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처
: 줄곧 한결같이.
- 단어를 찾은 곳
『일본어 첫걸음』을 들고 하하, 웃는 쉰둘의 어머니. '사랑, 그 쓸쓸함에 대하여'를 배운다고 진지하게 말하던 쉰둘의 이모. 겹쳐지는 두 영상을 앞에 두고 나는 처음으로 두 사람이 쌍둥이라는 것을 떠올린다. 닮았다. 그러나 전혀 닮지 않은 것도 사실이다. 어디가 닮았고 어디가 닮지 않았을까••••.
"얼른 가서 자. 나는 요놈의 히라가나 마저 외워버리고 잘테니까. 참, 가는 길에 가스불 끄고. 어지간히 삶아졌겠다. 내일 아침에 진모 좀 챙겨 먹여라. 일요일이라고 내처 자지 말고, 알았니?" 어머니는 자기 할 말만 다 마친 뒤 곧장 훌훌 겉옷을 벗어던졌다. 그러자 어머니의 잠옷이 나타났다. 이모가 즐겨 입는 비단 잠옷 대신, 치수가 너무 커서 팔리지 않은 춘추 내복. 그것도 오래 입어 팔꿈치나 무릎은 늘어질 대로 늘어진 희미한 분홍 내복 차림으로 요 위에 엎드려 어머니는 일본어 회화책을 펼쳤다.
양귀자, 모순, 65쪽
- 나의 단어라면
낭랑(朗朗)하다
: 빛이 매우 밝다.
- 단어를 찾은 곳
”아, 진진씨. 겁니다. 안녕하셨어요?“
제한시간 오 분을 남겨놓고 전화를 걸어온 남자는 김장우가 아 니라 또 한 사람, 나영규였다. 김장우 같았으면 진진씨, 라는 호칭 대신 안진진, 하고 불렀을 것이었다. 나는 나도 모르게 한숨을 쉬면서 오른손으로 쥐었던 전화기를 왼손으로 바꾸어 쥐었다. 그리 고 오른손에게는 걸레를 집어 먼지가 묻은 구두코 닦는 일을 시켰 다. 그리고 나는 나영규에게 대답했다. 낭랑한 음성으로 이렇게, ”네, 영규씨!“
”지금 나오실 수 있지요? 빨리 나오세요. 날씨가 기가 막혀요.“ 과연 그랬다. 날씨는 더할 나위 없이 쾌청했고 나영규는 언제나 그렇듯이 튀는 물고기처럼 싱싱했다.
양귀자, 모순, 68쪽
- 나의 단어라면
추신
작품이 꽤 오래된 만큼 지금의 대화에서 잘 쓰지않는 단어들이 많습니다. 반갑기도 하면서, 이렇게 쓰는 것이 맞나 어색해 하는 일이 참 즐겁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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