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얀씨클럽의 프로듀서 SAMO KHIYOTA는 왜 소설을 썼을까?

음악이 구체적인 힘을 갖는 과정 / 북토크 안내

2026.01.30 | 조회 27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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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 해 전부터 제 눈을 사로잡은 라이브 클립이 있었습니다. Yancey Club이라는 커다란 간판 아래로 액자와 사진, 신발 박스, 노란색 컨셉으로 갖추어진 온갖 오브제들, 그리고 거기서 벌어지는 그루비한 음악과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 광흥창역 코앞에 위치한 ‘얀씨클럽‘은 비정기적으로 열리는 파티를 통해 힙합과 재즈가 적절히 합쳐진 라이브 음악을 연주하는 ‘힙한 공간‘ 그 자체였습니다. 

이곳을 운영하는 DJ이자 프로듀서이자 SAMO KHIYOTA님은 재즈와 힙합의 믹스를 지속하며 연주자가 아닌 DJ가 라이브에 참여할 수 있음을 잘 보여주었는데요. 그 결과물로 나온 정규 앨범 <고마워요, 아마드!>를 비롯해 여러 이야기를 서면으로 나눠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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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공간 이야기를 안해볼 수 없을것 같아요. 얀씨클럽은 누가 봐도 굉장히 매력적이라 느낄만한 곳입니다. 어떻게 디제이가 되셨는지, 그리고 이 공간을 만들게 되셨는지 궁금해요.

저는 커리어 초반부터 프로듀서로 활동하다가 자연스럽게 DJ로도 활동하게 된 케이스에요. 사실 모든 프로듀서는 훌륭한 디제이가 되어야 한다고 봐요. 누구보다도 많은 음악을 들어야 하니까요. 지금도 얀씨클럽에 쓰이는 모든 음악들을 직접 프로듀싱하고 있고, 연주할 때는 디제이로서 연주합니다.

공간에 대해서는.. 처음부터 얀씨클럽에 대해 구체적인 구상을 한 것은 아니고 단순히 개인 작업실을 알아보다가 적당한 공간을 계약하게 되어 얼렁뚱땅 시작하게 된건데요. 처음에는 손님들을 받지도 않고 그냥 친한 사람들끼리 연주하는 공간이었어요. 그러다가 점점 발전해서 지금의 형태에 이르렀죠. 

사실 디제잉과 라이브 연주가 같이 간다는 지점이 다소 낯선 부분이에요. 어떻게 이런 방식의 라이브를 생각하셨죠?

저는 늘 재즈 연주자들의 연주 방식에 대한 동경이 있었거든요. 그래서 자연스럽게 디제잉에 “재즈” 연주적인 접근을 접목시키려는 시도를 시작했죠. 말하자면 디제이도 한 명의 “재즈 연주자”로서 즉흥적인 상호연주가 가능하도록 샘플을 더 능숙하게 다룰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 부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해 연습했어요. 시간이 지나 연주자분들과 어느정도 인터플레이가 가능해졌을 무렵 더 사운드 오브 얀씨클럽 (THE SOUND OF YANCEY CLUB, “SOYC”)라는 얀씨클럽 인하우스 밴드를 결성하고 저의 오리지널 트랙들을 하나하나 악보로 정리하기 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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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적으로 디제이로서 라이브가 진행되는 중에 어떤 음악적 기여를 하게 되는건가요? 트랜지션을 만들거나, 샘플링을 퍼커션처럼 반복 재생하거나, 앰비언트를 주는건가요?

이건 곡마다 너무나 다르기 때문에 한번에 설명드리기가 조금 어려운데… 결론적으로는 말씀하신 것 전부가 해당됩니다. 우선 디제이라면 셋리스트 전체 흐름을 만들어내는 역할을 가장 잘 수행해야 한다고 봐요. 흐름이 갖추어졌다면 개별 곡들에 대한 디테일한 요소를 정리하기 시작하죠. 어떤 트랙에서는 제 샘플이 메인 멜로디가 되는 경우도 있는 반면, 가끔은 제가 완전히 트랙에서 빠져나와 다음 곡으로의 트랜지션에만 관여할 때도 있습니다. 또 어떤 곡에선 그저 제가 곡의 테마와 구성만을 제시한 뒤 실질적인 연주는 절 제외한 다른 일부 연주자분들에 의해 진행되기도 하고요.

그리고 연주자분들간의 인터플레이가 있듯이 공연 중에는 밴드 전체와 관객분들 사이의 상호작용도 중요한 요소라고 봐요. 현장의 분위기, 관객의 호응정도에 따라 특정 파트에선 솔로를 더 길게 가져간다던지, 솔로의 순서를 바꾸기도 하고 어떨 땐 다음 곡으로 아예 빠르게 넘겨버리는 식으로 호흡을 만들어가죠.

이 외에도 무대에서 실시간으로 연주되는 모든 트랙의 최종 책임자로서 모든 상황을 염두해두고 최대한 대비하는 것… 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지난 11월 발매된 SAMO KHIYOTA의 정규 앨범 <고마워요, 아마드!>
지난 11월 발매된 SAMO KHIYOTA의 정규 앨범 <고마워요, 아마드!>

그런 와중에 본격적인 리더 앨범을 발표하셨어요. 피아니스트 아마드 자말(Ahmad Jamal)에 대한 헌사가 들어있다고 느껴지는 제목 <고마워요, 아마드!>입니다. 왜 이런 제목이 달렸나요?

말씀하신대로 아마드 자말에 대한 헌사가 맞구요. 원래는 2023년에 진행했던 아마드 자말의 추모공연을 위해 만들었던 곡이었는데, 공연 이후 반응이 좋아서 몇번을 더 연주하다가 급기야 앨범에 실리게 됐고, 어느 순간 타이틀이 되었더라고요.

무엇보다 아마드 자말의 연주 스타일… 적재적소에 최소한의 표현으로 최대의 효과를 기대하게 하는 것, 절제되어 있으면서도 동시에 미려한 연주는 디제이/프로듀서에게도 귀감이 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제가 디제이로서 연주를 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이 ‘최소한의 움직임으로 최대의 표현 효과를 얻자는 것‘이거든요.

이 앨범의 곡들은 샘플링, 작곡, 디제잉과 같은 SAMO KHIYOTA만의 기법이 들어간 건가요? 어디부터 어디까지 프로듀서로서의 개입하셨는지, 또 어느 부분은 연주자들의 즉흥성에 맡긴 것인지 나눠볼 수 있을런지요.

우선 작곡가이자 프로듀서라면 트랙의 코드, 테마, 멜로디, 리듬, 송폼 등 음악의 모든 요소들에 관여해야 합니다. 저 역시 마찬가지였고요. 또한 앨범 단위의 작업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트랙들 간의 유기적 배치거든요. 특정 곡의 메인테마를 어떤 연주자가 중점적으로 연주할지, 어떤 연주자의 솔로가 가장 돋보여야 하는지, 곡과 곡 사이의 트랜지션 스타일은 어떠해야 하는지 등등… 그런걸 신경썼죠. 

무엇보다 제 앨범처럼 연주곡으로만 채워진 경우엔 듣는 분들이 지루함을 느낄 여지가 매우 많기 때문에 지속적인 환기, 전환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이를테면 2,3번 트랙에서 메인테마를 맡았던 멜로디 악기 연주자(색소폰, 플룻)가 4번 트랙에서는 잠시 쉬어가면서 그 자리에 새로운 멜로디 악기 연주라(트럼펫)가 등장하는 식으로요.

즉흥성에 맡기는 부분은 곡들의 솔로 파트들이에요. 훌륭한 재즈 연주자들이 펼치는 경이로운 솔로 연주야말로 개별 트랙들의 킥이라고 할 수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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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개의 트랙이 있고 트랙마다 독특한 제목들이 한국어로 달려있습니다. 전체적으로 하나의 서사적 흐름이 있는것 같은데요.

맞아요. 정확히 보셨듯이 이번 앨범은 일반적인 앨범보다는 좀 더 디테일한 내러티브가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러고 이러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이 앨범의 “스토리북”이구요. 독특한 제목들 역시 스토리북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극중에서 실제로 뱉는 말들을 인용하여 만들어졌습니다.

저는 늘 연주 음악이 구체적인 서사를 전달하는 데에는 태생적인 한계가 있다고 느껴왔습니다. 예를 들어 ‘막연하게 슬픈 음악’과 ‘왜 슬픈지에 대한 사연을 알고 듣는 음악’ 사이에는 -어느 쪽이 더 예술적인가에 대한 문제는 차치하고- 분명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이라는 매체를 함께 두면, 청자는 음악을 들으며 보다 구체적인 장면과 감정을 상상할 수 있으리라 보았고요. 다만 이 과정이 지나치게 설명적으로 흐르는 것은 경계하고 싶었습니다.

저는 소설에서 율(律)과 안(安), 그리고 키미코 요타로(笠井 陽太郎)와 정(鄭)이라는 가상의 재즈 연주자 4명을 설정한 뒤 이들이 각자 돌아가며 자신과 과거 경험을 하나씩 풀어내도록 내버려 두었습니다.

이때 음악은 마치 OST와 같은 역할을 담당하며, 트랙리스트 순서대로 천천히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다보면 어느새 이 모든 것이 하나의 앨범이 완성되어 과는 과정에 대한 묘사였음을 알게 됩니다.

이처럼 음악, 스토리, 일러스트레이션 3가지 축이 톱니바퀴처럼 맞물리는 형태로 독자/청자들에게 보다 다채로운 감상의 폭을 제시하면서 궁극적으로는 제 앨범 고유의 세계관, “좋은 예술과 좋은 예술가”에 대한 이야기를 전달하고 싶었습니다.

이 소설은 직접 쓰신건가요? 그리고 음악이 먼저인지, 스토리가 먼저인지도 궁금하네요. 앨범의 네러티브가 음악을 ‘해설’하는건가요, 아니면 음악이 소설을 ‘확장’하는 건가요?

6개월 정도 매일 하루 15분씩 직접 썼습니다. 아무도 제 앨범에 글을 써주겠다고 나서지 않아서요. 스토리가 먼저 나온 경우도 있고 음악이 먼저 나온 경우도 있습니다. 위 질문에 대한 답으로서 어느 정도 답변드렸지만 저는 스토리북이 절대로 음악을 “해설”하는 형태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어요. 너무 떠먹여주는 방식은 저도, 청/독자도 원치 않을리라 보았습니다. 그래서 앨범을 만드는 내내 제가 음악을 지나치게 해설하려고 하지 않는지 끊임없이 되돌아 보았습니다. 현재의 결과물은 나름대로 그러한 자기검열을 거친 결과입니다. 제 자기검열이 충분하고 적절했다면 ‘해설’이 아닌 ‘확장’으로서 기능하리라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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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에는 많은 매체와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이 공간이 소개되고 있는 것 같은데요. 비즈니스적 방향성은 계속 그런 쪽으로 끌고가고 싶으신지요.

감사하게도 앨범 발매 이후 많은 제안들이 들어왔어요. 가장 놀라웠던 것은 역시 미국이나 일본처럼 큰 음반 소비시장을 가지고 있는 나라에서 제게 먼저 연락을 주셨단 거에요. 특히 뽀빠이 재팬(POPEYE JAPAN)은 제가 어렸을 때부터 동경해오던 패션 매거진이었기 때문에 처음 협업 제안 메일을 받고는 당연히 스팸인줄 알았습니다…

물론 국내에서도 다양한 재즈 매거진은 물론 에반스 (EVANS) 등의 재즈 클럽, 넓게는 멘야준이나 1984, 콘디스코 처럼 한국의 멋진 로컬 매장과의 협업도 진행 중에 있습니다.

비즈니스 방향성… 이라고 말하면 다소 거창한 감이 있고 전 그저 제안해주시는 곳에서 제가 충분히 제 역할을 할 수 있을거라 판단되면 바로바로 진행하고 있어요.

앞으로의 계획과 꿈이 궁금합니다.

앨범 발매 이후 예상치 못한 많은 반응들에 정말 놀라고 있습니다. 작년 11월에 나온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해가 바뀌어 2월이 되어가는 지금 시점에 하고 있을 거라고는 예상 못했거든요. 그러므로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이렇게 모두가 볼 수 있는 공간에 섵불리 말씀드리는 것에 점점 더 조심스러워집니다.

꿈에 대해서도 비슷합니다. 저는 그저 지금처럼 제가 멋지다고 생각하는 사람들과 사랑하는 일을 하면서 살고 싶어요. 앞으로 무슨 일이 벌어질진 모르겠지만 언제나 그렇게 살아가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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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토크가 열립니다 🙌🏻

지난해 11월 공개 이후, 2025년 최고의 재즈연주 앨범으로 거론되며 꾸준히 입소문을 타고있는 사모 키요타의 새 앨범 “고마워요, 아마드 ! (THX, AHMAD!)“ 의 앨범 스토리북에 관한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북세션이 1/31 (토) 저녁 6시, 홍대 1984에서 진행됩니다.

현장에서는 앨범 스토리북을 비롯한 굿즈를 직접 구매하실 수 있는 얀씨 팝업 스토어가 함께 열리며, 8시부터 진행되는 에프터 파티에는 현장 추가 결제시 맥주가 무제한 제공된다고 해요!!

장소 : 홍대 1984 (서울시 마포구 동교로 194 혜원빌딩 1층)

일시 : 저녁 6시~ (8시~ 에프터 파티)

모더레이터 : 조혜림 음악 평론가

예매 티켓 : 15,000 원

예매처 : @samo_yanceyclub 프로필 하단 링크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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