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가 강사로 지내다가 갑자기 이탈리아로, 피렌체에서 갑자기 또 시칠리아로 왔다. 계속해서 사는 곳이 바뀌고 하는 일이 일정하지 않았다. 불안했고 초조했고 두려웠다. 그런 순간마다, 마음에 품고 있는 별을 다시 찾는다.
짧은 시간 동안 여기저기 이동하다 보면 꼭 가지고 다녀야 할 것들이 생긴다. 그리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생긴다. 어딜 가나 항상 따라다니는 것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항상 나를 따라다니는 것은 나. 나라는 사람. 나라는 사람의 태도. 나의 성격. 친구도 가족도 아닌 그냥 나 하나밖에 없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알게 된다.
물건으로 얘기하자면, 생필품을 제외하고 제일 먼저 나는 요가 여행 매트가 꼭 필요하다. 웬만하면 어딜 가든지 꼭 들고 다닌다. 엄마가 준 목걸이와 작은 가방. 요가할 수 있는 운동복과 편안한 신발. 혹시 조금 좋은 곳에 가게 될 경우 입을 수 있는 원피스나 치마 한두 개. 글을 쓸 수 있는 노트북과 노트 한 권, 펜. 읽고 싶은 책. 언제든지 바다로 뛰어들 수 있는 수영복과 내가 좋아하는 향수. 그 이외의 것들은 언제든지 가방에서 꺼낼 수 있다. 가방이 무거우면 마음도 무거워진다.
반대로 마음도 들고 다니는 가방과 같다. 낯선 환경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심지어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다 보면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것들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마치 어느 순간 내가 들고 다닐 수 있는 것들만 들고 다니게 되는 것처럼, 내 안의 마음도 더 이상 불편한 것, 들고 다니기 힘든 마음들,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믿었던 마음들을 하나둘씩 놓아주다 보면, 아주 두둥실 작고 보드라운 무언가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희미하게 빛이 나다가 가끔 그 빛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점점 그 빈도가 줄어들고, 어느 순간 아주 밝게 빛을 뿜어낸다. 그 마음 하나면 어딜 가도 충분하다.
처음 이탈리아로, 아니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고 마음을 가진 것은 2023년 12월이었다. 그 당시에 다양한 마음과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내가 매일 요가 수업 시간에 하는 말들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요가 수업을 하는 동안 회원님들에게 다양한 말을 하게 된다.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시도해보세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궁금했다. 나는 정말 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가. 나는 나에게 실패를 허락할 수 있는가. 나는 나에게 시도해보라고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안 된다고 머릿속으로 막고 있는 일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때 내가 상상하던 대로, 내가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그림과 가까워졌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전혀 다른 샛길로 샜다고,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와 있다고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그 샛길 또한 자청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샛길로 샜다고 말해야지. 누가 시칠리아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여기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같은 순간이 다시 찾아올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에 있기에 그 빛을 또 지키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
지금 내 마음 방 안에는 작은 별이 아주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별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설명할 수가 없다. 아트 프로젝트이기도 하면서, 글쓰기이기도 하면서, 요가이기도 하면서, 만들고 싶은 공간이면서, 내 꿈이기도 하다. 점점 더 선명해지는 빛에 나는 어디에서든지 어떤 일을 하든지 괜찮다.
당신이 당신의 마음에 떠오른 별을 품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다 괜찮다.
이번 주에는 편지를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어디서든지 어떤 일을 하시던지 빛나고 계실꺼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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