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양에 맡겨 뒀던 가족과 모든 분들의 사랑 밤안개 짙어진 뒤 훔치려고 모인 자경단 난, 난 오늘 떠날 거라고 생각했어 날 미워하지 마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 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No pain, no fail, 음악 없는 세상 No where, no fear, 바다 같은 색깔 No cap, no cry, 이미 죽은 사람 아냐, 사실
네가 미운 날에는 너를 가을날 은행나무 밑에 두겠다. 짓무른 은행들을 피해야 하는 번거로움을 선사하겠다. 그러나 노란 잎으로 듬성듬성 가려진 하늘의 아름다움은 꼭 주겠다. 하늘을 볼지 바닥을 볼지 고민되도록, 구리구리한 은행 냄새 머금은 가을 공기 사이에서.
네가 미운 날에는 너를 가을 저녁 낯선 공원 한가운데 두겠다. 밤안개 뿌얘지는 공원에서 헤매는 막막함을 주겠다. 다만 헤매다 지쳐 주저앉은 너의 앞에는 노랑 주황 마리골드 정원을 일궈 놓겠다. 다리가 저려 다시 일어나기 전까지 따뜻한 꽃의 온도를 주겠다.
네가 미운 날에도 나는 너를 도저히 계속 미워할 수가 없다. 티나는 미움이 티나는 좋아함을 이길 수가 없다.
생각보다 잘됐지 리쌍 1집 떠도는 집시처럼 지친 인생에 빛이 보이고 믿기 힘든 사랑이 내게 찾아왔어 그녈 위해 부를 수 있는 사랑 노래 리쌍부르스 내가 글을 쓴 후로 가장 아름다운 노래 하지만 그녀의 웨딩드레스는 결국 나를 위한 것이 아니었어 물론 내 잘못이 컸지만 어찌나 힘이 들던지 그날 밤 술을 펐지 난 이 젊은 날에 방황 가난 바람 같은 인생은 누구나 다 겪는 일이라며 나를 위로 했지만 아픔은 찾아왔어 음악으로 번 돈 전부 떼이고 나는 벚꽃처럼 잠시 피고 졌고 또 다시 맨손으로 노를 젓고 이렇게 살아온 인생 또 이렇게 살아갈 인생 변하지 않을 내 삶의 노래 노래 노래 오르락내리락 반복해 기쁨과 슬픔이 반복돼 사랑과 이별이 반복돼 내 삶은 돌고 도네
그댄 외롭고 쓸쓸한 여인 끝이 없는 방랑을 하는 밤에는 별따라 낮에는 꽃다라 먼길을 떠나가네 때론 고독에 묻혀 있다네 하염없는 눈물 흘리네 밤에는 별보며 낮에는 꽃보며 사랑을 생각하네 내마음에도 사랑은 있어 난 밤마다 꿈을 꾸네 오늘밤에도 초원에 누워 별을 보며 생각하네 집시 집시 집시 집시여인 끝이 없는 바랑을 하는 밤에는 별따라 낮에는 꽃따라 외로운 집시여인
수업이 듣기 싫은 날은 늘 날씨가 좋았다. 쨍한 햇살은 그녀를 재웠지만, 그럼에도 눈에 들어오는 문장은 있기 마련이었다.
'Y no me dio la dirección de su casa porque las calles en San José no tienen nombre.'
'그가 집 주소를 알려주지 않은 이유는, 산호세엔 이름 있는 거리가 없기 때문이다.'
코스타리카의 길에는 이름이 없대. 그래서 코스타리카의 사람들은 주소를 주변 건물이나 랜드마크를 기준으로 말한다더라. 교회에서 200미터 남쪽으로, 마트에서 50미터 앞으로. 이런식으로 말이야. 처음엔 별로라고 생각했어. 이럼 주소가 무슨 소용이며, 나라는 존재가 없는 느낌이잖아. 다른 것들을 기준으로 나를 설명한다고 생각하니 말이야. 그런데 내가 거기 사는 사람이라고 생각해 봤어. 처음엔 진짜 유명한 건물들을 기준으로 이야기 하겠지. 그러다가 자주 가는 곳들이 또 기준이 되겠지. 자주가는 마트, 식당, 카페 같은 것들 말이야. 그러다가 더 자세해지겠지. 너네집 가는길에 있는 큰 나무, 자꾸 깜빡거리는 가로등, 맨날 쓰레기가 쌓여있는 의류 수거함 처럼 말이야. 누가 정해놓지 않아버려서, 빈종이에 저마다 다른 지도가 그려져 있겠지.
문득 생각났어. 코스타리카는 아니지만 우리 코스타리카 사람들처럼 살고 있던 건 아닐까? 사거리 큰 교회 앞에서 만나자 했던 첫날을 기억해. 눈이 많이 오던 날 미끄러운 언덕을 오르다 잠시 쉬었던 그 빌라 계단도. 수업이 끝나고는 늘 중앙도서관 건물에서 두번째로 떨어진 벤치에서 만났지. 술만 먹으면 가던 그 국밥집, 사라졌지만...우리 언젠가 이 지도를 사용하지 못하는 날이 오겠지. 그땐, 그 곳들은 다시 하나의 좌표가 되겠지. 얼마나 슬플까. 하나 둘 씩 좌표로 바뀌다 결국 우리 둘도 서로를 통해 서로를 말할 수 없게 될거야. 마치 코스타리카에 처음 온 사람처럼. 늘 숨쉬던 곳들에서 이방인이 되는 기분일 거야. 집에 사는데도 집시인 신세라니.
그러니 어떻게 하자 하는 말은 하지 않을래. 코스타리카 이야기를 듣고 슬픔에 빠지는 사람이 얼마나 되겠어. 그치만 그런걸 어떡하겠어. 보고싶어.
스페인어 수업은 순식간에 작문 시간이 되었다. 그녀는 보내지도 못할 편지를 쓰며 느꼈다. 그녀는 그와 분명히 멀어지고 있음을. 마치 그녀의 주소가 실시간으로 바뀌듯이, 그에게서 100미터, 200미터, 300미터...
추신1
안개가 자주 생기는 계절은 가을이라 합니다. 공기도 색을 바꾸는 계절인가 봅니다. 너무 빨리 자나가는 것 같기도 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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