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고, 그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사랑한 것이다.

(500) Days of Summer : 500일의 썸머

2023.12.06 | 조회 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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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출한 명왕성

그를 떠오르게 하는 것들 (특히 사랑 타령하는 노래들)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첫사랑의 그가 아름다웠기 때문만은 아니다.

 

그 첫사랑의 시절엔

솔직하지만 서투른 청춘이 있었고

지독할 만큼 순수한 내가 있었다.

 

그를 사랑한 것이 아니고

그를 사랑하는 나의 마음을 사랑한 것이다.

 

그래서 첫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음으로써

완성되는 것이다.

 

- 영화 '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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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0일의 썸머

(500) Days of Summer)

 

"우리 모두는 썸머와 사귄 적이 있다."

 

버스 떠났다 이놈아
버스 떠났다 이놈아

처음 이 영화를 본 건 고등학생 때였다.

썸머가 정말 못된 여자라고 생각했다.

 

그러나 성인이 된 후,

나의 첫사랑이 끝나고

얼마 뒤 영화가 재개봉을 했다.

 

영화를 다시 보니

썸머의 마음이 보였다.

 

톰은 최악의 남자였다.

 

 

 

________________

87일.

레코드샵에 가서 데이트를 하는 톰과 썸머.

썸머는 '옥토퍼스 가든'이란 곡이 비틀즈 노래 중에 최고라고 하지만, 톰은 동의하지 않는다.

썸머가 제일 좋아하는 곡 'Octopus's Garden'  by. The Beatles

 

썸머는 비틀즈 드러머 '링고 스타'가 가장 좋다고 말하지만

톰은 링고스타를 좋아하는 사람은 없다며

썸머의 취향을 다시 한번 무시한다.

 

링고 스타의 드럼 연주 영상

 

402일

썸머와 헤어지고 톰은 

회사 동료 밀리의 결혼식에 가기 위해 기차를 탄다.

 

기차에서 톰은 우연히 썸머를 마주한다.

하남자.. 톰은 외면하지만

썸머는 이때도 처음과 마찬가지로

먼저 톰에게 다가가 인사한다.

그리고

톰이 읽고 있는 '행복의 건축'이라는 책에 관심을 보인다.

 

이후

썸머와의 재결합을 꿈꾸던 톰은

그녀가 곧 결혼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488일.

시간이 흘러 썸머는 다른 남자와 결혼을 했다.

그리고 우연히 톰과 썸머는 공원에서 재회를 한다.

 

썸머는 자신의 남편을 만나게 된 이야기를 해준다.

"도리안 그레이를 읽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나에게 와서 책에 대해 물어봤어."

이제 그가 내 남편이고.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영원한 젊음의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파는 인간이라는 주제를 다룬 소설이다. 영화에서는 '썸머'라는 사람에 대해 너무 이야기하지 않아 썸머의 취향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도리언 그레이의 초상』은 영원한 젊음의 대가로 자신의 영혼을 파는 인간이라는 주제를 다룬 소설이다. 영화에서는 '썸머'라는 사람에 대해 너무 이야기하지 않아 썸머의 취향이 궁금해서 찾아봤다.

 

"만약 내가 영화를 보러갔더라면?

점심을 다른 곳에서 먹었더라면?

10분 늦게 도착했더라면?

그건 예정되어 있던거야. 톰 네가 옳다고 생각했어."

 

운명은 없다고 말하던 썸머가 달라졌다.

썸머는 운명이 있다고 믿던 톰의 말을

믿게 되었다고 말하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내가 밑줄 그은 문장이

썸머가 진짜 하고 싶었던 말이 아니었을까 생각했다.

 

"도리안 그레이를 읽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나에게 와서 책에 대해 물어봤어."

 

 

썸머의 관심 분야가 아닌

자신의 관심 분야인

'건축'에 대한 책을 선물했던

톰과는 다르게

 

썸머의 남편은

썸머가 읽고 있는 책이

어떤 책인지 궁금해하는 사람이다.

 

영화 내내 썸머라는 사람에 대한 자세한 이야기가

전혀 나오지 않는다는 점에서 볼 때

톰은 썸머라는 사람 자체를 사랑하기 보다는,

운명적이고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는 자신을 사랑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톰은 그저 사랑이라는 감정에 취해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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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또한 그랬다.

지금 내가 그를 이렇게 그리워하는 것도

아마

그를 그리워하는 마음도 있겠지만

누군가를 순수하게

온 맘 다해

사랑했던

내 자신이 그리운 것일지도 모르겠다.

 

그냥 그렇게 믿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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