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3번째 연못] 다시 현실에 발을 딛기까지, Xdinary Heroes

[컴백 탐구] Are you alive, or just existing?

 가상의 공간 '♭form(플랫폼)’에서 누군가에게는 뮤직히어로, 누군가에게는 빌런이 되며 흥미진진한 세계관을 전개해 온 Xdinary Heroes(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컴백했습니다!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미니 1집 [Hello, world!], 2집 [Overload], 3집 [Deadlock], 4집 [Livelock]까지, 컴퓨터 프로그래밍 용어를 활용한 앨범명으로 자신들만의 음악과 세계관을 표현해 왔는데요. 이번 정규 1집 [Troubleshooting]도 '문제 해결'을 의미하는 프로그래밍 용어로 호기심을 자극했습니다. ♭form에서의 서사를 마무리하고, 현실을 무대로 '현실의 히어로’로 비상하고자 하는 이번 앨범, 함께 알아보실까요? 💙

[음악 탐구]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거친 질주에 빠져들어😵‍💫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이번 정규 1집은 멤버 전원이 전곡 작업에 직접 참여했다는 점에서 큰 의의를 가지는데요! 멤버 전원의 음악 역량과 팀의 개성을 담은 이번 [Troubleshooting]에 어떤 곡들이 담겨 있는지 같이 볼까요?

 먼저 타이틀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은 과거의 나와 친구들에게 전하는 메시지를 담은 곡이라고 해요. 이 곡은 주연의 인트로 솔로 가창 후 시작되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식 질주에 자연스럽게 리듬 타게 되는 기분 좋은 팝 펑크인데요. 멜로디를 자유자재로 오르내리는 주연의 매끄러운 보컬과 속도감 있는 드럼이 속 시원한 게 왜 타이틀 곡으로 선정되었는지 알 것 같은 곡이에요! 게다가 청량감이 물 오른 요즘 계절과 맞물려서인지 더욱 뇌리에 남는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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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타이틀 외 수록곡은 총 9곡인데요. 크게 두 가지 결로 나눌 수 있어요. 먼저 폭발적인 에너지와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가장 잘하는 강렬한 밴드 사운드를 한껏 느낄 수 있는 ‘No Matter’, ‘UNDEFINED’, ‘Paint it’, ‘Money On My Mind’, ‘MONEYBALL’입니다!🔥 날 가두고 방해하는 것들에 되려 추진력을 받아 달려나간다는 메시지와 함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식 거칠고 비정형적인 에너지가 돋보이는 곡들이에요! 이러한 헤비하고 하드한 록 사운드 곡들을 지나 트랙 후반부에서는 조금 다른 감성도 느낄 수 있는데요, 바로 ‘꿈을 꾸는 소녀’, ‘until the end of time’, ‘Walking to the Moon’, ‘불꽃놀이의 밤’입니다!🌈 이 곡들은 앞선 거친 트랙들과는 상대적으로 서정적인 편인데요, 따뜻한 가사에 그렇지 못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식 상남자 사운드로 앨범 분위기를 다운시키지 않아 강약 조절은 되지만 흐름은 잃지 않는 세심한 기획이 돋보이는 곡들이에요!

[작가 탐구] 명곡 무한 제공 사건의 주인공, 이우민 작가

 이번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앨범의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 같은’에 작곡으로 참여한 이우민 작가는 JYP 소속 프로듀서이자 송 라이터로 이미 K-POP 팬들 사이에서는 명곡 제조기로 소문난 작가님입니다!😎

 이우민 작가님은 JYP 소속 아티스트들 뿐만 아니라 타 회사 K-POP 아티스트들과도 꾸준히 작업하고 계신데요, 곡 작업에 참여하신 대표적인 곡으로는 트와이스의 ‘Knock Knock’, ‘Feel Special’, ‘Talk that Talk’, DAY6의 ‘좋아합니다’, 프로미스나인의 ‘DM’, ‘We Go’ 등이 있습니다.

 이 대표곡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작가님의 작업은 몽환적이고 부드러운 신스와 펑키하고 캐치한 후렴 멜로디, 벌스에서부터 차근히 텐션을 쌓아가다가 코러스에서 팡 터뜨리는 발랄하고 상큼한 에너지가 매력인데요! 특히 90년대의 향수와 아련한 감성을 박진감 넘치는 비트와 중독성 있는 멜로디를 가진 트와이스 ‘Talk that Talk’, 프로미스나인 ‘DM’ 등은 팬들 사이에서 레전드 여돌 곡으로 인정 받으며 ‘우민감성’으로 불리기도 한다네요!☄️

🎧 레전드 ‘우민감성’ 명곡 다시 듣기

- 트와이스 ‘Talk that Talk’

- 트와이스 ‘Feel Special’

- 프로미스나인 ‘DM’

[콘셉트 탐구] 연결되어 있는 우리, 사라지지 않을 내일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지금까지 온라인 가상 합주 공간인  ♭form(플랫폼)에서 독특한 세계관을 구축해왔습니다. 가상 세계의 <♭form BAND CONTEST>에서 우승을 차지하고, 이들을 억압하려는 세계와 충돌하며, 히어로인지 빌런인지 알 수 없는 혼란 속에서 성장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이들은 정규 1집 [Troubleshooting]을 통해 현실 세계를 무대로 새로운 챕터를 열어가고자 했는데요. 과연 어떠한 콘셉트로 이러한 이야기를 풀어냈을까요?

💙 무드 필름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무드 필름, 스니크 피크 필름, 인스트루멘털 라이브 샘플러 등 다양한 콘텐츠를 통해 앨범의 텍스트를 담아냈는데요. 그중에서도 가장 먼저 공개된 무드 필름은 이들의 이야기를 직접적으로 드러내고 있습니다.

 무드 필름 속 멤버들은 지금까지 와는 다른 모습입니다. 늘 함께 였던 멤버들이 ♭form을 벗어나 각자의 삶을 살아가게 된 것이죠. 함께 열광하고 이뤄냈던 무대들이 모두 거짓이었던 것처럼 외롭고 쓸쓸한 모습인데요. 지난 서사를 떠올릴 수 있는 컴퓨터와 각종 디지털 디스플레이들은 지직거리며 아무것도 보여주지 않습니다.

 ♭form과는 전혀 다른 현실 속에서 시간을 보내던 멤버들 속에서 O.de(오드)는 멤버들을 하나로 모이게 만들었던 포스터를 발견합니다. 포스터 한 장에서 시작되어 지금까지 달려왔던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서사를 되새기게 만드는 장치죠. 지난 시간은 그저 과거의 일이라고 생각한 듯 오드는 이를 뜯어내는데요. 포스터의 뒷면에는 Are you alive, or just existing? 라는 문구가 적혀있습니다. 오드는 그러한 포스터를 뒤집어 붙여 사진으로 남기고는 어딘가로 달려갑니다.

 그리고 그 사진을 주연에게 전달하는데요. 어둡고 좁은 방에 누워 세상 밖으로 나오는 것을 두려워하던 주연은 사진을 받아들고 문을 열고 세상의 밝은 빛을 받습니다. 다른 멤버들 또한 서로 이어폰을 나눠끼고 음악을 듣고, 직접 찍은 사진이 담긴 소포를 받으며 ♭form을 벗어났음에도 여전히 서로 연결되어 있음을 깨닫게 되죠. 

 마침내 다시 만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는 어느 곳도 아닌, 두 발을 딛고 서 있는 현실 세상을 내려다보며 환하게 웃어 보입니다. ‘만났다가 헤어지고, 기대하고 열광하고, 다시 멀어지고 뒤돌아서도, 우리가 느낀 감정은 진실이니까. 연결되지 않아도 이어져있다고 믿는다. 나의 세계를 이해하는 사람들 그리고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는 순간을 떠올린다.’ 는 내레이션이 이러한 스토리를 직접적으로 전달하는데요. 현실 세계에서도 계속될 이들의 이야기에 대한 희망과 기대를 전했습니다.

💙 뮤직비디오

 이렇게 가상 세계를 거쳐, 다시 현실에 발을 딛는 엑스디너리 히어로즈의 이야기는 타이틀곡 ‘어리고 부끄럽고 바보같은’의 뮤직비디오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뮤직비디오의 전반부에서는 지하 공간 속 엑스디너리 히어로즈를 보여줍니다. 하수구 덮개처럼 보이는 높은 천장에서는 종이 조각이 휘날리고 보라색 액체들이 흘러내리는데요. 희미하게 들어오는 빛을 받으며 절규하듯 노래하는 이들은 지하에 들어차는 빗물 속에서도 여전히 쉬지않고 노래하는 모습입니다.

 구정물이 떨어지는 공간에서 함께 연결된 엑스디너리 히어로즈. 현실 세상을 분리하는 것처럼 높았던 천장은 점점 가까워지고, 멤버들은 철창을 밀어내고 세상 밖으로 나오게 됩니다. 다시 한 번 같이 노래하고 연주하며, 이들을 구속하고 분리했던 좁은 공간에서 벗어나 현실에 발을 딛게 된 것이죠.

 과거의 상처에 잠식되지 않고, 함께 세상 밖으로 나온 멤버들은 이전보다 훨씬 자유로운 표정인데요. 넓은 길 한복판에서 쏟아지는 비를 맞으며 그 어떤 것에도 신경쓰지 않고 연주하고 노래하는 모습은 보는 이들에게 짜릿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합니다. 이렇게 성장통을 겪으며 세상으로 나온 엑스디너리 히어로즈가 ‘현실의 히어로’로서 비상하겠다는 다짐과 의지가 느껴지는 뮤직비디오였는데요. 이들이 앞으로 펼쳐 나갈 또다른 챕터를 더욱 기대하게 만드네요!

Editing by 유리도끼, 별도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