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최선인가요?’
‘어딘가 이상한데 다시 해오실래요?’
‘1개만 가져오지 말고 3개 정도 보여주세요’
상사가 머릿속에 자기가 생각한 정답이 있는데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못하거나 설명하는 게 귀찮은 상황에서 많이 발생하는 스무고개 게임이다. 무엇이 문제인지는 모르겠으나 결과물의 완성도가 떨어지는 경우 무지성으로 업무를 다시 시키는 상사들도 많다. 어쨌거나 단기적으로 완성도가 올라가긴 하니까. 그러면 상사는 ‘진작에 이렇게 하지’와 비슷한 류의 칭찬을 보상이랍시고 하는데 이 과정이 반복되면 팀원의 내면에 변화가 생기기 시작한다.
1. ‘도대체 이 분이 원하는 게 무엇일까’
2. ‘어차피 한 번에 컨펌 나는 일이 없으니 대충 여러 개 만들어가자’ (상사는 이 생각은 또 기가 막히게 잘 캐치한다.)
3. ‘그냥 해달라는 대로 해드리자’
4. ‘이럴 거면 모든 것을 정해주면 좋겠다’
5.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의 마음으로) ‘언젠가 끝나겠지’
이 상황이 반복되면 고객의 눈치를 봐야 할 팀원이 상사의 눈치만 보게 된다. 더 큰 문제는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같은 업무를 반복적으로 다시 수행하게 되면서 세부사항에 대한 의사결정권이 자신에게 있는 것이 아니라 눈치 보게 만드는 상사에게 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어떤 건 수정하고 어떤 건 실행되는데 기준이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기우제를 지내는 인디언처럼 마음 졸이며 컨펌이 나길 기다릴 뿐이다. 스무고개 게임은 팀원을 근본부터 무력화시키고 결국 노예로 만들게 된다.
리더 역시 팀원의 성장으로 자신의 일이 줄어들어야 하는데 늘 모든 것을 컨펌 해줘야 하니 시간이 지나면서 팀원을 원망하기 시작한다.
‘너는 왜 이렇게 너 생각이 없니?’
‘좀 주도적으로 일해봐라’
‘언제까지 너를 돌봐줘야 하니’
그러니까 스무 고개 하지 마셔라
바라는 바가 있다면 확실하게 말하고 전달력이 부족하면 직접 찾아서 참고할 결과물을 보여줘야 한다. 이미 같은 문제를 해결해 본 경험이 리더에게 있고 팀원에겐 없다면 교육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 정답이 없는 새로운 프로젝트일 경우에는 제한 시간을 설정하고 자주 미팅을 진행하면 된다. 예를 들어, ‘퇴근 전까지 아이디어 10개 생각해서 30분간 미팅합시다’가 아니라 ’ 30분에 1개씩 10번 진행하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소리다.
누구는 말한다
팀원의 성장을 위해 일부러 답을 알려주지 않는다고. 그 의도라면 지금부터 당신과 내가 사고 실험을 통해 학습할 것임을 분명히 밝혀야 한다. 게임의 룰은 양쪽이 모두 동일한 레벨로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 과정이 선행되지 않으면 그 스무 고개는 ‘가스 라이팅’이다.
결론
명령하고 지시하는 뽕에 취하지 마시고 교육하고 서포트해서 팀원이 성장하는 것을 1번만 경험해 보셔라. 가치관이 바뀔 정도로 강력한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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