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뉴스레터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지금 저는 이탈리아 시칠리아입니다. 시칠리아에서 두번째로 큰 도시 카타니아에서 살고 있습니다. 시칠리아 섬 동남쪽에 위치한 도시인데요, 시칠리아 제2의 도시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사실 지금 첫 편지를 쓰면서 어떤 이야기를 나눌까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모르겠더라구요. 서울이라는 정말 큰 도시를 떠나 피렌체로 또 피렌체를 떠나 더 작은 도시 카타니아로 오게 된 이야기를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을 해야할지 막막했어요. 시간이 조금 더 지나고 함께 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점점 더 나눌 수 있는 이야기가 많아지겠죠? 천천히 시간이 쌓여 더 깊은 사이가 되기를 바래봅니다.

2024년 8월말 서울을 떠나 이탈리아에 와서 이제 벌써 2년이 다 되어갑니다. 2년이라는 시간이 짧으면 짧은 시간이지만 되돌아보면 저에게는 참 길고 새로운 시간이었습니다. 지금은 어느새 이탈리아어도 할 수 있게 되고 시칠리아에서도 집처럼 느껴지는 곳도 생기고 조금씩 새로운 친구들도 만들기 시작했어요. 여러분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시칠리아는 이탈리아에서도 남쪽 끝에 있는 섬이예요. 이탈리아는 주로 로마를 기준으로 북부와 남부로 나뉘는데, 시칠리아는 그 중 이탈리아 남부에 혹해요. 이탈리아안에서도 자치 정부를 가질 정도로 반도의 이탈리아와 구분되는 시칠리아만의 고유한 역사와 문화를 가지고 있는 아주 큰 섬입니다.
서울이라는 도시는 참 편리하고 편안한 도시예요. 밤늦게 돌아다녀도 안전하고, 어딜가나 편리한 대중교통과 친절한 안내문들이 서울이라는 큰 도시를 살기 편안한 도시로 만들어주니까요. 서울에 비하면 시칠리아는 아주 불편한 도시예요. 10분후에 온다던 버스가 갑지가 사라지기도하고, 지나가는 사람들이 갑자기 중국어로 인사하기도하고, 특히 카타니아에는 길가에 쓰레기가 널부러져있기도 합니다. 버스를 타도 노선도가 그려져 있지않고, 인터넷으로 길을 찾아보는 것보다 차라리 근처에 있는 카페에 들어가 길을 물어보는 것이 더 정확할 때가 있습니다. 참 불편하고 신기한 도시예요. 살다보면 이런 무질서함에 화가 나기도 하고 짜증도 나고 가끔은 왜 여기까지와서 이런 고생을 하고 있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거의 모든 것이 예측가능한 도시를 떠나 모든 것이 예측 불가능한 도시에서 살게 됐네요.
서울에서 살 때 많은 일들이 예측 가능했어요. 서울의 시간은 버스도 제시간에, 지하철도 제시간에, 택배도 새벽배송으로 당장 내일 아침에, 모든 것들이 톱니바퀴돌아가듯 촘촘하게 짜여 있잖아요. 그리고 그 모든 것들이 너무나 당연해서 저도 모르게 삶도 예측 가능한 것으로 바라보고 있었더라구요. 여기는 당연한게 없습니다. 버스도, 지하철도, 택배도 세상 제 시간이라는게 있을까 싶을 정도로 막무가내로 돌아가요. 삶이라는 것은 한국의 버스보다 시칠리아의 버스처럼 알 수 없는 것이 아닐까요? 어쩌면 우리들의 삼은 우리의 계획대로 되지 않는 것이 더 자연스러운 것이 아닐까 싶어요. 요가에서 숨이 몸의 공간을 만들어주듯이 여기에서의 시간이 저의 삶에 불규칙한 공간을 만들어주기 시작했어요. 살아있는 삶이란 불규칙함과 비정형성이 존재하는 삶이 아닐까요? 어쩌면 서울에서의 삶은 다른 의미에서의 역동성을 잃은 삶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혹시 옹달샘이라는 노래 다들 아시나요? 새벽에 일어난 토끼도 숨박꼭질하던 노루도 잠시 쉬어가는 옹달샘이 참 좋더라구요. 시칠리아의 저의 이야기가 여러분의 일상에 작은 옹달샘이 되기를 기도합니다. 여기 시칠리아의 삶이 조금 새로운 역동성과 생동감을 드릴 수 있으면 좋겠어요. 저의 첫 편지를 함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또 만나요!!
사랑을 담아,
루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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