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만난사이_24년상반기

페미니스트 둘이 만나서 접시를 깨다

<서로서로 인터뷰>, S가 J에게 묻고 쓰다

2024.04.29 | 조회 3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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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만난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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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등학교 2학년 때 알게 된 사이가 10년간 연락이 없다가 30대에 다시 매주 보는 사이가 될 수 있을까? 바로, 인터뷰 짝꿍이 된 우리가 그렇다. 책과 글, 활자로 재개된 우리 인연이 사실 우리 기저에 깔려 있는 단 한 가지 요소 덕분이라고 말하는 건 비약일까? 그리고 그 한 요소를 ‘페미니즘’이라고 한다면 얼마나 큰 비약일까?

 이 인터뷰를 시작하기에 앞서, 인터뷰이와 함께 확인한 ‘페미니즘‘의 정의를 가장 먼저 소개하고자 한다. 이 어렵고도 두려운 단어를 여성우월주의가 아닌 ‘모든 성이 평등해야한다’는 평등주의로 정의하여 인터뷰하였음을 밝힌다. 독자들이 익숙하거나 혹은 기존에 알고 있는 페미니즘과 상이하다면, 이 글을 읽을 때 만큼은 위 정의를 지속적으로 상기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며, 인터뷰를 시작해본다.


Q. 본인을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시나요?

A. 네, 모든 성이 평등해야한다는 평등주의는 옳은 거라고 생각하고, 스스로 옳은 것들을 추구하며 살기에, 그 질문에는 맞다고 대답하고 싶습니다.

Q. 페미니스트라고 스스로 인지하게 된 시기가 있나요? 그 계기가 있다면 무엇이었을까요?

A. 학부시절 문창과 수업에서 페미니즘이라는 단어를 배웠어요. 교수님께서 모든 성이 평등한 것을 추구하는 것이 페미니즘이라고 말씀해주셨고, 그 단어라는 것이 존재함을 인지함과 동시에 옳은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 개념을 배우고 몇 년후부터 페미니즘이라는 단어가 ‘급진적인 페미니즘’으로 통용되는 것을 알고 내가 배웠던 개념과는 너무 달라서 놀란 기억이 있어요.

Q. 조은님의 글을 읽으면서, 개인적으로 박조은이라는 작가는 페미니스트라고 느꼈었는데요. 그 이유가 캐릭터에게 특정한 성역할을 강요해서가 아닌, 캐릭터에게 어떠한 성역할도 부여하지 않아서였어요. 이에 대해 의식하고 글을 쓰시나요?

A. 이렇게 써야겠다, 쓰지 말아야겠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요. 다만, 개인적으로 지양하는 점이 있다면, 특정 성별에 특정한 역할을 부여하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 여자 갓난 아기에게 분홍색을 노출시키는 문화를 이야기해본다면, 이건 여자가 분홍을 좋아하면 안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그 색을 좋아하고 말고의 문제를 온전히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Q. 그런 고정관념들을 깨는 것이 저는 개인적으로 편안하고 재미있어요. 저 스스로를 페미니스트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줄곧 느꼈는데요. 혹시 페미니즘 관련해서 써보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신가요?

A. 저는 모든 이야기를 평등하게 쓰고 싶어요. 이는 제가 이야기를 쓸 때 모든 이야기의 베이스가 되는 개념으로 활용하는 것이지, 이런 이야기를 꼭 쓰고 싶다고 생각하고 쓴 적은 없어요. 다만, 내가 과연 평등한 이야기를 쓰고 있는가? 이게 평등한 이야기인가? 하는 질문은 생기죠. 제일 위험한 게 확신, 고정관념, 편견을 가지는 글이라고 생각해요. 그리고 편견이 있는 글은 멋이 없죠. 모든 사람이 존중 받는 것, 그게 제가 지향하는 세상이에요.

Q. 저는 글을 쓰는 행위와 페미니즘이 같은 선상에 있다고 생각해요. 두 가지 모두 인간을 향한 애정이 드러나는 행위라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네, 공감합니다. 결국 모든 이야기는 사람에 대한 글이 됩니다.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고 깨닫게 된 계기가 있는데요, 방에 붙일 사진을 고를 일이 있었는데요, 나중에 보니 모든 사진에 사람이 있더라구요. 그때 제가 사람을 좋아한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종종 저는 “옆에 있는 인간은 사랑하진 않지만, 인류는 사랑한다.”는 말을 합니다. 인간들은 똑같은 말을 100번씩 하고, 같은 실수를 반복하죠. 저도 그래요, 누구보다 사람을 사랑하고 싶지만, 옆에 있는 인간이 짜증나는 것도 잘 알고 있죠.

Q. 자, 이제 페미니즘을 벗어나, 어떤 글을 그리고 어떤 영화를 만들고 싶은 지 들어보고 싶습니다.

A. 아주 많아요, 내용과 장르 모두 많죠. 저는 영감이 그냥 떠오르는 편이에요. 다만, 쓰고 싶은 글은 많은데 완성을 못하는 편이에요. 늘 시작은 하는 편이라. 아카이브는 엄청 많죠. 다만, 선택 받지 못해서 슬프죠. (웃음)

Q. 글과 영화에 녹여내는 본인만의 감성은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통통 튀는 캐릭터를 쓰고 싶은데, 항상 쓰다보면 모든 캐릭터가 나 같은 사람이 되어버려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밝은 캐릭터를 쓰지 못하죠. 스스로를 반반인간이라고 생각해요. MBTI 도 반반이고, 전 저를 잘 모르겠어요.

Q. 본인의 강점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포기하지 못하는 게 나의 장점이라고 생각해요. 옛날에는 적당히 타협하고 적당히 포기하는 게 좋을 줄 알았는데, 지금은 그렇지 못해서 나쁘지 않다고 생각해요. (웃음)

Q. 마지막으로, 이러한 주제를 가지고 오는 것만으로도 걱정이 있었어요. “한국 페미니즘” 이라고 정의되는 과격한 페미니즘으로 인터뷰이를 독자들이 오해할까봐요. 하지만 저는 오히려 인터뷰이가 “그러한 페미니스트”가 아니기에, 의식을 바꾸고자 인터뷰를 강행했습니다. 혹시 독자들이 특정 키워드에 매몰되지 않게 하기 위해서 해주실 말이 있을까요?

A. 페미니즘은 결국, 남자든 여자든 행복하게 사는 세상을 바라는 거다! 우리 모두 사이좋게 지내자! (작게 속삭이며) 나는 사이좋게 못 지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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