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로컬리터러시입니다. 🤗
앞으로는 [로컬 아카이브]라는 카테고리로 기존의 글로벌 선정 사례들과 함께 한국의 로컬 카페와 바를 소개해드리려고 합니다.
인스타그램으로도 매거진을 운영 중이며, 뉴스레터에서는 인스타글매 매거진에 담지 않은 추가 인터뷰 내용이나 비하인드 스토리를 추가로 다룰 예정입니다.
로컬리터러시 인스타그램이 궁금하신 분들은 확인해보세요!
로컬리터러시가 [로컬 아카이브]에서 당분간 담게 될 얘기는 성수 최남단, 한강권 근처의 가게들일 것 같습니다. 이곳은 성수전략정비구역으로 지정되어, 몇 년 내로 동네 전체가 철거 후 재개발될 것이란 사연을 가지고 있습니다.
새로운 카테고리에서 소개해드리는 인터뷰도 많이 사랑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
비지수프바 | 서울 성동구 성덕정19길 25 1층
첫 인터뷰 주인공으로 비지수프바의 홍정민 사장님을 만나 보았습니다.
4년차 광고기획자가 버림받던 재료로 성수동 입맛을 사로잡은 방법
한강에서 5분 거리인 성수동 성덕정길. 채 10평이 되지 않는 공간에서 홍정민 사장님은 비지수프라는 하나의 장르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왜 건강식은 차갑고 외국 음식뿐일까?"
사장님이 가지고 계시던 실제 식단 경험과 고민에서 출발한 이곳은, 차가운 샐러드나 포케 대신 속을 따뜻하게 데워주는 한식 기반의 웰니스 푸드를 선보입니다.
밀가루, 설탕, 생크림을 전혀 쓰지 않고 오직 콩비지와 두유만 으로 서양식 수프의 크림과 루(Roux)를 대체해, 특유의 꾸덕하고 고소한 깊은 풍미를 완성했습니다.

원래 어떤 일을 했나?
초등학생 때부터 광고를 만드는 게 꿈이었다. 자연스럽게 대학에서도 시각디자인을 전공했고, 학교를 다니면서 광고 동아리 활동을 거쳐 결국 광고 회사에 입사했다.
회사 생활 자체는 재밌었지만, 내 주도적으로 일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었다. 언젠가 나만의 브랜드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마음을 늘 품고 있었다.
광고를 그만두고 F&B로 눈을 돌리게 된 계기가 있었나?
어릴 때부터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고, 사람들이 그걸 좋아해주는 것이 좋았다. 그때는 그런 일이 광고밖에 없는 줄 알았는데, 세상을 보는 시야가 넓어지면서 광고 외에도 사랑받을 수 있는 일이 많다는 걸 깨달았다.
내가 유일하게 질투 나던 게 딱 두 가지있다. 하나는 멋진 광고를 볼때 그 광고를 만든 사람들한테 질투가 났고, 다른 하나는 잘 만들어진 F&B 공간 브랜드를 볼때 그게 너무 질투가 났다. 지금 돌아보면 은연중에 나도 F&B 브랜드 공간을 만들어보고 싶다는 열망이 있었나 보다.
회사를 그만둔 건 언제였나, 퇴사에 대한 두려움은 없었나?
딱 4년 차가 됐을 때 퇴사했다. 흔히 말하는 '이직 황금 연차' 아닌가. 나만의 도전을 시작하기에 지금이 최적의 기회라고 생각했다.
그리고 설령 도전했다가 실패하더라도 다시 취직하면 된다고 믿었다. 이직할 수 있다는 자신이 있었으니까(웃음).
주변의 반응은 어땠나?
다들 그게 되겠냐고 하더라(웃음).
하지만 부모님만큼은 진심으로 응원해 주셨다. 부모님과 함께 살며 수백 번 넘게 메뉴를 테스트했는데, 그때마다 항상 맛있다고 격려해 주시며 전폭적으로 지원해 주셨다.
인스타그램으로 판매를 시작했을 때 초기 반응은 어땠나?
처음엔 한 달에 팔로워가 천 명씩 늘었다.
온라인 판매를 시작할 당시만 해도 설마 다 팔릴까 싶은 마음에 재고를 넉넉하게 열어두었는데, 생각보다 훨씬 빠르게 매진돼서 놀랐다. 밀려드는 주문을 처리하느라 어떤 날은 24시간 내내 일하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난다. 조리부터 소분, 포장, 발송까지 모든 과정을 혼자 해내야 했다.
비지는 보통 버려지거나, 메인으로 잘 쓰이지 않는 식재료이다. 이를 메인으로 선택한 이유가 있나?
세상에는 버려지는 것들이 넘쳐나는데, 또 끊임없이 새로운 것들이 만들어지고 있다. 환경 문제가 심각해지는 현실을 외면할 수는 없었다. 이왕 브랜드를 만든다면, 버려지는 재료를 가공해 새로운 가치를 부여하는 편이 지구에 조금이나마 더 이로울 거라 생각했다.
우리나라에서만 연간 24만 톤 가까운 콩비지가 배출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안타깝게도 그 대부분이 그대로 버려진다고 한다.
비지수프를 통해 콩비지가 사람들에게 더 사랑받는 재료가 되었으면 한다. 그렇게 친숙해진 비지가 폐기되는 대신에 다른 식재료를 대체할 수 있게 된다면, 자연스럽게 환경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지 않겠나.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그런 선순환을 만들어가는 브랜드가 되기를 바라고 있다.
온라인으로 잘 팔리던 비지수프를 굳이 오프라인 매장으로 옮겨온 이유는?
후무스나 포케가 대표적인 건강식으로 자리 잡은 것처럼, 비지수프 역시 지속 가능한 한국의 대표 웰빙 푸드가 되길 바랐다. 그래서 비지수프라는 브랜드를 직접 알리고 경험시키는 쇼룸 같은 공간을 생각하고 매장을 준비했다.
쇼룸이라는 표현에서 비지수프라는 브랜드의 방향성이 매우 확고하게 느껴진다. 쇼룸이 어떤 공간이 되길 바랐나?
보통 건강식이라고 하면 포케나 샐러드처럼 한 그릇 비우고 빠르게 나가는 식사를 떠올리기 쉽다. 하지만 나는 건강식을 먹는 과정도 여행처럼 흥미롭고 즐거운 경험이 되길 바랐다.
스페인의 어느 동네 사랑방 같은 타파스 바처럼, 사람들이 활기차고 자유롭게 어우러지는 공간을 상상했다. 그리고 그곳에서 즐기는 음식이 건강식이라면 정말 근사할 것 같았다.
매장 자리를 알아봤을 때 가장 중요했던 조건은?
무조건 좁은 공간이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부동산 매물을 물색할 때도 1층이고, 10평 이하인 곳만을 찾아달라고 거듭 강조했다.
특별히 좁은 공간을 원했던 이유가 있나?
공간이 좁아야 손님들 사이에 특유의 소속감과 유대감이 생긴다고 믿었다. 좁은 가게 안에서 서 있는 사람과 앉아 있는 손님들이 한데 섞여 복작복작 어우러지는 풍경을 그렸다. 따뜻하고 밀도 있는 공간에서의 활기찬 분위기 자체가 너무 좋았기 때문이다.
문을 연 뒤의 반응은 어땠나?
사실 오픈하자마자 대박이 날 줄 알았다.(웃음) 온라인에서 반응이 워낙 좋았으니까. 실제로 오픈 첫 한 달 동안은 웨이팅이 꾸준히 이어졌다. 서울로 여행 오신 손님 한 분이 이번 일정 중 이곳에 방문했던 순간이 가장 행복했다고 말해 주신 적도 있다. 정말 감사한 마음이었다.
그런데 시간이 좀 지나 보니 손님이 생각만큼 많지 않아 지금은 되게 차분한 느낌의 가게가 됐다. 다들 조용히 앉아서 브런치 카페처럼 머물다 가신다. 그게 열기 전 상상과 가장 달라진 부분이다. 사실 이렇게 차분한 분위기를 원했던 건 아니었기에, 하루빨리 손님이 더 많아지도록 노력하겠다고 매일 다짐하고 있다.
음식을 내어준 뒤에도 입에 맞는지 자주 묻는다. 환대에 특별히 신경 쓰는 이유가 있나?
매장에 오신 분들이 정말 환영 받는구나 하고 느끼셨으면 하는 마음이 커서 자꾸 여쭤보게 된다. 요즘은 키오스크나 QR로 주문하고, 선불 결제에 음식까지 직접 가지러 가야 하는 매장이 많지 않나. 하지만 나는 그런 방식 대신 문을 열고 들어오는 순간부터 최선을 다해 대접해 드리고 싶었다. 그래서 더 살갑게 여쭤보고 챙기려 한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기분 좋은 경험, 따뜻한 온기를 안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그게 가장 중요하고, 우리 가게가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손님 테이블을 세심하게 살피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평소 매장에서 손님 케어는 어떻게 이루어지나?
대놓고 바라보면 손님이 불편해하실 수 있어서 티 나지 않게 곁눈질로 살핀다(웃음). 추워하시는 것 같으면 에어컨 온도를 조절하고, 컵에 물이 비어 있으면 알아서 채워 드린다.
늘 완벽할 순 없겠지만, 손님이 무언가를 흘렸을 때 살그머니 물티슈를 챙겨드리는 식이다. 이곳에 머무는 동안 기분 좋은 경험, 따뜻한 온기를 안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
영업일의 일과를 소개해 준다면?
아침에 걸어서 출근하며 하루를 시작한다. 40분 정도 걸리는데, 운동이라 생각하며 일부로 걷는다. 집에서 7시 10분쯤 나오면 8시 조금 전에 매장에 도착한다.
도착해서는 엄마가 깎아주신 과일을 먹고, 2시간 동안 오픈 준비를 해나간다. 11시에 오픈해서 2시 반까지 점심 영업을 하고, 뒷정리를 한 뒤 집에 가서 잠깐 낮잠을 잔다.
오후 4시 40분쯤 다시 복귀해 저녁 준비를 하고 보통 8시 까지 영업을 이어간다. 30분 정도 마감 후 몸 상태가 괜찮으면 집까지 다시 걸어가는데, 그렇게 집에 가 씻고 나면 10시쯤 잠자리에 든다.
다만 신메뉴 개발이나 행사가 겹치는 날엔 브레이크 타임에도 집에 가지 못하거나 마감 후 늦은 시간까지 일한다. 해야 할 일이 많을 땐 아예 더 일찍 출근하기도 하는데, 바쁠 땐 체력적으로 정말 힘들기도 하다.
일정이 빽빽해 보인다. 압박감이 클것 같은데, 스트레스를 다스리는 요령이 있다면?
나는 적당한 압박감이 없으면 오히려 잘 안 움직이는 사람이다(웃음). 물론 스트레스도 받고 부담이 될 때가 많다. 그래도 압박이 나를 일하게 만드는 동력이라 생각하고 피하기보다 당연한 과정으로 그냥 받아들인다. 나 자신을 다루는 법을 나름대로 터득한 셈이다.
가게를 운영하며 느끼는 가장 큰 보람을 꼽는다면?
점심에 오셔서 고수 콩국수를 드시고 간 손님이, 그날 저녁에 어머니를 모시고 매장을 다시 찾아주셨던 생각이 난다.
평생 기억에 남을 것 같다. 손님이 부모님을 모시고 재방문해 주시는 게 내가 생각하는 최고의 칭찬이다.
그리고 비지수프를 좋아해 주시는 손님들은 하나같이 전부 다정하고 따뜻한 분들이다. 아마 우리 메뉴가 가진 특징 때문이 아닐까 싶다. 가끔 정성스레 적어주신 DM을 받곤 하는데, 그런 마음을 접할 때마다 가슴이 괜히 뭉클해진다.
성수 최남단, 3년 뒤 철거될 골목길에 가게를 차린 이유
비지수프바는 다양한 웰니스와 로컬 협업으로 성수에서 건강하고 힙한 에너지를 전하고 있습니다. 오픈한 지 1년도 안 되어 성수남단의 트렌드와 이벤트를 주도하는 브랜드가 된 모습이 인상 깊은 곳이죠.
가게가 한강 러닝 코스와 가깝게 위치해 있어 운동 후 리커버리 푸드로도 사랑받고 있는데요. 웰니스 허브의 가치를 인정받아 토스플레이스와 플로깅 이벤트 'Toss for Better Place'를 진행했었습니다. 또한, 스포츠 브랜드인 EOU나 로컬 러닝크루(@tri.be_seoul)와 함께 ‘콩비지 런'을 열어왔어요.
받아 온 관심만큼 이미 인터뷰도 많이 하신 터라, 로컬리터러시는 그간 드러나지 않았던 이야기에 좀 더 초점을 맞췄습니다. 특히, 사라지는 것이 확정인 동네와 가게가 어떤 심정으로 다가오는지 물었습니다. 이번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이 동네와 어떻게 관계를 맺는지,어떤 자세로 그들에게 다가가는지 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동네를 선택한 기준은 무엇인가?
무엇보다 집과 가까워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래야 심리적으로도 안정이 되니까. 성수에 꼭 자리를 잡고 싶었는데, 그 이유도 집에서 가까우면서 트렌디한 장소였기 때문이다.
사실 평소에 물건을 잘 놓고 다니는 편이다(웃음). 집과 가까우면 놓고 온게 있어도 금방 다시 가져오면 된다.
현재 임차 계약 조건에는 만족하나?
매우 만족한다. 건물주분도 정말 좋은 분이다. 이곳이 재개발 구역이라 아마 내가 이 공간의 마지막 임차인이 될 것 같다. 나중에 나갈 때 권리금을 회수할 수는 없지만, 그만큼 월세를 훨씬 저렴하게 들어와서 만족스럽다.
고민했던 다른 후보지도 있었나?
가게를 준비할 때 주변에서 다들 북성수를 추천해 줬다. 회사는 많은데 정작 식사할 만한 곳이 없다고 하더라. 또, 한창 핫한 구역이기도 했고.
북성수는 아무 시설이 없는 곳도 권리금이 5천만 원부터 시작하더라. 월세도 200~300만 원 선이라 부담이었고, 심지어 몇 없는 매물도 금방 나갔다. 권리금을 그렇게 불러도 성수라는 위치가 간절한 사람들이 바로바로 들어가는것 같았다.
지금 위치가 재개발 구역인 걸 알고 들어왔나?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아다니다 보니 자연스럽게 전부 재개발 구역이었다. 기본적으로 성수동 상권이 워낙 비싸다 보니, 메인 거리인 연무장길은 감히 물어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
재개발 구역이면 언젠가 가게가 사라질 텐데, 아쉬운 마음은 없나?
처음엔 정말 괜찮을 줄 알았다. 아까 문 열자마자 바로 대박이 날 줄 알았다고 하지 않았나(웃음). 비지수프를 알리기 위해선 오프라인 공간이 꼭 필요했고, 금방 유명해질 테니 딱 2년만 여기서 운영해도 충분하겠거니 싶었다.
그런데 막상 운영해 보니 마음이 달라졌다. 생각만큼 단숨에 유명해지는게 아니다 보니, 이 공간을 떠나야 한다는 아쉬움이 점점 커지고 있다. 지금은 그저 여기서 오래 있고 싶은 마음이다.
가게 위치는 만족하나?
유동인구가 조금 더 많았으면 하는 아쉬움은 살짝 있다. 하지만 처음 비지수프바를 구상할 때부터 공간은 무조건 아담해야 하고, 대로변이 아닌 골목에 자리 잡아야 한다는 기준이 확고했다.
그런 점에서 전반적으로 매우 만족한다. 코너 자리에 위치해 두 면을 통유리로 활용할 수 있는 구조나, 안락한 골목 분위기 모두 떠올렸던 이미지와 잘 들어맞는다. 조금만 걸어 나가면 관광객이 많은 상권이라, 비지수프가 더 유명해지면 손님을 모으기도 훨씬 수월해질 거라 기대한다. 비록 아직은 알려가는 단계이지만.
하교 시간이 되면 초등학생이나 중학생들이 꽤 많이 지나다니는데, 아무래도 어린 친구들은 가게에 단 한 번도 들어오지 않더라(웃음).
바로 앞에 하우스노웨어가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손님으로 염두에 뒀나?
당연하다. 오픈을 준비하며 인근을 둘러볼 때도 젠틀몬스터서에 가는 외국인 관광객들을 보면서 '저분들이 장차 내 미래의 손님들이다'라고 혼자 기대하곤 했다. 막상 문을 열어보니 생각만큼 찾아오진 않는다.
동네 주민들의 반응은 어떤가?
가게 앞을 지나다니며 궁금해하다가 드디어 와봤다며 말씀주시는 분들이 꼭 있다. 자주 찾아주시는 동네 단골도 이제 꽤 많이 생겼다. 매일 걸어서 출근하다 보니 재미있는 에피소드도 있다. 하루는 출근길에 갑자기 "사장님 어디 가세요?"라는 DM이 왔다. 알고 보니 버스를 타고 지나가시던 단골 손님이 걸어가는 나를 발견하고 사진을 찍어 보내주신 거였다.
이제는 퇴근길에서 동네 분들을 마주치면 반갑게 인사를 주고받는다. 맛있게 드신 동네 분들은 친구나 지인이 놀러 오면 꼭 데리고 다시 찾아와 주신다. 영업시간이 짧다 보니 왜 이렇게 일찍 닫냐며 아쉬워하시는 정겨운 잔소리를 듣기도 하고, 지나가시던 건물주분과 인사를 나누기도 한다.
단골은 주로 어떤 분들인가?
기본적으로는 인근에 거주하거나 일하는 동네 분들이 가장 많다. 그리고 매장과 멀리 떨어져 계신데도 팝업이나 이벤트 행사를 열 때면 일부러 시간을 내서 찾아와 주시는 고마운 단골분들도 계신다.
직장인 단골 중에서는 인근의 젠틀몬스터나 무신사에 다니시는 분들이 자주 오신다. 디자인이나 크리에이티브 분야에 종사하시는 분들도 많이 찾으시는 것 같다.
친하게 지내는 이웃 가게가 있나?
근처 <문쟈르>라는 김 가게가 있다. 오픈한 지 한 달 조금 넘었는데, 매일 김을 직접 굽고 기름까지 짜는 정성이 대단한 곳이다. 사실 그곳 사장님이 원래 우리 가게 단골이셨다. 매장을 준비하는 동안 자주 오셔서 이야기를 나누곤 했는데, 나처럼 요식업 경험 없이 맨땅에 헤딩하머 도전하신 분이라 마음이 더 간다.
그리고 매장 맞은편 케이크 가게인 <더 벨> 사장님도 또래 여성분이라 친하게 지내고, 이전에 행사를 함께 진행하며 <씰리 아페리티보> 와도 부쩍 가까워졌다.
그분들과 일종의 동료의식도 느끼나?
주변에 이런 이웃들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참 든든하다. 평소에 서로 응원과 칭찬도 해주고, 신메뉴를 개발할 때면 테스트 해줄 사람이 필요하지 않나. 주변 가게에 먼저 가져가서 드셔보시라고 하기도 한다.
주변 가게들과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한번은 일본 매거진에서 성수동 취재를 나왔는데, <씰리 아페리티보>와 인근 매장들에서 비지수프를 강력히 추천해 줘서 우리 매장에 방문했다고 하더라. 정말 감사한 일이었다.
꼭 취재가 아니더라도, 주변 사장님들이 티 내지 않고 조용히 다녀가신 뒤 손님들을 정말 많이 보내주신다. 손님들께 어떻게 알고 찾아오셨냐고 여쭤보면 근처 자주 가는 바 사장님이 추천해 주셨다고 하시는 경우가 많다. 주변 이웃들이 곁에서 부지런히 밀어주고 당겨주시는 게 깊이 느껴진다. 나는 아직 누군가를 끌어드릴 여력은 안 되지만(웃음), 응원과 도움을 받고 있어 늘 감사할 따름이다.
매장에서 '비지수프바 사장'이 아닌 '인간 홍정민'의 모습은 얼마나 드러내고 있나? 자신을 드러내는 기준이 있다면?
일상의 자아와 매장에서의 자아가 조금 다른 것 같다. 가게에서 보여주는 내 모습은 15% 정도에 불과하다. 여기서는 유독 친절하고 순하게 있으니까. (웃음) 물론 원래 착한 편이긴 하지만.
설령 내가 꿈꾸던 활기찬 타파스 바 분위기가 완성된다 해도 그 수치는 계속 15%일 것 같다. 매장에서는 나라는 개인을 굳이 드러내려 하지 않는다. 그저 찾아오시는 분들에게 기분 좋은 경험을 선물하는 사람, 딱 그 정도의 역할이면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앞으로 준비 중인 계획이 있다면?
스스로를 셰프라고 정의하진 않는다. 나는 사람이 좋아서, 사람들에게 꼭 필요하고 사랑받을 수 있는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메이커'에 가깝다.
다가오는 11월을 목표로 비지수프의 제품화를 진행하고 있다. 제품화가 이루어지면 온라인 판매나 외부 입점 등 판매 채널이 다각화되어 매장 외에서도 수익 구조를 다변화할 수 있을 거라 본다.
각 분야에 뛰어난 전문성을 가진 분들과 함께할 때 브랜드는 더 크게 성장할 수 있다고 믿는다. 비지수프바가 확장되는 시점에는 메뉴 개발과 매장 운영을 나와 함께 정교하게 다듬어갈 동료를 가장 먼저 모시고 싶다.
비지수프바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묻는다면?
이 브랜드를 출발시킨 가장 큰 동력은 나의 내면의 재미였다.
여기서 말하는 재미는 단순한 개인적 흥미라기 보단(침묵) 일상적이지 않은 감각을 의미한다. 설명하기 어려운데, 부담스럽게 튀지는 않으면서도 기분을 좋게 만드는 비일상성이다.
결국 나에게 비지수프바는 내가 추구하는 재미를 세상과 나누며 앞으로 더 큰 가능성을 펼쳐갈 무대다.
로컬리터러시 LocalLiteracy
『LOCAL ARCHIVE MAGAZINE ISSUE NO.1 BIJI SOUP BAR SEP 2026』
Publisher | 맹호영 Hoyoung Maeng
Publishing | 로컬리터러시 LocalLiteracy
Communication | localliteracyinitiatives@gmail.com
로컬리터러시는 본지에 소개하는 가게로부터 가게 선정에 관한 금전 지원을 받지 않습니다.
의견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