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 부터 아빠는 집에 항상 있는 사람이 아니었다. 아빠가 하고 있는 일의 특성상 출장이 잦았고, 지방에 가서 있을 때가 많았다. 그러다보니 우리 집도 어느샌가 아빠의 물건이라던가 아빠의 신발 같은 것들은 환절기 때 옷을 정리하는 것처럼 모두 집어 넣게 되었다. 아빠가 쓰던 내 방도 결국 다시 내가 쓰게 되었고, 아빠는 한계절이 끝나기 전에 왔다가 한계절을 보내고 갔다.
이번 여름에 아빠가 왔고, 나는 자연스럽게 내 이부자리를 거실로 옮겼다. 아빠가 출퇴근을 하신다고 하셔서 급하게 잘 곳을 거실로 정한 것이었다. 방이 부족한 것은 아니었으나, 잘만 한 곳이 마땅히 없었다. 나랑 엄마는 거실에서 동침을 하게 되었고, 내 방은 다시 아빠의 차지가 되었다. 아빠가 일이 없지 않으시길, 그리고 다치지 않으시길 항상 바라며 거실에서 조금은 불편하게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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