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테일이라는 단어의 뜻을 살펴보면, 1. 작품 전체에 대한 세부적인 부분 및 묘사를 의미 2. 사건이나 일의 전반에 대해 빈틈없이 꼼꼼하게 처리하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문구도 잘 살펴보다보면 ’디테일‘을 발견할 수 있더라고요. 오늘은 문구의 디테일에 대해 이야기해보려합니다.
문구의 디테일
테이프의 디테일 1 _ 3M 기프트랩 매직테이프
판매를 위한 전략으로 제품의 확장 또는 타깃의 세그먼트를 더 자세히 쪼개서 가져갈 때가 있는데요. 그런 전략에서 기획된 문구가 아닌가 추측 해봅니다. 사무용 테이프로 흔하게 볼 수 있는 3M 스카치테이프는 크게 3~4종류인데요. 용도가 다른 양면테이프를 제외하고 보면 노란빛의 투명 테이프, 하얀 빛의 투명 테이프, 재질감이 돋보이는 매직테이프 등이 있습니다.
사실 이런 분류만 봐도 ‘디테일’함을 엿볼 수 있는데요. 여기에 또 새로운 테이프가 출시됐습니다. (광고X, 내돈내산, 쓰리엠 담당자분들 보고 계신가요👀 광고 필요하면 연락주세요!🤣)
바로 ‘선물 포장용’ 테이프입니다! 저는 선물포장할 때 반짝반짝 빛나는 투명 테이프가 부담스러워서 양면테이프로 테이프를 깔끔하게 감추거나 상대적으로 덜 빛나는 재질감의 매직테이프를 활용했는데요.
그런 부분을 잘 캐치한 선물 포장용 테이프입니다.
매직테이프도 특수 코팅된 면에 글을 쓸 수 있고, 광택이 덜 한 게 특징인데요. 기프트랩 매직 테이프는 매직테이프와 비슷한 특징을 가지고 있으면서 매직테이프보다는 투명감이 있고, 고급스러운 새틴 감촉의 광택이 특징입니다. 접착력이 좋으면서도 깔끔하게 떼어낼 수 있고 변색되지 않는다고 해요.
비교한 사진입니다. 어떤가요? 자세히 보니 그 특징들이 돋보이지 않나요? 이런 차이를 보고 나면 선물포장의 테이프를 붙인 방법, 쓰인 테이프를 보게 되더라고요. 문구의 디테일에서부터 출발한 저만의 일상을 디테일하게 보는 연습이기도 합니다.🖍
테이프의 디테일 2 _ 아웃도어 테이프
저는 박스테이프가 참 불편합니다. 동그란 심이 튼튼하고 큰 만큼 어디에 넣어 보관하기에도 참 비효율적인데요. 그래서 조금 얇은 테이프들은 이렇게 접어서? 보관하거나 사용합니다.
간혹 이런 불편함 들을 해결하기 위해 ‘미니 박스테이프’가 출시되기도 하는데요. 테이프의 폭은 그대로이되 테이프 심이 작아서 보관하기도 사용하기도 간편합니다.
근데 최근에 발견한 이 테이프는 아예 그 심을 빼버렸어요. 심을 넣으면 그 심에 테이프 커터를 끼워 테이프를 더 쉽게 자를 수 있지만, 사실 이렇게 본격적으로 박스 테이프 커터기까지 두면서 집에서 소소하게 활용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나 싶기도 하고요.(저는 일단 커터기까지 종류별로 수집하긴 하지만요…🤣)
사실 이건 제품 패키지를 봐도 쉽게 알 수 있듯 ‘아웃도어용’ 테이프로 우리에게 ‘청테이프’라는 이름으로 익숙한 덕테이프 같은 재질로 손으로 쉽게 찢어집니다. 그래서 테이프 커터기가 필요하지 않고, 테이프 커터기를 넣을 튼튼한 심이 필요 없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어요. (3M에서는 덕테이프가 아닌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투명한 박스 테이프인데도 납작한 테이프로 출시하기도 해요!)
펜의 디테일 _ 사라사 마크온, 스테들러 피그먼트라이너
기껏 글씨를 쓰고 나서 형광펜으로 쓱 그었는데 펜이 번지면 참 난감하더라고요. 특히나 중요한 서류라면 더더욱 그렇습니다. 그래서 사실 예전부터 형광펜으로 그어도 번지지 않는 펜은 입소문을 따라서, 혹은 아예 그렇게 타겟팅된 광고로 나오기도 했는데요. 제가 애정 하는 ‘제트스트림’도 그중 하나입니다.
스테들러의 피그먼트라이너도 안 번지는 펜으로 유명하죠. 하지만 안 번진다고 해서 펜의 질감들이 다 똑같은 건 아니에요! 피그먼트라이너는 사인펜 같은 감촉이고, 제트스트림은 중성펜입니다.
이번에 새롭게 출시된 제브라의 사라사 마크온은 젤 잉크를 사용한 펜인데, 형광펜을 사용해도 번지지 않습니다. 아예 펜 바디에도 ‘형광펜으로 그어도 번지지않아!’ 라고 쓰여있고 ‘마크온’ 부분에 형광펜으로 그은 것을 형상하는 일러스트로 ‘나 형광펜 사용해도 괜찮은 펜이야!’를 온몸으로 말하고 있는 듯한데요.
제브라의 사라사 라인은 다양합니다. 명칭에서 추측이 가능하듯, 젤 펜의 특징인 부드러운 필기감이 특징인데요. 제브라의 이 마크온 라인 말고는 젤 펜 특성상 형광펜을 함께 사용하면 높은 확률로 번져요. 그래서 젤 펜을 꺼리게 되는 것도 있는데, 이 점을 잘 캐치한 마크온 펜입니다.
풀의 디테일 _ 지그펜 글루, 고쿠요 GLOO
사무실에서 알게 모르게 없으면 아쉬운 문구 중 하나, 바로 풀입니다. ‘딱풀’이 고유명사처럼 되어버린 듯한데요. 물풀도, 고체풀도 왜 항상 동그란 원통 모양일까요? 원이기에 모서리나 디테일한 부분에 풀 칠을 하다 보면 풀칠 해야 하는 면 외에도 바닥에 다 뭍어 매번 번거롭습니다. 왜 아직 이런 게 보편화되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신기하지만 ‘아직도 이런 게 없었나?’ 싶은 네모난 모양의 풀입니다.
최근 고쿠요에서 GLOO 라인을 선보였어요. 깔끔한 화이트 색상의 단정한 디자인이 특징인 ‘붙이는 문구들’인데요. 테이프, 풀, 수정테이프처럼 그어서 쓰는 양면테이프 등입니다.
이 GLOO 라인에서 선보인 풀은 액체 풀, 고체 풀 2 종류인데요. 투명인 고체 풀과 푸른 색상이 들어가 있어서 풀을 바른 부분을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특징인 풀입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색이 있는 버전을 사용해 봤어요. 푸른색은 발릴 때만 보이고 시간이 지나면 투명하게 없어집니다. 예시 사진처럼 아주 부드럽고 깔끔하게 발리는 건 아니고, 우리가 알고 있는 그 고체풀의 느낌 그대로입니다. 다만 사각 팁이 종이의 모서리 면을 벗어나지 않고 발리긴 하더라고요!
사실 저는 이 네모난 풀 GLOO를 사용하기 이전부터 애정 하는 풀이 있는데요.
지그펜에서 나오는 글루입니다. 오프라인에서는 교보문고 핫트랙스 광화문점부터 여러 군데를 돌아다녔는데 이 풀을 찾기가 어렵더라고요. 그래서 배송비를 내더라도 온라인으로 구입할 수밖에 없는데요.
이건 고체가 아니라 액체입니다. 마카처럼 펜 촉을 꾹꾹 눌러 팁에 액체가 흐르게 만들어 사용하는 건데요.
지그펜에서 출시한 것을 보면 힌트를 얻을 수 있듯, 캘리그래피 할 때에 많이 사용합니다. 펜코의 블루 글루처럼 파란색의 액체가 투명하게 변하는 형식인데요. 이 풀로 캘리그래피를 하고, 그 위에 반짝이나 금박 같은 재료들을 붙이면 더 특별한 캘리그래피 작품을 만들 수 있습니다.
섬세하게 글자를 써야 하는 용도라서 그런지, 팁에도 여러 너비의 각이 있는데요. 이 면들을 사용하면 좁은 면에도 디테일하게 풀을 바를 수 있어서 좋아합니다.
연필깎이의 디테일
이번에는 특정 브랜드의 문구라기보단 문구의 형태에 특징이 있는데요. 연필깎이인데 홈이 있어서 생수통에 꽂아서 연필가루가 떨어지지 않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아날로그키퍼 대표님이 쓰신 <나의 문구 여행기>에 보면 여행지에서 연필을 깎는 팁으로 지퍼백에 작은 연필깎이를 넣어 깎는 방법을 소개해 주기도 했는데요.
이 연필깎이를 사용한다면 생수통에 꽂아 간편하게 사용할 수도 있습니다!
지우개 슬리브의 디테일 _ 톰보우 모노 지우개
지우개도 아니고, 지우개 슬리브의 디테일이라고? 네, 지우개를 감싸고 있는 그 ‘슬리브’가 맞습니다. 제가 자주 쓰는 톰보우 모노 더스트캐치 지우개를 사용하다가 발견한 건데요. 지우개 슬리브 윗 면에 U자 모양의 작은 홈이 4면에 파여있습니다.
처음에는 지우개를 지울 때 슬리브가 찢어지기도 하니 그걸 방지하기 위함인가하고 추측해봤는데요. 더 정확한 이유를 알고 싶어서 톰보우 홈페이지에서 찾아봤어요.
톰보우 공식 홈페이지에 ‘문구의 작은 지식’이라는 메뉴가 따로 있더라고요? 거기에 보면 ‘슬리브의 각 컷팅에 대한 이유’에 나와있습니다. 글씨를 지울 때에 지우개를 강하게 문지르게 되는데, 지우개가 슬리브에 박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라고 합니다. 이 각을 정확한 명칭으로는 ‘U컷’이라고 부르고, 종이에 밀착되게 하고 적당한 유연성을 보강하기 위함이라고 하네요! 2019년에 50주년을 맞이한 톰보우 모노 지우개 보도자료를 보면 이 U컷은 2013년도부터 적용됐더라고요.
지우개의 사용성을 위해 슬리브까지 디자인하다니, 지우개를 사용하는 모습을 잘 관찰하거나 많이 사용해 보지 않으면 떠오를 수 없는 아이디어인 것 같아요. 정말 디테일하지 않나요?
‘문구소녀’ 동생이 일본 여행을 가면 벌어지는 일
얼마 전 제 동생이 일본 여행을 다녀왔는데요. 다녀오면서 사다 줄 게 없냐는 질문에 저는 ‘롤반!’을 외쳤답니다. 사실 필사 노트로 쓰던 롤반 노트를 더 구입하기 위해서 롤반의 엄마 브랜드격인 델포닉스의 공식 홈페이지 직구를 시도해 보기도 했는데요. 일본 사이트들은 한국 카드를 받지 않는 곳이 많은데, 델포닉스도 그중 하나 더군요.
아마존이나 라쿠텐에서 구입해도 되지만, 롤반 노트만을 모아놓고 비교하며 구매하기가 참 불편해요. 새로 나온 건 어떤 건지도 한눈에 보고 싶은데 말이죠.
그래서 일본 여행에 가면 롤반 노트를 사야겠다 했는데 지난 여행에서도 롤반 노트를 넉넉히 사 오는 걸 잊고 말았어요. 그래서 이번에 동생에게 부탁했답니다.
통 크게 크기별로, 종류별로 구매해 준 동생 덕분에 롤반 노트가 책장에 쌓여 문구 곳간을 넉넉히 채우니 아주 든든하더라고요! (하지만 또 한정판의 경우 쓰기가 아깝다는 함정…🥹)
먼저 제 손 크기와 비교해 보면 크지도 않고 작지도 않은 이 크기가 M 사이즈입니다. <일본 문구 여행에서 가져온 문구 영감>편에서도 언급했듯, 일본은 한정판의 나라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이 표지도 일러스트레이터, 시즌에 맞춰 한정판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이번에는 일러스트레이터 ‘Hiroshi Nagai’와 협업했는데요. 그중 하나인 밤 하늘을 날고 있는 비행기가 그려진 표지입니다.
또 하나는 ‘하나비’ 불꽃놀이 모티브의 디자인인데요. 일본 영화나 드라마에서 보면 청춘들이 설레는 첫 데이트를 유카타를 입고 지역 축제에 참여하고, 마지막 클라이막스인 불꽃놀이 시간에 고백을 하거나 실연을 하는 ‘기승전’에 해당하는 장면들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그런 것처럼 일본에서는 ‘여름’하면 ‘불꽃놀이’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나봅니다. 그래서인지 여름 시즌에 맞춰 롤반에서도 문구에 ‘불꽃놀이의 추억’을 입힌 하나비 라인을 출시했어요.
새롭게 발견한 건, 가로 판형 노트와 직접 내지를 끼워서 사용할 수 있는 커스텀 롤반인데요. 롤반 다이어리를 시즌이 지난 이후 구할 수 없었는데, 만년형 먼슬리로 내지를 따로 구매할 수 있어서 좋더라고요.
‘미니’ 사이즈는 손바닥보다 조금 더 작은 사이즈로 여행 시 간단한 메모 등을 해두기 좋아요.
이번에도 조금 늦은 편지를 보내드렸어요.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보냈다는 것에 스스로는 의의를 둡니다. 더운 만큼 마음도 지치기 쉬운 계절이네요. 그럼에도 잘 이겨내며 여름의 초록처럼 더욱 채도 높고 활기가 더해진 하루 보내시길!(저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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