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고 모든 마지막이 그러하듯, 이 밤은 앞으로의 날들의 시작이었다. 학생도, 애벌레도, 파니의 남자친구도 아닌, 아부라는 그 존재 자체로 살아가기 위한. 아부의 설렘은 정확히 그 지점에서 왔다.
답답한 하천 속에서 차마 내뱉지 못했지만, 3년의 세월이 아부에게 마냥 행복한 날들은 아니었다. 정해진 루틴, 반강제적인 수업, 어릴 적부터 함께했던 파니와의 관계도 어느 순간 짐처럼 느껴진 것도 사실이었다.
아부가 원하는 것이 있다면 그건, 단 하루를 살아도, 제대로 살고 싶다는 열망이었다. 아부에게 제대로 산다는 것은 흔히 벌레들이 이야기하는 성충이 되어서 사랑하는 파트너와 함께하는 거라든지 개구리나 오리, 소금쟁이에게 당하지 않는 삶을 의미하지 않았다.
단 일 분이라도, 아니 일 초라도 이 껍데기를 벗고, 날 것이 되어 이 세상의 공기와 바람, 온도를 느끼고 싶었다. 그게 아부가 세상에 떨어진 이유라고 믿었다. 그 믿음 없이는, 3년이라는 시간은 너무 길었고, 하천은 너무 좁았다. 그렇기에 주어진 시간이 하루라도, 꿈마저 제한되고 한정되어야 한다는 것은 가혹했다. 그래서일까, 오늘 밤엔 불빛이 아부의 꿈처럼 더욱 빛나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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