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생각의 연결' 주광입니다.
지난주 우리는 '프로젝트 중심 제텔카스텐'을 통해, 창고에 쌓인 노트들을 작업대로 꺼내오는 법을 배웠습니다.
이론은 이제 충분합니다. 원자적 노트도 만들었고, 연결도 했고, AI에게 비판도 받았습니다.
하지만 많은 분이 여전히 이런 갈증을 느낍니다.
"주광 님, 그래서 그 노트 조각들이 실제로 어떻게 '글 한 편'으로 합쳐지는지 눈으로 보고 싶어요."
"AI와 내가 어디서 바통 터치를 하는지 헷갈립니다."
그래서 오늘은 제텔카스텐의 꽃, '엔드 투 엔드(End-to-End) 워크플로우'를 가감 없이 시연해 드리려 합니다.
주제는 "왜 우리는 책을 읽어도 불안한가?" 입니다. 제가 실제로 이 주제로 글을 완성하는 과정을 [노트 소환] → [AI 초안 작성] → [인간의 편집] 3단계로 보여드리겠습니다.
1단계: 노트 소환 (Human Thinking)
가장 먼저 할 일은 백지에 글을 쓰는게 아닙니다. 제텔카스텐(창고)을 뒤져 이 주제와 관련된 원자적 노트 3개를 '작업대'로 꺼내옵니다.
이 단계에서 글의 [뼈대] 가 완성됩니다.
- [노트 A] 정보 비만과 지적 허영
- 핵심: 현대인은 정보를 '먹는' 행위에 중독되어 있다. 소화(사고)하지 않은 정보는 지적 허영심만 채울 뿐, 불안을 해소하지 못한다.
- [노트 B] 수집가형의 오류
- 핵심: '저장하기' 버튼을 누르는 순간 뇌는 정보를 알았다고 착각한다(인지적 종결 욕구). 하지만 다시 꺼내보지 않는 정보는 쓰레기다.
- [노트 C] 제텔카스텐의 원리: 산출 없는 입력은 무효
- 핵심: 읽었으면 써야 한다. 내 언어로 바뀌지 않은 지식은 내 것이 아니다.
→ 주광의 코멘트: 보시다시피 저는 새로 글을 구상하지 않았습니다. 과거의 제가 써둔 생각 조각(A, B, C)을 순서대로 나열했을 뿐입니다. 이것이 글의 '아웃라인'이 됩니다.
2단계: AI에게 초안 맡기기 (AI Labor)
이제 이 뼈대에 살을 붙이는 지루한 작업은 AI에게 맡깁니다. 단, AI에게 "책 읽기와 불안에 대해 써줘"라고 막연하게 시키면 안 됩니다.
우리는 '작가'를 고용한 게 아니라 '타이피스트'를 고용한 겁니다. 철저하게 1단계에서 꺼낸 노트 내용을 바탕으로 쓰라고 지시해야 합니다.
[프롬프트 입력]
나는 '독서와 불안'에 대한 칼럼을 쓰려고 해. 아래 3가지 노트를 논리적 순서대로 연결해서 초안을 작성해 줘.
(노트 A, B, C 내용 붙여넣기)
주의사항:
- 3가지 노트의 핵심 내용을 빠짐없이 포함할 것.
- 어조는 차분하고 분석적으로 할 것.
- 새로운 내용을 창작하지 말고, 노트 사이의 연결 고리(Bridge)만 네가 채워 넣어줘.
[AI의 결과물 (요약)] 현대인은 끊임없이 정보를 소비하지만 여전히 불안해합니다. 이는 '정보 비만' 상태이기 때문입니다. [노트 A] 우리는 저장 버튼을 누르며 안도감을 느끼지만, 이는 뇌의 착각일 뿐입니다. [노트 B]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입력만 하는 습관을 멈춰야 합니다. 제텔카스텐의 원리처럼, 산출 없는 입력은 무효이기 때문입니다. [노트 C] … (후략)
→ 주광의 코멘트: 논리적으로 매끄럽지만, 어딘가 건조하고 뻔합니다. '정보'는 있지만 제 고유의 '목소리'와 '경험'이 빠져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만족하면 양산형 콘텐츠가 됩니다.
3단계: 편집과 생명 불어넣기 (Human Insight)
이제 다시 제가 등판할 차례입니다. AI가 써준 초안은 '기초 공사'일 뿐입니다. 여기에 저만의 맥락(Context) 과 제안(Action) 을 더해 최종 글을 완성합니다.
[최종 수정 과정]
- 개인적 경험 추가 (공감 형성):
- (AI 문장) "현대인은 정보를 소비하지만…"
- (주광 수정) "저 역시 지난달 '나중에 읽기' 목록에 50개의 아티클을 쌓아두었습니다. 하지만 그중 다시 읽은 건 0개였습니다." → 자신의 이야기로 시작.
- 어조 튜닝 (페르소나):
- (AI 문장) "입력만 하는 습관을 멈춰야 합니다."
- (주광 수정) "이제 멈춰야 합니다. 먹기만 하고 소화시키지 않으면 체하는 것처럼, 뇌도 탈이 납니다."
- 행동 유도 (Action plan):
- 글 마지막에 구체적인 제안 추가.
- "오늘부터 '저장' 버튼 대신, 종이 한 장을 꺼내 '한 문장 요약'을 남기세요."
결과: 무엇이 달라졌나?
이 프로세스를 통해 우리는 세 가지를 얻었습니다.
- 속도: 백지에서 시작하는 것보다 3배 이상 빠릅니다. (이미 노트가 있었고, 초안은 AI가 썼으니까요.)
- 독창성: AI가 썼지만, 내용은 100% '내 과거의 생각(노트)'에서 나왔으므로 남들과 다른 글이 됩니다.
- 깊이: 단순 나열에 그치지 않고, 마지막 단계에서 인간이 개입하여 '울림'을 주었습니다.
이것이 제가 지향하는 'AI 협업 제텔카스텐' 의 모습입니다.
- 생각(Think) 은 내가 하고 (노트 작성)
- 노동(Labor) 은 AI가 하고 (초안 작성)
- 가치(Value) 는 다시 내가 만듭니다 (편집 및 통찰)
실습: 나만의 '3단계 공장' 돌려보기
이번 주는 여러분이 직접 공장장이 되어보세요.
- [선별]: 내 노트 중 연결 가능한 2~3개를 골라 순서를 정하세요.
- [위임]: AI에게 그 노트들만 주고 "이 내용들을 연결해서 부드러운 글을 써줘"라고 시켜보세요.
- [완성]: AI의 글에 여러분의 '경험' 한 스푼, '감정' 한 스푼을 더해 완성본을 만들어보세요.
완성된 글이 있다면 저에게 공유해주셔도 좋습니다. 여러분의 흩어진 구슬들이 어떻게 보배가 되는지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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