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간지아✏May 4w.

기온이 30도인데, 아직 5월인게 사실인가요?

2024.05.24 | 조회 16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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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지아

30대의 나 자신 알아가기 프로젝트✏

5월이 어느덧 제대로 무르익었습니다. 인삿말을 쓰고 있는 지금 대구의 기온은 30도입니다. 날씨만 보면 한여름이 분명한데 아직도 5월이라니, 시공간이 뒤틀린 듯한 기분이에요. 이제 해가 아주 길어져 퇴근시간에도 하늘이 밝고, 1층 편의점 사장님이 빙과류를 많이 발주하시더라고요.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찔끔이지만 남은 봄을 최대한으로 즐겨주고 보내고 싶어요. 오늘의 월간지아는 지난 주 빠뜨린 호에 대한 반성문이자 합리화를 위한 구구절절 변명문입니다...

오늘도 킵고잉~

습관을 만들기 위해서는 일반적으로 21일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한다. 21일 정도 꾸준히 무언가를 하다보면 내 몸이 그것을 습관으로 받아들이고 기억한다는 것이다. 태생이 게으른 나는, 의도적으로 여러 좋은 습관을 만들어보려고 했다. 모닝 리추얼, 필사, QT, 운동 등 여러 콘텐츠를 21일씩 시도해봤는데, 결국은 다 실패했다. 아, 사실은 21일을 모두 채우지 못하고 중간에 포기한 것도 많다. 하루도 빠지면 안된다는 강박 때문에 행위 자체가 부담이나 부정적인 감정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한 번도 빠지지 않고 매일 하는 것 보다, 며칠 빠지더라도 다음날 계속해서 이어가는 것이 훨씬 어렵다. 실패했다는 그 마음을 이기는 것이 쉽지 않다. 차곡 차곡 채워지던 다이어리의 한 페이지가 뻥 비면 그냥 모든것을 리셋하고 싶다는 충동이 든다. 다시 처음부터 돌아가서 빠지는 페이지 없이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애써 채워놓은 이전의 페이지들을 북북 찢어버리기도 한다. 이것은 가끔 인생 전반으로 확대되어 뭔가 내 뜻대로 풀리지 않을 때, 모든 것을 초기화하고 싶은 마음으로까지 이어지곤 한다. 잘 다니던 회사에서 요즘 하는 일이 전보다 잘 되지 않으면 그냥 이직할까 싶다거나, 매 달 잘 붓던 적금을 한 달 못 넣었다고 갑자기 해지하고 싶어진다거나. 내가 남들에 비해 더 극단적인 편일지 모르겠으나, 스스로가 세운 투두리스트에 대한 압박감이 클 수록 실패했을 때 오는 좌절감이 더욱 큰 것은 사실이다.

이런 생각을 하는 것은, 맞다. 월간지아를 한 주 걸렀기 때문이다(악!!). 이번에도 나는 꽤나 큰 좌절감을 겪었다. 몇 주 됐다고 벌써? 하는 생각에 수치스러움과 나에 대한 실망감이 제법 컸다. 구독자들에게 부끄러워서 그냥 조용히 계정을 삭제할까 하는 생각까지 했다. (정말 극단적인 enfp) 친구랑 대화를 나누다가 이런 생각을 꺼냈는데, 의외로 반응이 심플했다. “한 주를 빠지든 두 주를 빠지든 보는 사람들은 별 생각 없을걸? 무슨 챌린지 하는 것도 아니고 그냥 다음 주 꺼 쓰면 되지” 그러고보니 구독하는 다른 레터들이 몇 주 휴재를 하거나 공지 없이 쉬었다고 내가 그에 대해 손가락질하거나 화가 났나? 생사가 달린 중한 정보를 전달하는 레터도 아닌데? 마음이 편안해졌다. 그래 중요한 건 내가 나를 알기 위해 시작한 프로젝트라는 것, 빠지지 않고 하는 것보다 꾸준히 하는 것이다.

출처 : 이미지 내 (x 윤사과)
출처 : 이미지 내 (x 윤사과)

성장하기 위해서는 존못인 나를 참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커뮤니티에 떠돌아다니는 글을 본 적이 있다. 최근들어 가장 공감가는 말이다. 나의 부족함을 직면하고 받아들이는 시간, 프로가 아닌 나의 모습을 견디는 시간이 켜켜이 쌓여서 한 스텝 성장한 나를 만든다. 못하는 나를 외면하거나 초기화하지 않고 잘 버티는 것이 내가 원하는 이상향에 도달하기 위한 원동력이 된다. 그리고 그 ‘버티는’ 시간동안 내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꾸준히 시도하는 것이다. 꾸준히 하는 것, 때로는 마음처럼 안 되어서 한 두번 빠지거나 놓칠 지라도 개의치않고 다시 하는 것. ‘킵고잉~’ 오늘부터 나의 투두리스트로 추가. (미소감성 아시는지?)

메메모모

밑미라는 플랫폼에서 문장 메모 리추얼을 참여한 적이 있다. 매일 하루동안 나에게 가장 와닿았던 문장을 메모하고 그 문장이 왜 특별한지에 대해 나누는 리추얼 모임이었는데, 좋은 문장을 발굴하기위해 매일 조금씩 책도 읽고 세상의 다양한 텍스트에 집중해 본 특별한 시간이었다. 이 리추얼을 통해 내가 얻은건 문장이 아닌 메모였다. 문장은 때와 상황에 따라 내게 받아들여지는 농도가 달라져서, 분명 내 마음을 쿵 하고 들이받았던 문장이 다시 보니 그저 그런 밍숭맹숭한 맛으로 느껴지곤 했지만,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던 것만으로도 충분히 얻은게 많은 리추얼이었다.

나는 기억력이 그다지 좋지 않은 사람이다. (아마 이 얘기도 월간지아 어떤 호에선가 한 것 같은데..) 부지런한 내 뇌는 한정된 메모리 용량을 잘 사용하기 위해서 중요도가 낮은 정보를 재빠르게 지우도록 프로그래밍 되어있다. 문제는, 가끔 중요도 책정의 부분에서 오류가 난다는 점이다. 별 것 아닌줄 알고 그냥 넘어갔다가 필요할 때가 되어 당황한 경험, 나만 있는 것은 아니겠지? 때문에 가능한 많은 것을 메모하고 기록해두려고 마음 먹지만, 문제는 나의 게으른 자아가 자꾸만 아군을 공격하는 것이다. 이 정도는 기억하지 않을까? 이것도 기억 못하면 바보지. (나는 바보다.) 한 두번도 아니지만 늘 같은 플로우로 스스로에게 속아 넘어가는 짓은 이제 정말 그만해야 하는데.

첫 문단에서 메모하는 습관을 들’였던 것’ 이라는 과거형을 사용해 눈치 챈 이들이 있겠지만, 결국 나의 게으른 자아가 메모하려는 자아를 이겼다. 나는 또 다시 일상의 많은 생각을 놓치고 잃어버리며 지내고 있다. 월간지아를 시작한 이유 중 하나는 이 Loss들을 조금씩 다시 되찾고자 함이었는데, 바쁜 스케쥴을 소화하다보니 또 다시 한 주간의 생각과 고찰들을 통째로 날려먹었다. 그래서 지난 주 월간지아도 펑크가 났고.

메모하는 습관을 다시 들이기 위해 작은 수첩과 예쁜 볼펜을 구입했다. 나는 돈을 써야 애정을 갖는 사람이기도 하고, 디지털 메모는 한 구석에 막 갈겨 쓰고 마구 동그라미를 치는 그런 메모의 맛이 부족하달까. 아무튼, 중요한건 메모지가 아니라 메모 자체이므로. 구멍 뚫린 주머니에서 우수수 떨어져 잃어버리고 있는 많은 것들을 이제 와서 되찾기는 어렵겠지만, 앞으로 떨어질 것들을 미리 막을 수는 있겠지. 많이 쓰고 모으며 살자.

일상

홍길동이 따로 없었던 나의 2주..
홍길동이 따로 없었던 나의 2주..

많이 지났지만 요즘 제가 꽂힌 밈으로 인사합니다. 모두 럭키비키한 한 주 보내시길 바라요🍀 다음주에 만나요.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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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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