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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에 발매된 재즈 앨범 돌아보기

그래미, MAMA, 한대음, 재즈도슨트 Let's Go!

2025.02.16 | 조회 21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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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도슨트의 뉴스레터

재즈도슨트가 전해주는 재즈계 소식과 추천 음악, 사는 이야기

2024년에 발매된 음반들 기억에 남는 것들을 정리해봅니다. 2024 리캡을 다음 2월에 이르러 한다는 것에 너무 늦은게 아닌가 생각했으나... 그래미 어워드와 한국 대중음악상 후보작 발표도 2월에 하는걸 보면서 안도해봅니다. (그런데 이 행사들은  2월에 하는건가요? 😂)

재즈 음악 내에도 분명 다양한 장르가 있는데요. 번지르르한 단어 선택 대신에 감상자의 눈높이에 맞는 쉬운 분야들로 나눠보았습니다. 

  • 보컬 재즈 부문 : 보컬이 리더로서 제작된 작품
  • 정통 재즈 부문 : 'Straight Ahead' 한, 비밥과 스윙의 정통성을 계승하는 작품
  • 작곡 / 즉흥 부문 : 리더 개인의 색깔과 자율성이 부각된 작품
  • 팝 / 퓨전 부문 : 리드믹하고 대중적인 방향의 작품
  • 전자 음악 부문 : 일렉트로닉, 힙합 사운드를 주로 하는 작품

음악 선정은 (당연하게도)제가 들어본 작품들을 기준으로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싱글 음원보다는 전체적인 메세지가 선명하고 기억에 오래 남는앨범 단위 작품들 위주로 떠올랐습니다. 물성을 가진 CD는 물론이거니와, 디지털 발매더라도 EP 규모의 앨범이 머릿속에 남아있네요. 

당연히 그런 분들은 없겠지만, 이건 Awards라기 보다는 개인적인 기록에 가깝기 때문에 순위나 멘션에 대한 너그러운 이해를 바랍니다. 제가 느끼지 않은걸 쓸 수는 없는 법이니까요!

 

영상으로도 준비했어요 :)

보컬 재즈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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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스탠다드 재즈를 워낙 좋아했던지라 반가운 앨범들이 많았습니다. 마리아킴과 베니 베넥 3세가 함께 한 미국 레이블 발매작 <Misty Blue>는 음악은 물론이거니와 회사의 공격적이고 다채로운 홍보 전략도 볼 수 있었습니다. 김주환 & 유키 후타미 듀오의 <AFTER MIDNIGHT : Still in the Moonlight>도 최소한의 편성으로 스탠다드 재즈의 깊음을 음미할 수 있게 해주었죠.

김민희의 <Confessin'>, 나희경의 <BOSSA>는 각기 스탠다드와 보사노바 영역에서 심도를 굳혀가는 앨범이었습니다. 구스또 페밀리아(Gusto Familia)는 기타-보컬-베이스 구성의 트리오로 데뷔 앨범 <Our Spring>을 발매했고, 더블리스는 <Swing with Bliss>로 3인 보컬 체제에서 보여줄 수 있는 화려한 편곡을 자랑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더블리스의 앨범이 좀 더 빨리 녹음되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바람이 있어서 조금 아쉬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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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많이 손이 갔던 앨범은 허원무의 <Witchcraft>와 조해인의 <Sight Beyond Sight>였습니다. <Witchcraft>는 큰 다이나믹의 변화 없이 허원무의 하이톤 목소리를 잘 품어주는 음악으로 가득 차있는데요. 앨범 전체를 여러번 반복해서 들어도 질리지 않는 맛이 있는 앨범이었습니다.

그런가하면 <Sight Beyond Sight>는 훨씬 깊고 넓은 음악 세계를 담아냈습니다. 조해인의 목소리는 Dianne Reeves처럼 깊게 울려퍼지고, 박윤우의 기타를 기반으로 한 밴드 사운드는 그 울림을 담아낼 공간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전 곡이 자작곡이지만 정통의 어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목소리를 담을 그릇을 직접 빚어낸 셈이니 완성도가 아주 높습니다. 따로 포스팅 한 적은 없지만 개인적으로 '올해의 앨범'이라 생각하며 여러번 감상했고, 이번 한대음에도 '최우수-재즈 보컬 음반' 부분에 노미네이트 되어있는데요. (여기서 궁예질을 해보자면...)


정통 재즈 부문

스탠다드, Straight Ahead 장르는 보컬 앨범에 비해 연주 앨범이 적은 편입니다. 그에 비해 작곡 / 즉흥 부분의 작품이 훨씬 많죠. 그래서 이 분야의 앨범이 더 눈에 띄기도 합니다. 모두 다 즐겁게 들었던 작품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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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범 <Solo Gershwin>은 조 패스의 <Virtuoso>처럼 기타 한 대로 거슈윈의 곡들을 연주한 앨범입니다. 기타는 이론적으로 다른 밴드의 도움 없이 혼자 연주가 가능한 악기지만, 거기까지 다다르기 위해서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이 앨범의 중요성이 더욱 와닿습니다.

반대로 조유윤의 <A Living Room Session>은 기타리스트 세 명이 모여 만든 앨범입니다. 미국 유학 중에 제작된 이 앨범은 친구들과 거실에서 녹음한 수수한 맛이 있는 작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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얀 킴 트리오의 <Night Chaser>는 정통적인 피아노 트리오의 맛과 멋을, 색소포니스트 이삼수의 <Catch and Jab>은 하드밥의 뜨거운 열기와 현란한 색소폰 연주를 느낄 수 있는 멋진 앨범입니다.

조 판스워스, 빈센트 헤링과 함께 정통성을 이끌어낸 피아니스트 허지희의 <Flow>, Ellie Lee(이승형) <Escape>, 고희안 <Silver Lining>도 기억에 남습니다.


작곡 / 즉흥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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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소프트하고 편안한 음악부터 소개하자면, 트럼페터 조정현의 <Children>과 색소포니스트 박기훈의 <여정>을 추천합니다. 전자가 밝고 유쾌한 느낌이라면 후자는 목관 악기의 다채로운 편곡으로 조금 더 부드럽고 몽글몽글한 느낌이 드러나는 앨범이죠.

기타, 비브라폰, 드럼의 조합으로 펼치는 밴드 '모양들'의 <모양들>, 드러머 이석현과 피아니스트 조에스더의 <Duo>는 자유 즉흥 연주가 어렵지만은 않다고 알려주는 Fresh한 앨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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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브라포니스트 김예찬의 리더작 <Loving My Blackdog>, 피아니스트 임수원이 이탈리아의 시골 마을에서 기타리스트 Paride Pignotti와 함께 작업한 <Way Back Home>, 그린아워의 <Green Hour Vol.1>은 여러번 반복해서 들은 음악들입니다. SEW Trio의 <끝이 있는 날카로운 직선>도 24년 초에 나왔지만 기억에 오래 남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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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혜리오케스트라의 <Infinite Connections>와 이선지의 <Eternal>은 CD로 듣는 내내 감탄만 나왔습니다. 각기 빅밴드와 라지 앙상블로 구성되어 Vertical한 입체감과 강렬한 사운드가 가슴에 깊이 남습니다. 크고 정교한 건축물을 보듯 디테일함이 살아있는 걸작들입니다.


팝 / 퓨전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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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부분의 최강자라면 명실공히 Bump2Soul의 <Bump2Soul>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습니다. EP와 정규작은 물론, 최근에는 브라스를 대동한 라이브 앨범까지 발매하며 하이웨이를 달리고 있죠. '밴드'라는 형태가 이렇게 잘 굴러가기란 쉽지 않은 법인데요. 개인적인 친분도 있는데다 인터뷰를 해보니, 보이지 않는 여러 요소들이 이 팀의 성공가도를 이끌고 있습니다.

반면 재즈 보컬 김유진은 개인의 역량으로 많은 것들을 이뤄왔습니다. 23년 말에 발표한 2집에 이어 24년에 발매한 2.5집 <dudndudndudn>은 본인의 음악이 재즈에 한정되지 않음을 선언한 앨범이죠. 적당히 유니크하고, 적절히 대중적인 이 앨범으로 인해 팬들이 그녀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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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360 경음악단'의 <예언>은 밀양아리랑, 한오백년과 같은 한국의 민요를 사이키델릭한 요소로 연주한 인스트루먼트 앨범입니다. 처음 들으면 '뭐지?' 싶은데 계속 듣다보면 빠져드는.. 이른바 '뽕 맛' 앨범이라고 할 수 있죠. 남예지의 <오래된 노래, 틈>은 비슷한 주제를 차용했지만 보컬이 음악을 리드하고, 어쿠스틱한 사운드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정반대에 있는 앨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River City의 <River City>는 수요는 많지만 공급은 적은, 정통적인 인스트루멘탈 펑크를 연주했습니다. Brian Culbertson과 같은 어쿠스틱 피아노 사운드를 이용한 펑키 트랙을 찾는다면 River City의 피아니스트인 Jason Park의 <Laputa>를 들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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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리머 조매력의 좌충우돌 재즈 빅밴드 '어노잉 박스'가 <First Contact>를 제작하기까지의 행보도 주목해 볼만 합니다. 저는 스토리가 가진 힘을 중요하게 생각하는데, 마케팅이나 콘텐츠 제작 등 여러가지 면에서 배울 점이 많았던 앨범이라고 생각합니다. 스트리머와 재즈 연주자 사이의 거리감에서 오는 배타적인 마음은 잠시 접어두고 말이죠.


전자 음악 부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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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퓨전 재즈'라는 단어는 1960년대 부터 쓰여왔지만, 이 말이 지칭하는 음악은 늘 바뀌어 왔습니다. 재즈-록 / 힙합-재즈 / 애시드-재즈 처럼요. 이제 2020년대의 '퓨전 재즈'를 찾아야 한다면 저는 R01 Parlour의 <Texture Over Time>과 같은 앨범이 제일 잘 어울리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퀀스, 신디사이징, 다양한 FX의 질감이 시간에 따라 변화되는 음악 말이죠.

일년 내내 발표했던 작업물을 엮어낸 Fully Bold의 <Urban Myth>도 대중들이 좋아할 사운드를 가졌습니다. Lo-Fi한 사운드, 적절한 비트감과 그 위를 흐르는 키보드의 즉흥 연주가 시종일관 흐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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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해 이 분야의 최강자는 O'KOYE의 <Whether The Weather Changes Or Not>가 아닐까 싶습니다. 이 앨범은 단순히 랩이나 힙합이라고 정의하기에는 아쉬운, 다채로운 디테일이 들어있는 앨범입니다. 뉴욕의 힙합 뮤지션들이 그러했듯이 재즈에서 샘플링을 따오기도 하고, 직접 녹음하기도 했죠. 실제로 윤석철, 안상준, 송하철, Q ther Trumpet 등 다양한 재즈 뮤지션이 참여한 사실이 이들의 진중함을 보여주는 증거가 아닐까 싶습니다.


2025년에는 어떤 음악들이 기다리고 있을까요?! 저와 함께 계속해서 디깅해보시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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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Julia

    0
    2 months 전

    추천해주시는 음악들 리스트업 해놓고 하나씩 들어보고있습니다. 늘 감사해요👍🏻

    ㄴ 답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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