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어

밥 좀 먹고 오겠습니다

#50. 나의 단어를 마치며, 간헐적 나의 서재를 시작하며

2026.01.01 | 조회 12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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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서재

작은 이야기를 전합니다.

2주 만입니다. 나의 서재를 시작하고 처음으로 농땡이를 피웠는데요. 허전하셨을는지, 혹은 큰 생각 없으셨을는지 궁금합니다. 

 

오늘은 1월 1일 새해 첫날입니다. 다른 날과 그다지 다를 일 없는 하루임을 알면서도 두 개의 1이 주는 괜한 설렘은 분명한 듯합니다. 다 같이 카운팅을 하고, 같은 인사를 보내는 날은 이 날이 거의 유일하니까요. 동시에 좋은 것을 시작하기에 알맞은 기점이 되어 줍니다. 재작년 비슷한 마음으로 나의 서재를 시작한 일이 기억납니다. 

 

어떤 기점이 되는 일은 설레면서도 무언가 두려울 때가 있습니다. 다음 어딘가로 이동하기 위해선 채비를 해야 하니까요. 점검, 정비, 확인 따위의 단어들로 한 해 동안의, 혹은 이전까지의 나를 돌아봅니다. 이를테면 계산인 것입니다. 지갑을 잃어버린 채로 식당에서 맛있게 밥을 먹는 사람은 계산 전까진 행복할 텝니다. 하지만 오늘은 계산일이라, 지갑을 잃어버렸다는 사실을 직면해야 합니다. 유예도 되지 않습니다.

 

부끄러움과 죄책감이, 직육면체 오아시스 프로랄폼에 꽂힌 흑갈색 실 거베라 같습니다. 한참 동안의 까만 꽃꽂이를 다 마치고 다시 앞으로 몸을 돌립니다. 가야 할 곳은 이쪽입니다.  

 

한 해간 나의 단어를 써 왔습니다. 사랑하는 글에서 사랑하는 단어들을 찾고 제 것으로 만드는 노력들을 했습니다. 하지만 매주 글을 써가며, 그 깊이감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이를테면,

 

무언가를 뱉는 동안에는 무언가를 삼키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나의 단어를 연재하면서 낯선 단어를 제 문장으로 만드는 동안, 사랑하는 문장들을 한 주 발행하는 글에 급급하게 몰아넣지는 않았는지 생각했습니다. 쓰는 제게도, 읽는 여러분들에게도 부담이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1년을 기약한 나의 단어는 그래서 이렇게 끝내겠습니다. 동시에 앞으로는, 기존의 나의 서재를 간헐적으로 발행하고자 합니다. 사랑하는 문장들을 조금씩 더 모아, 사랑하는 문단으로 만들고, 사랑하는 한 바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 동시에, 멋진 문장과 단어를 이끌어 낼 양분을 다지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그러니까, 밥 좀 먹고 오겠다는 말입니다. 뱉어낼 수 있도록 다시 속을 채우겠습니다.

 

오랜 시간 제 글을 읽어주신 분들께 감사하다는 말씀과, 심심한 안녕을 보냅니다. 가끔 찾아올 제게 반가움을, 자주 오지는 않을 제게 아쉬움을 남겨주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요즘은 정공법이 참 마음에 듭니다. 형식과 내용의 신선함을 이기는 것은 담담함이라는 생각입니다. 차가운 연초에 제 글이 따뜻하게 읽히면 좋겠습니다.

 

활자는 전자 화면에 검정 선으로 빛나겠지만, 연필로 고이 적어 빨간 편지봉투에 소중히 넣어 드리는 마음으로 글을 보냅니다. 가끔 찾아갈 나의 서재도 반가워 해 주시길 바랍니다.

 

오늘의 단어는 정공법(正攻法) 입니다.  뜻은 '기교한 꾀나 모략을 쓰지 아니하고 정정당당히 공격하는 방법.' 입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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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2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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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모서리

    0
    2 months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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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ㄴ 답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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