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망(落望)
: 희망을 잃음.
- 단어를 찾은 곳
"그럼 두 시간 후에 만날까?"
아무것도 모르는 김장우는 단지 시간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마음속으로 끙, 한숨을 쉰다.
"그게 아니구요. 지금 막 약속이 있어서 나가려던 참이었거든요. 전화를 좀 빨리 하지…"
나도 모르게 마음속의 말이 나와버리고 말았다. 김장우는 잠시 낙망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김장우의 낙망에 가슴이 찌르르 아프다고 느끼는 순간 나는 스스로에 대해 놀란다. 아니, 이러면 안 돼.이럴 것 같았으면 운명에 맡기지 말았어야지. 나는 얼른 고개를 흔든다. 어쩌면, 아니 틀림없이, 김장우와 먼저 약속을 정한 뒤 나영규한테 전화가 왔더라도 이런 기분일 것이다.
양귀자, 모순, 69쪽
- 나의 단어라면
조붓하다
- 단어를 찾은 곳
스케줄 발표를 마친 나영규는 그제서야 내 얼굴을 돌아다보며 활짝 웃는다. 자신의 발표가 너무나 흡족해서 견딜 수 없다는 웃음이다. 나영규라는 사람의 웃음은 전염성이 아주 강하다. 지금도 그렇다. 마음속으로는 나영규라는 남자의 일방통행에 불만을 품고 있었으면서도 나는 자신도 모르는 사이 그 웃음을 따라 화들짝 웃어버린다. 웃지 않고는 배길 수 없는 무엇이 이 남자에게 있다.
동그란 눈, 아마 저 동그란 눈 때문인지도 모른다. 장난기 같기도 하고 초롱초롱 총명기 같기도 한 반짝이는 눈빛, 동그란 쌍꺼풀을 따라 낙천적으로 그려지고 있는 둥그런 곡선. 그 밑의 조붓한 코도 전혀 세상살이에 시달린 흔적 없이 또렷하고 맑다. 푸르스름한 면도 자국만 아니라면 거기 수염이 있다고 짐작할 수 없을 만큼 이 남자의 입술선 또한 깨끗하다.
양귀자, 모순, 71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저는 무언가 쓸거리가 떠오르면 음성인식으로 와다다 말해놓고 나중에 고치곤 합니다. 그런데 가끔, 까먹고 고치지 않은 글을 보면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었는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그럴 때마다 내 작은 이야기 하나가 사라지는 듯해 아쉽고, 그렇게 사라졌을 수많은 나의 모습들은 어땠을까 생각하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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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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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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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서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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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단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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