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지금까지 150개가 넘는 회사를 직간접적으로 경험해 왔습니다.
그 회사들은 모두 손익분기점을 넘긴 상태였지만, 그중 일부는 결국 문을 닫았고 대기업 산하의 여러 부서들도 통폐합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겉으로는 다양한 이유가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본질적으로는 한 가지 문제로 귀결되는 경우가 많았는데요.
그것은 바로 “혼내야 할 때 혼내지 못하고, 필요하지 않은 칭찬을 남발하는 것”이었습니다. 리더의 작은 언어 습관이 당사자뿐 아니라 이를 지켜보는 다른 팀원들의 주체성과 동기를 근본부터 흔들어 버립니다. 팀원들은 “우리 회사는 잘하는 사람은 소홀히 하고 못하는 사람만 챙긴다”라고 느끼게 되고, 이는 조직에 큰 불신을 남깁니다.
무슨 일을 해도 칭찬만 받는 직원은 자신의 실제 실력이나 태도와 관계없이 우쭐해지기 쉽습니다. 반면 묵묵히 성과를 내던 직원들은 배신감을 느끼고, ‘퇴사는 지능순’이라는 말처럼 회사를 떠날 수도 있습니다. 또 스스로 일머리가 있다고 착각하는 사람들은 리더의 지시마다 되묻거나, 자기주장을 끝까지 관철하려고 하면서 조직의 의사결정 비용을 크게 높입니다. 이런 상황이 반복되면 조직은 점차 성장 동력을 잃고, 결국 무너질 수 있습니다.
칭찬과 혼내기는 모두 “결과”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우리가 회사에서 혼나야 하는 상황은 다양합니다. 회의 시간에 경청하지 않는다거나, 지시된 업무를 반복해서 놓친다거나, 같은 실수를 이어가는 경우 등입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도 많은 리더분들이 “혹시 내가 너무 예민한 건 아닐까, 꼰대처럼 보이지 않을까?”라고 스스로를 합리화하시곤 합니다.
하지만 실제로 회사가 무너지는 조직들을 살펴보면, 공통적으로 리더들이 자신의 시간을 확보하지 못하고, 팀원들의 동기부여와 감정 관리에만 지나치게 에너지를 쏟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었습니다. 회사가 다음 단계로 나아가야 할 시점에, 이 부분이 막혀 버리면 단 한 걸음도 전진하기 어려워집니다.
특히 중요한 것은 “제때” 잘 혼내는 것입니다. 우리나라 리더분들은 비교적 칭찬은 잘하는 편이지만, 피드백을 엄정하게 주는 일에는 주저하시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나 신입사원이나 5년 차 미만의 구성원이 혼나야 할 때 혼나지 못하면, 오히려 그들의 성장 가능성을 가로막을 수도 있습니다. 사회적으로 5년 차 전후부터는 실무자에서 관리자로 넘어가는 역할을 요구받게 되는데, 피드백을 제대로 받아본 적이 없으면 스스로 리더가 되었을 때 올바르게 혼낼 수 없습니다.
“동기부여성 칭찬”은 공허할 수 있습니다.
망해 가는 조직에서 자주 보이는 특징 중 하나가, 업무를 지시하면서 “우리 회사에서 이 일은 당신밖에 못 해요”와 같은 동기부여성 멘트를 덧붙이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는 실제 칭찬도 아니고, 팀원을 진정으로 동기부여하지도 못합니다.
실제로는 팀원을 위한 말이 아니라, 리더 스스로의 불안감을 달래기 위한 말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팀원에게는 공허하게 들리고, 팀 운영에도 효과가 없습니다. 결국 구성원들은 이런 말을 진심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단지 사탕발림으로 여기게 됩니다.
칭찬과 피드백은 반드시 결과를 기준으로 해야 합니다. 회의에 3분 늦을 것 같다고 혼내지 않듯이, 아직 성과를 내지 않은 사람에게 기대만으로 칭찬하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상과 벌은 결과를 보고 집행해야 합니다. 칭찬하지 않고, 혼내지 않는 리더는 결국 리더로서 역할을 다하지 못하게 됩니다.
혼내는 것은 화내는 것이 아닙니다.
마지막으로 오해가 있을 수 있습니다. “혼내야 한다”는 말을 들으면 곧바로 화내는 것이라고 생각하실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다릅니다. 혼낸다는 것은 잘못한 부분을 구체적으로 지적하고, 어떻게 수정하면 되는지를 알려주는 것입니다. 엄연히 피드백의 한 종류입니다.
따라서 “A님, 왜 그렇게 하셨어요?”라는 식으로 인격을 겨냥하는 것이 아니라, “A님, 제가 이 과정은 누락되면 안 된다고 말씀드렸던 부분인데 빠져 있더군요. 다시 확인해 주시겠어요?”와 같이 행동과 과정을 짚어야 합니다.
결론
리더십의 본질은 “칭찬과 혼내기”를 잘 구분하는 데 있습니다. 혼낼 때 혼내고, 칭찬할 때 칭찬하는 것. 단순해 보이지만 이 균형이 무너질 때 조직은 흔들립니다. 그리고 이 역할을 제때 수행하는 리더만이 조직과 팀원을 함께 성장시킬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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