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와버린 이별인데 슬퍼도 울지 말아요 이미 때늦은 이별인데 미련은 두지 말아요 눈물을 감추어요 눈물을 아껴요 이별보다 더 아픈게 외로움인데 무시로 무시로 그리울 때 그때 울어요
이미 돌아선 이별인데 미워도 미워 말아요 이미 약속된 이별인데 아무 말 하지 말아요 눈물을 감추어요 눈물을 아껴요 이별보다 더 아픈게 외로움인데 무시로 무시로 그리울 때 그때 울어요
무시로, 나훈아
나의 단어라면
갑작스런 사고로 아버지를 여읜 친구가 있었다. 그는 아무말도 없이 3일동안 보이지 않다가 대뜸 이렇게 말하며 인사했다.
아버지 돌아가셨어. 잘 보내드리고 왔어.
사고가 났다는 소식을 듣고 달려갔을 때와 다시 마주친 그는 다른 사람 같았다. 일전엔 사랑하는 것을 잃어가는 표정이었다면, 지금은 사랑하는 것 따윈 애초에 없었다는 듯한 표정. 그는 모두들 앞에서 환하게 웃었다. 그는 마치, 3일 동안 외딴 곳을 놀러갔다 돌아온 사람 같았고 우리에게 아무렇지도 않게 주섬주섬 싸온 망각을 선물했다. 시간이 지나가 그의 선물이 효과를 보이기라도 한 듯, 모두들 웃으며 아무렇지 않게 술을 마시기 시작했다. 모두들 웃는 얼굴로.
때마침 핸드폰이 울렸다. 아버지였다. 밖으로 나가 전화를 받았다. 아버지는 늘 시덥잖은 이야기로 전화하시곤 한다. 오늘은 새로 산 발에 붙이는 파스? 같은 게 온통 일본어라는 이야기. 나는 그냥 편하게 발바닥에 붙이면 된다고 이야기하고, 술마시러간다고 어물쩍 전화를 끊었다. 옆에 그 친구가 있는 것도 모르고.
"어야 미안하다 괜히. 오늘 또 쓸데없는 걸로 말을 거셨네 하하."
모든 말이 아차 싶었다. 사과를 할 일도, 하지만 뻔뻔할 일도 아니었다. 내 모습이 그에게 어떤 바람을 만들지 모르는 일이었기에 더더욱. 하지만 그는 웃으며,
"괜~찮아. 나도 가끔 그렇게 아빠가 찾아와. 눈물 있잖아, 무시로 흐르는 이 눈물. 나는 이 눈물을 아빠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뜨거운 눈물이 볼에 닿으면, 여태 몰랐던 사람의 온도를 알아. 나도 그렇게 따뜻하게 예열되어 있는 사람이라는 걸 알려주는 기분이야. 요즘은 아빠가 그걸 잊지 말라고 자꾸 찾아오는 것 뿐이고. 그래서 눈물이 날 때면, 아빠가 오는 거라고 생각해서 신이 나. 눈물이 나는데 신이 난다니, 나는 하여간 슬플 일이 없는 사람이라는 거잖아. 다행이야 나는 진짜."
그는 정말 행복하다는 듯이, 뺨에 흐르는 눈물 본인이 저 웃음에서 나왔을리가 없다고 생각할만큼 웃고 있었다. 하지만 그 눈물은 아주 뜨거워 보였다. 나는 함부로 건드릴 수 없는 느낌으로, 그는 뜨거운 탕에 먼저 들어가 시원하다고 외치며 나를 재촉하던, 어린날 대중목욕탕의 아빠같은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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