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서 가장 활발한 시니어 커뮤니티는 어디일까요? 페이스북도, 인스타그램도 아닙니다. 바로 취미인클럽(趣味人倶楽部)이라는 이름의 '시니어 전용 SNS'입니다.
2007년 여행 커뮤니티에서 시작한 이 플랫폼에는 현재 40만 명의 50~70대가 모여 있습니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단순히 온라인에서만 머무르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매월 1,600건의 실제 모임이 열리고, 연간 10만 명 이상이 오프라인에서 만나 함께 여행하고, 식사하고, 취미를 공유합니다.
월 3,000만 페이지뷰, 회당 9분 이상의 체류 시간. 젊은 세대조차 몇 초 만에 스크롤을 넘기는 요즘, 시니어들은 한 번 접속하면 거의 10분을 머무르며 진지하게 소통합니다. 더 흥미로운 것은 스마트폰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70%가 여전히 PC로 접속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들은 누구이고, 무엇이 이들을 이토록 열정적으로 만드는 걸까요?
여행 커뮤니티에서 시작해 일본 최대 시니어 플랫폼이 된 취미인클럽의 이야기를 통해, 시니어 세대가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들여다보겠습니다.
1. 여행 커뮤니티에서 시작된 일본 최대 규모 시니어 SNS
취미인클럽의 시작은 2007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경매, 쇼핑, SNS 등 다양한 웹 서비스를 제공하던 일본의 IT 기업 DeNA와 시니어층을 중심으로 여행 서비스를 제공하던 여행사 클럽투어리즘이 손을 잡고 새롭게 시도한 서비스였습니다.
이들은 서로의 강점을 살려 여행을 중심 테마로, 공통의 취미를 가진 동료들과 정보 교환을 할 수 있는 커뮤니티와 일기 등을 즐길 수 있는 중장년층을 위한 소셜 네트워킹 서비스(SNS)를 만듭니다. 사용자들은 이곳에서 여행 정보를 찾고, 커뮤니티 참여자끼리 투어를 신청하고, 여행 후에는 사진, 일기 등을 교류했습니다.
시간이 지나자 취미인클럽 이용자들은 점차 여행뿐 아니라 사진, 음악, 골프, 카라오케, 사교댄스, 온천, 영화, 산책 등 다양한 취미 커뮤니티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회원들은 정보 교환과 오프라인 모임을 하기 시작했고, 월 2,000건 이상의 모임이 개최될 정도로 실제 만남이 활발해집니다.
2010년대 들어 PC와 스마트폰 보급이 확대되면서 50~70대의 액티브 시니어가 주 사용자가 되었습니다. 사용자는 꾸준히 증가해 2018년 기준 회원 수는 약 36만 명, 월간 페이지뷰는 3,000만 회에 달하는 일본 최대 규모의 시니어 커뮤니티로 자리잡았습니다.
2019년 3월, 시니어 대상으로 다양한 실험적 사업을 전개하던 신생 기업 오스탄스(株式会社オースタンス)가 DeNA에 ‘취미인클럽’ 사업 양도를 요청합니다. 대기업인 DeNA에게는 해당 사업의 매출이 2018년 3월기 기준 약 5,800만 엔으로 크지 않았고, 시니어 분야 전문성을 가진 오스탄스가 더 적극적으로 사업을 성장시킬 수 있다는 판단 아래 오스탄스에 양도하기로 결정, 회사 분할을 통해 오스탄스가 사업을 인수합니다.
오스탄스는 시니어 커뮤니티 운영 노하우를 바탕으로 UI/UX 개선, 마케팅 강화, 기업·지자체 협업, 회원 데이터 기반 신규 사업 개발 등을 추진하며 2025년 2월 기준 회원 수 약 40만 명을 돌파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2. 취미인클럽 사용자 분석 : 시니어가 SNS를 즐기는 방법
취미인클럽의 주 사용자는 50~70대로, 이용자 전체의 약 75%를 차지합니다. 특히 자녀 양육을 마무리한 50대 후반 여성과 은퇴 전후의 60대 초반 남성이 주요 참여층입니다. 이들은 대체로 경제적·시간적 여유가 있는 ‘액티브 시니어’에 해당하며, 약 40%는 1,000만 엔 이상의 금융자산을 보유하고 있고, 절반 가까이는 이미 은퇴한 상태입니다. ‘여행’에 대한 선호가 매우 두드러지며, 회원 중 40%가 분기 1회 이상 국내 여행을 즐깁니다.
전체 회원의 절반 이상인 약 20만 명이 하나 이상의 커뮤니티에 가입해 활발히 활동 중이며, 회원들은 평균 30명 내외의 동료와 밀도 있는 교류를 유지합니다. 오프라인 모임은 월평균 1,600회 이상 개최되며, 연인원 10만 명 이상이 참여합니다. 대표적인 모임은 ‘여행 번개’, ‘맛집 투어’, ‘산책/하이킹’, ‘출사’, ‘합창단’, ‘크루즈 단체 여행’ 등이며, 콘텐츠 생산과 소비도 매우 활발합니다. 일기 기능을 통해 회원들은 일상, 여행기, 시사 의견 등을 자유롭게 공유하며, 매일 수백 건의 일기가 작성되고 있습니다. 또한 “포토” 코너에서는 자발적 사진 공유 외에도 ‘오늘의 꽃 사진’과 같은 주제형 이벤트가 열립니다. 예를 들어 “함께 걸어요! 가을 느끼기” 캠페인에서는 만보계 걸음 수와 꽃 사진을 함께 공유하는 이벤트가 진행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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