)
(<스타트렉>에서 유일하게 알고 있는 말....) 

 

 

 

그 어느 때보다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한 세상에서 노력하며 살기    
그 어느 때보다 공감하는 능력이 필요한 세상에서 노력하며 살기    

공감(력)

상처 주지 말고 툭 내뱉지 말고 이해하고 공감하기    
상처 주지 말고 툭 내뱉지 말고 이해하고 공감하기    

 

유청:

공감과 공감력은 어떤 부분에서 나온 키워드일까요?

 

재영:

이건 약간 저의 치부를 드러내는 부분이기도 한데, 제 딴에는 되게 노력을 하는데 주변에서 제가 공감 능력이 좀 부족하다는 평을 들을 때가 있어요. 그래서 도대체 어떻게 하는 게 제대로 된 공감일까 고민하고 있어요. 

 

유청: 

저랑 비슷하시네요. 공감해야 하는데 해결책 고민하고. 

 

재영: 

책 수선을 하러 오시는 분들 중에 수많은 사연들이 있거든요. 저는 가능하면 사연들에 지나치게 공감하고 이입하기보다는 '이 책을 잘 고치기 위한 어떤 자료'로서 들으려고 해요. 감정이 섞이게 되면, 되게 힘들어져요. 손을 댈 수가 없어요. 책이 너무 귀중해져버리면 저는 떨릴 수밖에 없거든요. 그래서 일부러 좀 더 거리를 두고 일을 하려고도 하죠. 

 

 

 

뜨개

누군가 그랬다. ‘뜨개는 마음의 차력쑈’라고. 정말 그러하다.    
누군가 그랬다. ‘뜨개는 마음의 차력쑈’라고. 정말 그러하다.    

 

심란할 때면 옷을 한 벌씩 뜬다. 물론 <스타트렉> 덕질할 때도 유용하다.    
심란할 때면 옷을 한 벌씩 뜬다. 물론 <스타트렉> 덕질할 때도 유용하다.    

 

재영:

뜨개질을 그렇게 표현하시는 분들이 있더라고요. "마음의 차력쑈"라고요. (웃음) 뜨개질 처음 해보는 분들은 그 심정 아실 거예요. 막 답답하고 잘 안 되고, 계속 풀어야 하고. 해보셨어요? 

 

유청: 

시도는 해봤는데요, 저는 틀려도 안 풀어요. 구멍 있는 채로 넘어가는 스타일이에요. 그래서 뜨개질을 못 하나 봐요. 

 

재영: 

뜨개질은 인내심을 필요로 해요. 양손이 가둬진 채 계속 움직이죠. 그렇게 정해진 규칙을 따라가다 보면 패턴이 만들어지고요. 어쩌면 우주를 좋아하는 마음이랑 닮았어요. 변하지 않는 질서와 규칙. 그런 걸 따라가는 게 좋아요. 마음을 차분하게 해줘요. 그래서 뜨개질 요즘 많이 해요. 심란할 때마다 옷 한 벌씩 뜨거든요.  

 

유청:

옷이 막 이만큼 쌓여 있겠는데요! 

 


일주일 문화생활 팟캐스트 

‘까마귀의 모음: 스몰톡’

ep.40 재영 책 수선가의 요즘 키워드 5!

편에서 풀 버전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첨부 이미지

   🖤구독과 댓글은 사랑🖤   

🍎애플 

🥐팟빵 

🧁스포티파이


INFO!

재영 책 수선가와의 만남

첨부 이미지

날짜와 시간: 10월 25일 (일) 오후 4시

장소: 망원동 바 사뭇

 

* 구글폼을 제출하신 후 입금 완료해주시면 자동으로 신청 완료가 됩니다. (매진 시 구글폼 자동 종료) 모임 참석에 관한 자세한 사항은 2~3일 내에 메일로 안내드립니다. 

 


🎧NEWS! 

 

오래된 일기는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 <같이 그리는 초상화처럼>
편집자와 함께하는 책 모임

10/27 (화) 저녁 7시 서대문 한옥 책방 '서울의 시간을 그리다'에서

 

첨부 이미지

1973년 여름, 건축가 정기용의 7주간의 스페인 여행 일기 <무엇보다, 먼저 평범한 사람이 되어>를 중심으로 편집자(=저)가 함께하는 책모임을 열어요! 오래된 일기는 어떻게 책이 되었을까요? 책 만들기와 자기만의 시선으로 여행하기에 관심 있는 분들이라면 신청해주세요. 신청 오픈되면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유할테니 많이 놀러와주세요!

 

다가올 뉴스레터가 궁금하신가요?

지금 구독해서 새로운 레터를 받아보세요

✉️

이번 뉴스레터 어떠셨나요?

인터뷰 앤드 레터 님에게 ☕️ 커피와 ✉️ 쪽지를 보내보세요!

댓글

의견을 남겨주세요

확인
의견이 있으신가요? 제일 먼저 댓글을 달아보세요 !

다른 뉴스레터

© 2026 인터뷰 앤드 레터

책과 영화를 아끼는 당신께 띄우는 텍스트 기획자 임유청의 ‘읽고 쓰고 공유하기’ 활동 일지. 매달 3회, 맛있는 점심 드시고 메일함을 열어보세요!

메일리 로고

도움말 오류 및 기능 관련 제보

서비스 이용 문의admin@team.maily.so 채팅으로 문의하기

메일리 사업자 정보

메일리 (대표자: 이한결) | 대표번호: 070-8027-1409 | 사업자번호: 717-47-00705 | 서울특별시 송파구 위례광장로 199, 5층 501-2-31호

이용약관 | 개인정보처리방침 | 정기결제 이용약관 | 라이선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