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모꼬지기입니다.
나 자신을 사랑하는 법. 분명 명료하고 쉬운 단어들의 조합이지만, 모호하고 낯설게 느껴지기도 해요. 내가 나이고 싶지 않은 날에는, 조금 더 멀어지는 기분이죠.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나에게는 생소하게 느껴지는 한 마디. 언젠가 이해할 수 있는 날이 올까요?
이월 넷째 주, 『모꼬지기』 25호에는 기록하는 싱어송라이터 박소은, 봄바람과 함께 찾아온 3월의 공연, 그리고 솔직해지고픈 구독자님을 위한 플레이리스트까지, 총 세 가지 이야기를 선물해 드립니다.
⭐ 뮤직스타뜰
있잖아 사실 나는, 박소은
by 영
그런 경험이 있다. 무심결에 바라본 거울 속에서 모르는 새에 변해버린 나를 마주하는. 식어버린 눈, 어두워진 얼굴, 축 처진 어깨. 애써 무시해왔던 마음을 우연히 거울에게 들킬 때면, 그제야 곪아버린 감정들은 울음이 되어 터져 나온다. 그때의 나는, 차라리 모두 사라지길 바랐던 건 아닐까.
뮤직스타뜰 스물다섯 번째 아티스트, ‘박소은’을 소개한다.
싱어송라이터 박소은은 2015년 슈퍼스타 K7에 처음 등장하여 자작곡 ‘그믐달’로 강렬한 첫인상을 남겼다. 이후 2016년 제27회 ‘유재하 음악 경연 대회’에서 장려상을 수상하며 탄탄한 실력을 입증했고, 이외에도 여러 대회에 참가하며 수상을 이루어냈다. 2017년 디지털 싱글 앨범 ‘그믐달’을 통해 정식으로 데뷔했으며, 명문으로 알려진 서울예술대학교 실용음악과를 졸업하였다.
아주 어릴 때부터 이유 없이 음악을 하고 싶었던 그는, 13살 때 뮤지컬 영화 ‘스쿨 오브 락’과 ‘원스’를 보고 평생 음악을 하겠다고 다짐했다. 풋풋하기에 아름다웠던 그날의 다짐은, 이윽고 '박소은'이라는 영화를 완성시킨다. 그렇게 그는 한편의 영화에 단단한 목소리와 진솔한 이야기를 담아 대중들에게 위로와 공감을 선물한다.
비밀 일기장
일기. 날마다 겪은 일이나 생각, 느낌을 적는 개인의 기록. 소소한 일상부터 시작됐던 나의 기록은, 어느새 숨겨 놓았던 미운 감정들까지 모두 담아 나를 발가벗긴다. 그렇게 끝없이 깊어지는 감정 속에서 작고 초라한 나를 마주할 때면, 큰 덩치를 일기장 속에 숨겨 누구도 열지 못하는 자물쇠로 채운다. 그토록 나를, 누구도 열어 보지 않길 바랐을까.
“그저 우울한 어느 날의 일기
나는 이런 사람이야
원래 이런 사람이야
날 혼자두지 마
아니 그냥 내버려둬
아냐 사실 잘 모르겠어
나도 나를 잘 모르겠어”
박소은의 <일기> 中
박소은의 일기는 아주 개인적인 이야기들로 가득하다. 모순적인 감정들이 단단한 목소리로 적히고, 어두운 이야기는 진솔함으로 보인다. 하지만 결국 소화되지 못한 채 엉켜버린 마음은, 어느새 일기장 속에 버려진 채 굳게 닫힌다.
하지만 그는 비로소 자물쇠를 조심스레 열어간다. 일기는 그날의 그를 어느새 펼쳐놓고, 참담했지만 내가 가장 나다웠던 그곳에서 그는 한 번 더 그날의 자신과 마주한다. 그때의 그는, 지금의 그도 모두 그곳에 기록된 채 다시 한번 조심스레 손을 내민다. 버려진 자신을 위로할 수 있는 유일한 존재 또한 나이기에.
못난 덩이리들
![(▲ 지니 [재활용] 앨범 정보)](https://cdn.maily.so/202302/moggozigi/1677124270526859.jpg)
아름다운 것들만 예술로 창조되는 건 억울하고 부당해
박소은 [재활용] 앨범 소개 中
박소은의 두 번째 정규앨범 [재활용]은 마음속 부정적이고 더러운 감정들을 재활용해 예술로 재탄생시킨다. 그는 못난 덩어리들을 주워 모아 진솔한 가사를 조각하고 아름답지 않은 것들을 쌓아 올려 단단한 선율을 완성한다. 그렇게 그는 그만의 방식으로 버려진 감정들을 다시 한번 감싸 안고 보듬는다.
“오늘은 눈을 뜨고 싶지 않아요
살고 싶은 마음이 길을 잃고 도망쳐요
오늘은 사랑하고 싶지 않아요
이유 없는 외로움이 겁을 먹고 자라나요”
박소은의 <반복되는 모든 게 날 괴롭게 해요> 中
📅 공연캘린더
따스한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3월의 공연
by 현
만물이 겨울잠에서 깨어나는 시기인 3월에는, 따스한 햇살과 기분 좋은 바람이 봄의 시작을 알린다. 유난히도 우리를 설레게 하는 봄이라는 계절은 새로운 도전이며, 꿈꾸는 희망이며, 행복한 휴식이다. 올해는 따스한 바람과 함께 불어오는 공연으로 다가올 봄을 만끽해보자.
1. 롤링홀 28주년 기념 공연
음악이 멈추지 않는 공간 '롤링홀'은 1995년 클럽 '롤링스톤즈' 개관 이후, 2004년 홍대로 이전하며 27년이라는 오랜 시간 동안 커뮤니케이션 문화공간으로 이어져 왔다. 1월 6일부터 시작된 릴레이형 실내 뮤직 페스티벌 '롤링홀 28주년 기념 공연'은 1415, 맥거핀, 오프더메뉴, 박소은 등 여러 아티스트가 함께 했으며, 2023년 상반기동안 진행될 예정이다.
[3월 1일_멍키헤드X갤럭시익스프레스X로큰롤라디오X락킷걸 'This is Rock']
[3월 2일_로우행잉프루츠 단독 콘서트 'RIDE A WAVE']
[3월 3일_잠비나이 단독 콘서트 '발현(發顯/apparition)']
[3월 4일~5일_YB 단독 콘서트 'LIGHTS : BURNS']
[3월 10일_이븐이프 단독 콘서트 'Dopamine']
[3월 11일_크랙샷 단독 콘서트 'Hello My Love']
[3월 12일_더폴스 단독 콘서트 'Goin'High vol.2']
[3월 16일_캐치 더 영 단독 콘서트 'Catch The Young Wave']
[3월 18일~19일_신인류 단독 콘서트 '이틀간의 잠꼬대']
[3월 23일_OAH! 단독 콘서트 '자유로워 OAH!']
[3월 26일_해리빅버튼 단독 콘서트 'Planet of the Buttons']
[3월 31일_레코즈 단독 콘서트 'Recoz_us']
2. 제비다방
상수동에 위치한 문화공간 제비다방은, 작가 이상이 당대의 예술가들과 술잔을 기울이고 커피를 마시며 교류하던 '제비다방'에서 이름을 따왔다. 낮에는 휴식을 취하거나 작업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며, 저녁에는 ‘취한제비’라는 이름으로 문화 예술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탈바꿈한다. 또한, 제비다방의 공연은 무료입장이며, 자율기부 형식으로 운영된다.
[공연 정보]
3. 브릭데이 with BAND
콘텐츠브릭은 플랫폼보다 콘텐츠가 중요해진 시대 속에서 차별화된 기획과 새로운 시도로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스토리를 만든다. 스페이스브릭은 이런 콘텐츠브릭이 운영하는 홍대 공연장으로, 다양한 공연들이 열리며 관객에게 즐거움을 선사하고 있다. 이번 '브릭데이 with BAND'에는 밴드 4팀의 다채로운 음악을 만나볼 수 있다.
[3월 8일_일상을 춤추게 하는 에너지 '오리엔탈 쇼커스']
[3월 15일_이 시대의 포크 '서정']
[3월 22일_진짜 '황달추태']
[3월 29일_낮과 밤, 빛과 어둠 그 경계의 어디쯤 '홀린']
4. 나만 알고 싶은 인디
2020년부터 시작된 ‘나만 알고 싶은 인디’ 공연은 나만 알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또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는 마음을 가지고 있는 리스너들에게 공감하며 만들어진 장기 콘서트이다. 나만 알고 싶은 인디 공연은 현재 3월 17일에 진행되는 26번째 공연까지 쭉 이어져 오고 있다.
[3월 10일_Ep.25 Woshi(우시) 단독 콘서트]
[3월 17일_Ep.26 예람 단독 콘서트]
5. [석촌호수 아뜰리에 기획공연] 밴드시그널
2021년 6월에 개관한 '석촌호수 아뜰리에'는 2019년까지 카페 등 상업 시설로 운영되던 공간을 관객참여형 문화공간으로 리모델링한 장소이다. 석촌호수 아뜰리에는 서울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허브로 조성한다는 비전 아래, '조선팝콘서트', '7080 콘서-트 석촌다방'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되었으며, 다가오는 3월의 기획공연 '밴드시그널'에서는 심장을 울리는 밴드들의 라이브 무대가 펼쳐질 예정이다.
[라인업]
[공연 정보]
💿 둠칫두둠칫
나는 그다지 강하지 못해서
by 영
"내가 잘못했어요
여기 두고 가지 말아요
제가 더 노력할 테니까
살아만 주어 살아만 주어요”
정우의 <양>中
사람들은 나를 강한 사람이라 말해요. 어떤 일에도 쓰러지지 않는 단단하고 굵은 나무라 생각하죠. 모두가 나는 언제나 그곳에 서서 모두를 지켜줄 것이라 말해요. 하지만 단단해 보이던 내가 속이 시커멓게 병든 나무라는 걸 들키면, 모두가 나를 손가락질하겠죠.
고백하자면, 사실 나는 내가 조금 미워요.
모꼬지기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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