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애하는 당신에게.
대부분의 글쓰기 강의나 책에서는
'짧은 문장'을 쓰라고 강조합니다.
물론 저도 그렇지요.
글쓰기 훈련을 처음 하시는 분에게는
일단 문장을 짧게 쓰라고 권해드립니다.
그런데 오늘은 짧은 문장에 대해
조금 다른 관점에서 말해 보려고 해요.
'짧은 문장'이란 대체 뭘까요?
글자수가 적으면 짧은 문장일까요?
이렇게 질문했으니 눈치 채셨겠지요.
당연히 아닙니다.
저는 짧은 문장의 기준을 좀 다르게 봅니다.
글자수보다 중요한 건
읽는 사람의 '호흡'이라고 말이지요.
이때의 호흡이란
독자가 머릿속에서 문장을 읽을 때
끊어 읽는 리듬을 말합니다.
그러니까, 문장 자체가 길더라도
중간중간 독자가 쉬어갈 지점을
만들어 주면 된다는 거죠.
마치 산을 오르다가 힘들 때 중간중간
쉬어가는 곳이 있는 것처럼 말입니다.
문장을 어떻게 끊어 읽느냐는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같은 한국말을 쓰는 사람끼리는
대부분 문장을 끊는 지점도 비슷합니다.
그 지점을 어디에 놓을 것이냐가 바로
독자의 호흡을 조절하는 방법입니다.
몇 가지 방법이 있는데요.
오늘은 세 가지만 이야기해볼게요.
쉼표 찍기
가장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은
쉼표( , )를 이용하는 겁니다.
문장부호의 이름부터 '쉼' 표잖아요.
쉼표가 나오면 사람들은 글을 읽다가도
무의식 중에 일단 한 번 끊습니다.
예를 들면 아래와 같은 경우입니다.
하나의 긴 문장이지만 쉼표로 끊어주면
두 개의 문장이 된 느낌을 줄 수 있습니다.

연결어미 이용하기
그런가 하면 접속사 역할을 하는
연결어미를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한데', '~하고', '~하며', '~하여', '~하니' 등
문장과 문장을 이어주는 단어를 쓰는 거지요.
연결어미는 쉼표와 마찬가지로,
독자가 무의식중에 한 번 끊게 만듭니다.
예를 들면 다음과 같이 말이지요.

패턴 반복하기
자주 쓰는 방법은 아니지만,
비슷한 문장 패턴을 반복하는 방법도 있지요.
무언가 반복되면 사람들은 자연스럽게
그 반복을 따라하고,
그러다가 앞뒤 문장의 관계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게 되거든요.
예를 들면 다음과 같습니다.

이 밖에도 독자의 호흡을
잠시 끊어주는 방법은 다양합니다.
글쓰기에는 정해진 답이 없으니
많이 써보면서 자연스럽게
요령을 익히는 게 가장 좋겠지요.
물론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문장 자체를 끊어주는 것입니다.
끊어줄 수 있다면 그냥 끊어주세요.
그게 제일 좋습니다.
영화 <터미네이터>는 결국 인공지능이 판단하는 인류에 대한 이야기다.
그중에서도 인간의 양면성을 다룬다.
오카야마성 앞에는 유명한 정원이 있다.
이곳의 일루미네이션은 연인들의 필수 여행코스라고 한다.
피곤하지만 힘내서 나가보기로 했다.
하늘은 높지만 닿을 수 없다.
바다는 깊지만 마실 수 없다.
태양은 빛나지만 쳐다볼 수 없다.
어떠세요, 이게 더 낫죠?
단순한 글쓰기를 응원하는
임효진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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