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저는 SNS에 그림과 글을 올리고 있는 작은방이라고 합니다. 프리랜서 디자이너를 본업으로 삼고 있으면서 일하는 시간 외에 이것저것 끄적거리거나 집안일을 하면서 지내는 생활인입니다.
생각해보니 저는 자기소개서를 쓴 적이 거의 없네요. 써도 제출하지 않은 적이 더 많고요. 그래서인지 당연한 건지 ‘진솔한 자기소개’ 라는 주제 앞에서 여러 번 망설였습니다. 처음에는 문득 생각나는 것들을 메모장에 적기 시작했지만, 마감을 앞두고 책상에 앉았을 땐 구체적인 사실 위주로 적어 내려갔습니다. 직업, 글을 쓰게 된 이유, 모임에 지원하게 된 계기 등 나에 대해 내가 잘 알고 있는 사실과 그에 대한 생각을 썼습니다.
완성된 글을 보내고 남아있던 메모는 지웠습니다. 메모에는 미처 정리되지 않은 제 자신의 모습이 남아 있었다고 생각했거든요. 완성한 글에는 좀 더 분명하고 확실한 것이 담겼으니 솔직한 자기소개는 끝났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저희가 서로를 알아가기 위해 앞으로 각자의 자기소개를 공유할 예정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제가 쓴 글을 다시 읽어봤어요. 정직한 글은 분명 맞지만 진솔한 글 또한 맞는지, 저의 글을 곱씹으며 그런 의문이 들었고 그래서 오늘은 책상 앞에 앉아 자기소개를 다시 쓰고 있습니다.(지웠던 메모가 다시 필요해질 줄이야)
이전 글에서도 했던 이야기지만, 제가 ‘작은방’이라는 필명으로 ‘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된 표면적인 계기는 코로나였습니다. 코로나로 일이 줄면서 시간이 많이 생겼거든요. 언젠가 ‘내 이야기’를 하고 싶은 마음도 있었지만, 당장의 일과 코앞의 현실에 조금 더 끌려왔기 때문에 그 언젠가가 정말 언제가 될지는 저 자신도 몰랐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로 인해, 끌린 것인지 끌려 다닌 것인지 모를 (아마도 반반이겠지요) 현실이 멈추게 되면서 저는 저 자신과 덩그러니 마주하게 됐고, 이렇게 ‘내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지금껏 ‘내 이야기’는 나만 보면 그만이었는데, ‘내 이야기’를 읽는 사람을 생각하고 글을 쓰려니 처음엔 어려웠습니다. 수업을 들어볼까 싶어 글쓰기 강좌를 찾아보다가 우연히 한 문화센터의 시민강좌 후기를 보게 되었습니다.
“나도 제법 괜찮은 생각을 할 때가 있는데 (···중략···) 수업을 듣고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슬그머니 미소가 지어지는 귀여운 글이었습니다. 진솔한 글에서 느낄 수 있는 울림이 있었습니다. 결국 ‘나도 가끔은 좋은 생각을 하는데’ 라는 마음이 글을 쓰게 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읽히길 바라게 하는 것이 아닐까, 이 후기를 읽고 생각했습니다. 누구나 가끔은 제법 좋은 생각을 하는데 쓰지 않으면 전할 수 없으니까, 결국 쓰게 되는 것이 아닐까요.
저의 진솔한 소개는 여기까지입니다. 올 한 해 글쓰기 모임을 통해 여러분들의 좋은 생각을 전해받고 또 제가 가끔 하는 좋은 생각을 전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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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영📓
정직한 글은 맞는데 진솔한 글은 또 맞는지 라는 표현이 저를 뜨끔하게 하네요. 작은방님의 '가끔 하는 좋은 생각'들을 만날 생각에 두근거리네요. 저도 그런 가끔 하는 좋은 생각들을 글에 잘 담아내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작은방
저도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뜨끔뜨끔하네요. 서영님글도 가끔가끔 두근두근하면서 읽겠습니다 :) 반갑습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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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
‘나도 가끔은 좋은 생각을 하는데’라는 문장에 저도 미소가 지어졌어요,귀여운 진솔함 이네요ㅎ.ㅎ...작은방님의 글 또한 좋은 마음안에 담겨있는 글 일것 같습니다🙂 정말 반갑습니다!
작은방
네 귀여운 진솔함 ㅎㅎ 고래님 글 정말 잘 읽었습니다. 저의 글쓰기를 돌아보게 하는 글이었어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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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트루
글을 읽으면서 '가끔'이라는 단어가 이리도 귀엽고 진솔하게 다가오긴 처음인 것 같네요^^ 가끔이라는 단어를 보통 부정적인 단어로 스스로를 자책했던 적이 있거든요. 앞으로 작가님의 '가끔' 속에서 '항상' 지닐 수 있는 좋은 글과 생각들을 만나리라 확신합니다:) 만나서 반갑습니다.
작은방
가끔이란 단어에 대한 트루님의 해석도 새롭고 재밌어요. 다른 분들의 의견을 들으면서 글쓰기가 더욱 풍성해지는 것 같아요. 반갑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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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서영
요새 집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프리랜서로서.. 어떻게 멘탈을 관리하고 계신지 궁금하네요. 수줍고 담담하게 적어주신 소개 잘 읽었습니다. 앞으로도 좋은 생각 글로 많이 표현해주세요.
작은방
저는 결국에는 루틴을 느슨하게라도 만들었어요. 언제 일어나고 하루의 시작에 무엇을 하는지 정도만 지키고 있어요. 규칙이 하나도 없는건 너무 힘들더라고요...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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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이
내 이야기를 하고싶어 글을 쓰게 되는 것 같아요. 그 이야기를 들여주셔서 감사합니다:) 앞으로 작은방님의 이야기가 더욱 기대되요.!
작은방
시작은 내 이야기인 것 같아요. 그런데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저도 더 넓은 글쓰기를 하는 날을 바라게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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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사생활
앞으로 작은방 님의 글과 이야기가 기대되는 이유가 고스란히 이 글에 잘 담긴 것 같아서, 저 개인적으로는 너무 좋았어요. 그럴싸한 글보다 계속해서 진솔한 글에 대한 고민을 하시는 작은방 님의 태도를 통해 저 스스로를 돌아보게 됩니다. 앞으로도 진솔한 글 기대하겠습니다.!
작은방
다른 분들의 글을 보면서 글쓰기에 대해 진솔함에 대해 더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좋은 계기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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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R
와 저도 처음에 사실 위주로 적었다가 한순간 변심해서 몽땅 지워버렸어요. 공감되는 부분도 많고 글이 참 따수워서 잘 읽었습니다. 작은방님의 좋은 생각들을 또 볼 수 있다니! 너무 기뻐요 :)
작은방
그림은 싹 지워버리고 다시 하는 일은 없는데 글은 정말이지...ㅎㅎ 따수운 댓글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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VANA
저두요 저두요! 글을 쓰다보니 어느새 사실만 나열하고 있는 저를 발견했어요. 여태 진솔하게 글을 써왔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진솔하게 쓰고 있나 다시 보았더니 진솔하지 못해왔다는 걸 깨닫게 되더라구요. 생각지 못했던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새로운 시각으로 볼 수 있다는 게 참 멋진 것 같아요! 작은방 님의 솔직한 글 공감하며 잘 보았어요:) 귀여운 일러스트와 함께 다음 글도 기다려지네요!
작은방
저도 사실부터 나열하는게 오랜 습관이라고 해야할지 살아가는 방식이었는데 글을 쓸때도 그러더라고요. 좀 더 많이 쓰면서 나아지길 바라고 있어요. 같이 노력해봐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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