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새 8월 중간을 지나가고 있다. 8월 15일은 Ferragosto라고 불리는데, 이탈리아의 가장 큰 여름 휴가 기간이다. 그래서 8월 15일을 전후로 적어도 일주일 이상 대부분 ferie, 휴가에 들어간다. 혹시 8월에 이탈리아 여행을 계획하고 계시다면, 특히 남부 지역에서는 대부분 휴가에 들어가기 때문에 로컬 레스토랑이나 지역 주민들이 가는 식당들은 문을 닫아 조금 불편을 겪으실 수도 있다. 호텔에서도 8월이 가장 바쁜 성수기 달이다. 나도 호텔에서 일을 시작한 지 이제 벌써 한 달이 다 되어간다. 이제 조금씩 일에 적응해나가고 있다.

시칠리아의 이번 여름은 아주 다이내믹하다. 에트나 화산의 분화 활동이 일주일 가까이 이어진 탓에 카타니아 일대는 재로 덮이고, 공항은 취소된 항공편들로 인해 시끌벅적했다. 며칠 전 화산이 들끓던 날, 집으로 걸어오는데 화산 반대편 하늘에서는 마른하늘에 번개가 치고 있었다. 최근에는 부분일식과 유성우 같은 천문학적으로 의미 있는 일들도 있었다는데, 신화에서는 주로 그런 날에 중요한 사람이 태어나던데. 누가 정말 태어났으려나.
내가 일하는 호텔 레스토랑에서는 자르디니 낙소스(Giardini Naxos) 해변과 에트나가 한꺼번에 보인다. 일하는 동안에 가끔씩 고개를 들어 하늘을 보면 매일 에트나 주변에 흐르는 구름과 넓게 펼쳐져 있는 바다를 볼 수 있다. 이번 주 내내 하루하루 에트나 화산 폭발 덕분에 내 인생에 이런 하늘이 있었나 싶을 정도의 장관을 보면서 일할 수 있었다. 어떤 날은 에트나가 붉게 불을 뿜고 있는데 그 바로 위에 초승달이 떠 있기도 했고, 어떤 날에는 에트나 주변으로 신비로운 구름이 가득 몰려 정말 어쩌면 저 안에서 대장장이 신이 풀무질을 하고 있지도 모를 것 같았다. 살아 있는 에트나를 바라보면서 산다는 것은 나도 이 자연의 일부라는 것을 매일 하루하루 되뇌며 사는 일이다. 매일 한 번도 똑같지 않았던 타오르미나의 저녁노을처럼, 내 하루도 한 번도 똑같지 않음을 일깨워준다.
매일 같은 하늘이 없는 것처럼 매일 같은 하루는 없다. 반복하는 일상이지만, 또 육체적으로 힘들 때도 있지만, 그 안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똑같았던 하루는 한 번도 없었다.
매일 하루가 똑같은 하루가 없다는 것, 모든 것이 변한다는 것, 그래서 오늘 하루가 더없이 값진 하루라는 것. 괜히 에트나를 보면 마음이 웅장해진다.
지금은 8월 18일 00시 51분, 저녁 쉬프트 끝나고. 오늘도 감사, Buona not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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