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우님 :) 오늘도 일요일 저녁에 보내려다 실패한 편지가 월요일 오전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월 2회, 일요일까지는 꼭 보내려고 하는데 매번 쉽지 않네요.
그래도 누가 하라고 시킨 것도 아닌데, 좋아서 하는 일이니 제가 덜 스트레스 받는 방식으로 성실하게 해 나가려고 합니다.
오늘 편지에는 어떤 정보나 꿀팁 같은 것은 들어있지 않습니다. 사실 뉴스레터를 쓰면서 남들이 모르는 문구를 찾아낸다던가, 꿀팁을 다뤄야 한다는 강박이 있었고 점점 더 강해졌습니다.
이번 주 뉴스레터를 준비하면서도 어떤 정보가 들어가야 할 텐데, 신박한 꿀팁이 추가되어야 할텐데라고 생각했더니 결국 아이디어 노트도, 글쓰기도 백지상태였습니다. 설상가상 준비하고 있는 책 수정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그 글 또한 진행이 더뎌서 마음만 초조했어요.
글을 쓰면 쓸수록 그렇게 쓴 글이 쌓일수록 글쓰기란 참 괴로운 창작 활동이구나 싶습니다. 제 생각과 감정을 읽는 이로 하여금 이해는 물론 상상하게 하는 글은 참 어렵더라고요.
사람은 누구나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생각이나 감정을 표현하기 마련인데, 말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고 사진이나 영상으로 표현하는 사람도 있는 데 저는 글이라는 표현 수단을 고른 것뿐인데, 그중에서도 글이 그나마 저에게는 다루기 쉬운 거라 생각했는데 역시 이 세상엔 쉬운 것 하나 없다는 진리를 또 한 번 깨닫습니다.
일상 기록자✍️
오늘은 제가 문구에 관해서 노트에 끄적여 놓은 짧은 글들을 뉴스레터에 옮겨보려 합니다.✍️
22.10.27
계절이 가는 것을 느끼는 게 아니라, 계절이 오는 것을 맞이하는 삶을 살고 싶다.
책을 읽으며 뾰족한 연필로 선을 긋자니 종이와 연필 끝이 만날 때 날카로운 느낌이 들어 순간 멈칫하게 된다. 끝이 뭉툭해서 언제든 부드럽게 종이와 만나는 연필을 자주 찾게 된다.
나도 뭉툭한 사람이 되고 싶다. 뾰족한 연필과 비교하자면 어딘가 게을러보이는 뭉툭함이지만 그 뭉툭함이 주는 편안함을 느껴 보면 아주 기꺼이 게으르게 뭉툭해지고 싶다.
23.2.6
내가 영감을 받는 포인트
1. 누군가의 필압이 느껴지는 필기가 된 노트
2. 문구가 놓여져 있는 누군가의 책상
23.2.21
'왜 나는 그 자리에 가지 못했을까' 하는 생각에 사로잡힐 때는 '다 때가 있겠지, 아직은 때가 아닌가 보다'라고 생각한다. '아 가기 싫다.'하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불쑥 올라오면 '성장하는게 즐겁지 않아?'라고 생각하면 '오늘도 해보자!'하는 생각으로 바뀐다.
나의 아이가 지금보다 더 어릴 적, 한 손에 뭔가를 쥐고 그 손으로 다른 걸 집으려 한다거나 반대쪽 빈손으로 그걸 잡으려 할 때 곧잘 쥐고 있던 것까지 놓치곤 했다. 또 과일을 먹거나 할 때 먹던 것은 버리고 자꾸 새 과일만 집으려 하는 모습을 보며 우린 '귀여운 욕심꾸러기'라고 했는데, 그런 것들이 생각나며 요즘 나의 모습이 떠올랐다.
인간은 어쩌면 태어나서부터 본디 욕심쟁이인 것도 같다.(생존을 위해 그렇게 프로그래밍되었을 수도?)
나 역시 요즘 손에 쥔 것을 놓지 않고 자꾸 다른 것을 잡으려 한다.
시간을 쪼개고 쪼개 다 하려 하지만 하나하나 즐기고 탐구하는게 아니라 숙제처럼 해치우고 싶을 때가 많아진다.
23.3.27
1년동안 일기를 쓴다는 것은 나의 이야기에 대한 책 한 권을 출판하는 것과 같지 않을까?
어디에도 같은 내용은 없을 것이고, 같은 주제에도 내 관점으로 바라본 이야기가 담겨있을 테니까.
📝편지 속의 답장
↪︎ 일단 지난 레터에 제가 작년 12월 3박 4일동안 다녀온 일본 문방구 여행기를 쓴 <일본 도쿄 문방구 여행>책을 소개했었는데요. 월요일 오전인데다, 8시에 발행 예약을 해두었기 때문에 약 일주일간의 구매 신청을 받는걸 예상했는데 정오가 되기 전에 책이 다 판매가 됐습니다. 사우님들이 뜨거운 관심가져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이후 메일을 늦게 확인하신 분들은 인스타그램 디엠과 댓글, 독자의견함에도 재판매 일정을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았는데요. 제가 준비한 50부는 모두 판매되었고, 가죽커버 에디션 또한 다 판매가 되어서 2차로 인쇄된 책들은 아래의 독립출판물을 다루는 서점에서 구매하실 수 있습니다.
- 재고는 각 서점에 문의부탁드립니다!
이번 편지는 조금 힘을 뺀, 쉬어가지만 쉬어가지 않으려 노력해 본 편이라고 생각해 주세요. 다음 편은 더 알찬 문구 이야기로 채워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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