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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이즈 구독자 여러분, ‘패션쇼’ 하면 어떤 장면이 먼저 떠오르시나요? 👗✨ 에디터는 반짝이는 드레스와 화려한 조명, 그리고 무대를 당당히 걸어 나오는 모델들이 생각나는데요.
그런데 최근 공개된 한 패션쇼에서는 드레스나 유명 모델을 전혀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대신 무대 위를 채운 건 옷이 아니라 쓰레기, 모델 자리에 선 건 코에 빨대가 꽂힌 거북이와 폐그물에 갇힌 물범이었죠. 과연 어떤 패션쇼였을까요?
🦕 동물들의 경고, ‘쓰레기 패션쇼’ 캠페인

해당 패션쇼의 정체는 바로 제일기획과 WWF가 함께 만든 ‘쓰레기 패션쇼(Animal Trash Fashion)’ 캠페인이었어요. 무대는 런웨이가 아닌 도심 한복판이었죠. 광화문 코리아나호텔 벽면의 대형 LED 전광판을 비롯해 곳곳의 전광판이 화려한 쇼장을 대신했어요.
그 속에서 거북이는 코에 빨대를 꽂은 채 등장했고, 물범은 폐그물에 묶였으며, 코끼리는 얼굴을 비닐에 가린 모습으로 나타났습니다. 총 10종의 동물이 쓰레기에 뒤엉킨 채 영상 속 주인공으로 무대에 올랐는데요.
‘쓰레기 패션쇼’는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패션 화보처럼 연출해,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의 심각성과 더 이상 외면할 수 없다는 메시지를 전했습니다. 마치 동물들이 직접 “플라스틱 쓰레기를 멈춰 달라”고 외치는 듯한 무대였죠.

전광판 속 동물들은 단순한 이미지가 아니라 영상으로 움직이며 그 고통이 더욱 생생하게 전해졌습니다. 여기서 특히 눈여겨볼 점은 이 장면들이 모두 실제 촬영이 아닌 생성형 AI로만 제작됐다는 사실인데요. 실제 동물을 촬영하거나 연출하는 대신 AI를 활용해 동물에게 불필요한 피해를 주지 않으려는 윤리적 선택이기도 했죠. 동시에 촬영하기 어려운 야생 동물의 모습을 보다 사실적으로 구현할 수 있어,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한층 효과적으로 보여줄 수 있었습니다.
제일기획 관계자는 “인간이 버린 쓰레기로 고통받는 동물들의 모습을 실감나게 보여주기 위해 다양한 생성형 AI 툴을 이용해 동물들의 털 한 올부터 쓰레기의 질감까지 디테일하게 구현하고자 노력했다”고 말했어요.

AI 기술로 환경 오염의 심각성을 구현해낸 이번 캠페인은 약 한 달간 도심 전광판을 중심으로 진행됐습니다. 캠페인 주요 타깃은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였는데요. 이들이 일상적으로 접하는 전광판에 캠페인 메시지를 담아 자연스럽게 시선을 끌었어요. 또 사진이나 영상을 찍어 SNS에서 공유하도록 유도한 전략이 돋보였죠. 이 과정에서 AI는 누구나 주목할 수밖에 없는 충격적인 모습과 디테일을 만들어내는 핵심 도구였습니다.
🐆 AI가 복원한 동물들의 울음소리

쓰레기 패션쇼 캠페인처럼 AI 기술을 활용해 환경 문제를 알린 해외 사례가 있어요. 바로 프랑스 파리 퐁피두센터에서 진행된 ‘Nature Manifesto’인데요.
이 설치 작품에서는 ‘자연의 미래를 향한 선언문’이 울려 퍼지는 동안, 멸종되었거나 멸종 위기에 놓인 동물들의 울음소리가 AI로 복원·합성돼 배경음으로 깔렸어요. 관객은 건물 외부를 따라 이어진 거대한 에스컬레이터 공간을 이동하며 사라져 가는 생명의 목소리를 체험할 수 있었죠.
‘Nature Manifesto’는 아이슬란드 아티스트 비요크(Björk)가 예술가 알레프 몰리나리(Aleph Molinari), 프랑스 국립음악·음향연구소 IRCAM과 협업해 만든 작품인데요. 기술과 예술을 결합해 생물다양성이 무너지는 현실을 감각적으로 체감하게 만든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어요.
🌟 Editor's Point
오늘 살펴본 ‘쓰레기 패션쇼’와 ‘Nature Manifesto’의 핵심은, 현실에서는 촬영하기 어렵거나 촬영 자체가 윤리적으로 문제가 될 수 있는 장면들을 AI가 대신 구현해낼 수 있다는 것입니다. 덕분에 우리는 동물을 해치지 않으면서도 쓰레기에 뒤엉킨 모습이나 사라진 울음소리를 생생하게 마주할 수 있었죠.
물론 AI를 둘러싼 윤리적 논란은 늘 따라옵니다. 하지만 이번 사례들이 말해주는 건 분명해요. 잘 활용된 AI는 기존 방식으로는 전달하기 힘들었던 메시지를 더 선명하게 더 널리 확산시킬 수 있는 매개체가 된다는 사실이죠. 결국 중요한 건 기술 그 자체가 아니라, 어떤 문제의식을 담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달려 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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