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무기력은 동생이 내 책상에 커피를 엎지른 후 일어났다. 엄마가 별것도 아닌일로 나에게 짜증을 내고 난 뒤 나는 더 무기력해졌다. 무기력은 내가 소중히 여기던 물건들이 하나둘이 동생의 실수에 의해 아무렇지 않게 적셔지고 있을 때 발현됐다. 내가 제일 소중히 여기는 키보드는 이미 밑판이 다 적셔지고 있었다. 다행히 고장나진 않았지만, 기분이 매우 좋지 않았다. 키보드를 일단 살려내고 그다음에 멀티허브는 거의 적혀진 채로... 나는 무의식적으로 멀티허브의 금액을 생각했다. 저렴한 금액은 아니었다. 에어팟 맥스! 긴급히 에어팟 맥스를 보았다. 다행이도 맥스는 적셔지지 않았다. 티끌조차 닿지 않고 아주 깔끔했다. 나는 이렇게 내 물건이 타인의 의해서 손해봤을 때, 굉장히 무기력해졌다.(무기력은 내가 어떻게 손을 볼 수 없을 때 더 커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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