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아네 옹달샘] 어딜 가든지 마음에 별을 품고 산다면

2026.08.10 | 조회 5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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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가 강사로 지내다가 갑자기 이탈리아로, 피렌체에서 갑자기 또 시칠리아로 왔다. 계속해서 사는 곳이 바뀌고 하는 일이 일정하지 않았다. 불안했고 초조했고 두려웠다. 그런 순간마다, 마음에 품고 있는 별을 다시 찾는다.

짧은 시간 동안 여기저기 이동하다 보면 꼭 가지고 다녀야 할 것들이 생긴다. 그리고 꼭 필요하지 않은 것들도 생긴다. 어딜 가나 항상 따라다니는 것들도 보이기 시작한다. 항상 나를 따라다니는 것은 나. 나라는 사람. 나라는 사람의 태도. 나의 성격. 친구도 가족도 아닌 그냥 나 하나밖에 없다.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들을 알게 된다.

호텔에서 일하다가 나비를 찾았아요. 좋은 일이 있으려나 봐요.
호텔에서 일하다가 나비를 찾았아요. 좋은 일이 있으려나 봐요.

물건으로 얘기하자면, 생필품을 제외하고 제일 먼저 나는 요가 여행 매트가 꼭 필요하다. 웬만하면 어딜 가든지 꼭 들고 다닌다. 엄마가 준 목걸이와 작은 가방. 요가할 수 있는 운동복과 편안한 신발. 혹시 조금 좋은 곳에 가게 될 경우 입을 수 있는 원피스나 치마 한두 개. 글을 쓸 수 있는 노트북과 노트 한 권, 펜. 읽고 싶은 책. 언제든지 바다로 뛰어들 수 있는 수영복과 내가 좋아하는 향수. 그 이외의 것들은 언제든지 가방에서 꺼낼 수 있다. 가방이 무거우면 마음도 무거워진다.

반대로 마음도 들고 다니는 가방과 같다. 낯선 환경에서 모르는 사람들과, 심지어 전혀 다른 일을 하는 사람들과 계속 부딪히다 보면 나를 나로 만들어주는 것들이 더 선명하게 떠오른다. 마치 어느 순간 내가 들고 다닐 수 있는 것들만 들고 다니게 되는 것처럼, 내 안의 마음도 더 이상 불편한 것, 들고 다니기 힘든 마음들, 하지만 꼭 필요하다고 믿었던 마음들을 하나둘씩 놓아주다 보면, 아주 두둥실 작고 보드라운 무언가가 떠오른다. 처음에는 희미하게 빛이 나다가 가끔 그 빛을 잃어버리기도 한다. 그런데 점점 그 빈도가 줄어들고, 어느 순간 아주 밝게 빛을 뿜어낸다. 그 마음 하나면 어딜 가도 충분하다.

처음 이탈리아로, 아니 어딘가로 떠나고 싶다고 마음을 가진 것은 2023년 12월이었다. 그 당시에 다양한 마음과 이유가 있었지만, 그 중 하나는 내가 매일 요가 수업 시간에 하는 말들을 시험해보고 싶었다는 것이다. 요가 수업을 하는 동안 회원님들에게 다양한 말을 하게 된다. 얼마든지 할 수 있어요. 시도해보세요. 실패해도 괜찮아요. 궁금했다. 나는 정말 내가 얼마든지 할 수 있다고 믿는가. 나는 나에게 실패를 허락할 수 있는가. 나는 나에게 시도해보라고 말하고 있는가. 그리고 내가 안 된다고 머릿속으로 막고 있는 일을 넘어설 수 있을까.

그때 내가 상상하던 대로, 내가 성공이라고 생각했던 그림과 가까워졌냐고 누군가 물어본다면 전혀 다른 샛길로 샜다고,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곳에 와 있다고 말해줄 것이다. 하지만 그 샛길 또한 자청한 일이기 때문에 누구보다 자랑스럽게 샛길로 샜다고 말해야지. 누가 시칠리아 호텔에서 일을 하고 있을 줄 상상이나 했을까. 여기에서 일을 하다 보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 같은 순간이 다시 찾아올 때가 있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여기에 있기에 그 빛을 또 지키는 방법도 배우고 있다.

지금 내 마음 방 안에는 작은 별이 아주 희미하게 빛나고 있다. 별이 무엇인지는 나도 잘 설명할 수가 없다. 아트 프로젝트이기도 하면서, 글쓰기이기도 하면서, 요가이기도 하면서, 만들고 싶은 공간이면서, 내 꿈이기도 하다. 점점 더 선명해지는 빛에 나는 어디에서든지 어떤 일을 하든지 괜찮다.

당신이 당신의 마음에 떠오른 별을 품고 있다면.

지금. 이 순간. 어디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든지.

다 괜찮다.

 

이번 주에는 편지를 보낼 수 있어서 행복합니다!

어디서든지 어떤 일을 하시던지 빛나고 계실꺼예요!

구독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 또 만나요!

 

<이 편지를 쓰는 사람>

첨부 이미지

본명: 다겸

이탈리아: 루아 Rua

요가를 가르치다가 옷 만드는 사람이 되고 싶어 패션 디자인 과정을 시작했다. 그러다 우연한 기회로 이탈리아에서 패션 브랜딩을 공부하게 되었고, 지금은 시칠리아 카타니아라는 거주하고 있다.

어떤 일을 하든지, 어디에 있든지, 누군가에게 쉼과 휴식이 되는 옹달샘 같은 사람이 되고 싶은 요가인이며, 언젠가 바다가 보이는 따뜻한 도시에서 옷을 만들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작업실과 매주 저녁 친구들과 함께 밥을 먹을 수 있는 큰 식탁과 넓은 거실이 있는 집에서 사는 삶을 꿈꾸며 하루하루를 꾹꾹 채워 살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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